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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렉서스 LS500h – 대담한, 그러나 견고한 진화. 그러나...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12-26 15:30:21

본문

LS는 새로운 챕터를 여는가? 일단은 대담한 변화를 견고하게 완성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챕터(chapter)’는 렉서스가 새로운 기함 LS의 출시와 함께 가장 강조한 단어다. 모델의 평균 수명보다 상당히 긴 기간인 11년만에 출시되는 신모델이기 때문에 새로운 챕터를 여는 수준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LS는 렉서스 브랜드의 기함이다. 즉 모델 하나의 의미를 넘어 브랜드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신형 LS의 면모가 실제로 새로운 챕터를 여는 것인가에 대한 의미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LS가 지난 십여 년에 걸쳐 렉서스가 추구했던 변신을 완성하는 중요한 전기가 되려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렉서스는 브랜드 초기부터 일본 장인, 즉 ‘타쿠미’의 손길을 통한 완벽주의를 추구해왔고 일본 전통 료칸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실내를 필두로 최선을 다하여 고객을 맞이하는 ‘오모테나시(환대)’를 강조해왔다. 이를 통하여 렉서스는 뛰어난 품질이 주는 내구성과 무결성, 승차감과 정숙성이 돋보이는 최고의 거주성으로 명성을 얻었다. 전통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이 부문에 관한 한 위기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21세기들어 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외형적으로는 럭셔리 시장의 강세와 크로스오버 SUV의 강세로 렉서스에게 전혀 불리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디테일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럭셔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의 보수적 – 기업수요 중심의 시장에서 보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야 하는 개인 시장이 집중적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의한 가장 두드러진 추세는 고성능화, 디자인의 감성화, 각종 전자 장비를 통한 첨단화였다. 이런 럭셔리 시장의 변화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수성과 BMW의 약진, 그리고 아우디의 공격을 통한 상승작용으로 독일 프리미엄 3사가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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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의 수레바퀴에서 렉서스는 다소 소외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렉서스도 변화를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 L-피네스 디자인과 스핀들 그릴로 대표되는 감성적 만족도가 그 대표적이다. 이전의 안정적이지만 보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디자인 DNA를 탈피하여 혁명적이라 할 만큼 공격적인 디자인을 채용한 것이다. 호오가 매우 분명하게 갈라질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익숙해지고, 렉서스 스스로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하여서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었다. 또한 F 모델과 F 스포츠 라인을 통하여 고성능 시장에 대한 도전도 병행되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그리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었다.


신형 LS와 LC의 등장은 렉서스의 위의 두 가지 감성적 만족도 강화라는 도전의 완성판이었다. 스핀들 그릴과 육감적 차체 실루엣이 조화를 이룬 LC와 LS는 과도할 수 있었던 디자인 디테일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육감적 디자인의 완성판이었다. 또한 GA-L 플랫폼의 우수한 차체 강성과 뛰어난 조종 성능으로 부드럽고 안락하지만 본격적인 달리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던 기존의 렉서스의 인상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단지 LC와 LS의 차이는 장르에 의한 성격적 강조점이 달랐을 뿐이었다.


LS의 디자인은 기함급 럭셔리 세단의 디자인이 얼마나 감성적일 수 있는가를 실험한 도전 정신의 결정판 같았다. 감성적이고 육감적이지만 격조가 동시에 느껴지는 전에 없었던 디자인의 완성도를 보인다. 실내에서도 수평 라인이 중심이지만 전혀 지루할 틈이 없이 변화무쌍한 선의 간격과 섬세한 교차가 돋보이는 현란함이 압권이다. 앞좌석에서는 현란한 선들이 휘감아 도는 강렬한 경험을, 그러나 뒷좌석에서는 좌우를 매끈하게 흘러나가는 선들이 만들어내는 아늑함을 느끼는 인테리어다.


승차감과 주행 감각에서 LS는 분명히 자기는 렉서스의 기함임을 드러낸다. 이전의 안락함과 정숙함이 한층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의 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주행 질감으로 드라이빙의 감성을 함께 제공하는 면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함의 여유로움이 아쉽다. 이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만 출시된 데에 큰 이유가 있다. 물론 렉서스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장 앞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브랜드이다. 또한 디젤 게이트에 타격을 받은 독일 프리미엄 3사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아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 하나로만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것은 스스로를 얽어매는 자기 통제가 될 수도 있다. 21세기 프리미엄 시장의 핵심은 고객의 개성 표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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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미래의 자동차에 대한 렉서스 브랜드의 비젼을 제시하는 면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반자율주행에 대한 준비 부족이었다. 국내 도입 모델의 경우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라는 능동 주행 보조 (ADAS) 수준의 장비만이 도입되어 있다. 여기에 렉서스 코파일럿과 같은 보다 능동적인 주행 보조 기능을 포함한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 A’를 추가하더라도 레벨 3의 자율 주행을 이미 상용화하는 독일의 경쟁자들에 비하여 아쉬운 점이 여전하다.


LC와 공유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경제성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면에서는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스포츠 GT인 LC와의 성격 구분, 그리고 특히 기함의 여유라는 면에서는 다소 선이 가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수치상의 성능과는 다른 감성적 부분이다. 그리고 현재 공개된 파워트레인도 하이브리드 이외에 V6 트윈 터보 엔진 하나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시대의 흐름과는 다소 방향이 다를 지라도 8기통 혹은 12기통까지도 가져야 하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함으로서 합당한 방향이 아닌가 한다.


LS는 분명 좋은 차였다. 최근에 경험한 프리미엄 세단 가운데 거주성과 주행 성능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조화시킨 수준 높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기함으로서의 여유로움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비젼을 제시해야 하는 기함의 역할에는 한 끝 부족한 것이 아쉽다.


그만큼 기함의 역할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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