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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벨로스터, 현대의 오리지널이 되어라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11-30 20:05:55

본문

오리지널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 개인이든, 회사든, 나라이든 간에 자신만의 고유한 것이 있다는 것은 남다른 경지에 도달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품이 기술적으로 완벽하다고 해도 그것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것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라면 잘 해야 라이선스 제품이고 자칫하면 이미테이션 또는 복제품으로밖에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자동차에서도 오리지널은 중요하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부침은 있을지언정 절대적으로 대접받는 브랜드로 굳건한 것은 자동차라는 것을 창조한 유일한 오리지널이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이후의 오리지널들은 자동차의 한 장르 또는 기술적 발전 단계 등 부분적인 것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오리지널의 힘은 강력하다.


그래도 이것은 내 것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오리지널 하나를 갖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이다. 20세기 안전의 대명사였던 볼보가 비록 주인이 연거푸 상황에서도 21세기에 다시 주도권을 잡는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안전에 대한 오리지널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다.


사실 오리지널이라는 측면에서는 자동차의 종주국인 유럽과 미국의 브랜드들이 선점효과로 강세일 수 밖에 없다. 후발주자들인 일본과 우리나라는 시장 점유율에서는 못지 않지만 또렷하게 내세울 것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나마 역사가 조금이라도 더 길었던 일본은 혼다의 VTEC과 같은 기술적 업적을 내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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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90년대 이후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기회들이 후발 주자들에게도 주어지기 시작했다. 판매에는 강했지만 제품에 강력한 이미지는 없었던 토요타에게도 기회가 왔다. 바로 하이브리드 구동계였다. 디젤 게이트 이후 하이브리드 구동계가 크게 관심을 받자 토요타의 주가도 함께 올라갔다. 우리 나라에도 오리지널이 하나 있다. 바로 스포티지다. 스포티지는 도시형 크로스오버 SUV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그 덕택에 기아차는 현대차에게 매각된 지금도 라이프스타일 차량 장르에서만큼은 세계적으로도 손꼽는 강자 가운데 하나다.


한편 현대차는? 애석하게도 아직 현대차의 오리지널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기술적으로는 자동차용 고장력 강판부터 변속기까지 수직 계열화할 정도로 나름의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대부분이 상품성과 경쟁력에 국한된 것이었고 이런 상대적 우위는 금새 사라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인 N을 론칭하는 것이다. 이런 서브 브랜드 전략도 자신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브랜드 오리지낼리티 강화 전략이다.

 
그런데 현대차에게는 이미 오리지널이 될 가능성이 있는 모델이 있다. 바로 벨로스터다. 운전석 쪽에는 1개의 도어로 쿠페의 스포티함을, 조수석 측에는 2개의 도어로 뒷좌석의 실용성을 높인 비대칭 3도어 모델이라는 독창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마쯔다 RX-8이 사용한 적이 있지만 실제 스포츠성과 실용성의 조화가 매우 중요한 컴팩트 스포츠 해치백에게 쿠페와 같은 감성을 조합한 모델이다. 따라서 차 한 대로 즐거움과 실용성을 모두 커버해야 하는 젊은층에게 어필하기에 특장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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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프리뷰 행사를 통해 공개된 신형 벨로스터는 비대칭 3도어라는 벨로스터 브랜드의 고유한 특징은 그대로 보존하였다. 즉 오리지널인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에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달리는 즐거움을 위한 조종 성능, 동력 성능과 다이내믹한 디자은 물론 실용성을 위한 뒷좌석 편의성과 거주성도 넓힌 것이다. 크로스오버로서의 외연을 확대하는 이성적 개선과 함께 독특함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기존 모델에 본격적인 달리는 즐거움과 기본기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발전이다.


벨로스터에게는 시장의 상황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벨로스터는 해치백이지만 해치백보다는 컴팩트 스포츠 쿠페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벨로스터가 주력할 미국 시장의 이 장르에는 비슷하게 쿠페를 닮은 해치백인 혼다 시빅 이외에는 두드러진 강자가 없다. i30는 유럽 시장에 집중할 것이며 미국 시장에는 엘란트라, 즉 아반떼의 배리에이션으로 되어 있으므로 벨로스터에게는 큰 간섭이 없다. 비록 시장 자체가 작다는 한계는 있지만 잘만 한다면 자신만의 오리지널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뜻이다.


어차피 주류 시장의 물량이 중요한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실험적 시도는 위험 부담이 크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벨로스터처럼 ‘별로 잃을 것이 없는’ 모델이야말로 새로운 도전에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주로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벨로스터 개발팀은 현대차와 같은 촘촘하게 짜여진 대기업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파격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도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 봤자 2타수 무안타다. 삼세번까지는 기회를 주자. 벨로스터는 어차피 볼륨 모델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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