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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폭스바겐 리스타트 – 단순한 브랜드의 새출발이어서는 안 된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8-01-31 23:06:24

본문

폭스바겐이 다시 시작한다. 2월 1일 파사트 GT를 첫 모델로 폭스바겐의 한국 시장 복귀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TDI 신드롬과 함께 승용 디젤 시장을 이끌었던 폭스바겐은 2013년에 수입차 시장 점유율 16.4%를 기록하며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고 2015년까지 점유율 15% - 수입차 3위를 유지하며 4만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디젤 게이트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작년에는 단 한 대도 팔지 못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폭스바겐과 자매사인 아우디가 사라진 수입차 시장은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십년 이상 이어오던 가파른 성장세가 꺾이고 말았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시장에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출발하는 폭스바겐이 이전의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는지 아무로 장담할 수 없다. 시장의 분위기가 디젤게이트 이후로 폭스바겐의 주무기인 디젤 모델에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전의 판매량을 회복한다고 해도 폭스바겐의 입지가 이전처럼 탄탄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폭스바겐은 앞서 말했듯이 수입차 시장에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졌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우리 나라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브랜드이다. 이것은 단순히 브랜드 하나의 성공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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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같은 내구성 소비재 시장은 최상위 시장부터 시작하여 점차 대중적인 시장으로 확대되며 진화하는데 바로 폭스바겐이 이런 수입차 시장의 가시적 진화를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수입차 시장의 외연을 대중적인 방향으로 확대하면서 국산차와의 간격을 좁힌 것은 수치 이상의 심리적 장벽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동반했다는 점에서 보다 큰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폭스바겐이 사라진 2016년 하반기 이후 수입차 시장의 무게중심은 상위 세그먼트 방향으로 옮겨가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점유율이 10% 이상 증가하는 등 질적으로도 퇴보하는 현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 진화의 첨병이었던 폭스바겐이 제대로 복귀하는 것은 시장, 즉 소비자들의 권익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폭스바겐이 제자리를 찾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일 것이다.


폭스바겐의 가장 큰 강점은 여전히 국산차보다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가격보다 훨씬 좋은 차를 만든다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확신에 있었다.즉 조금만 손을 뻗으면 훨씬 좋은 차를 살 수 있다는 ‘가질 수 있는 꿈’이었다는 점이 폭스바겐 브랜드의 강점이었다.그런데 이런 자동차에 대한 진정성을 디젤 게이트와 그 이후의 대처 과정에서 잃어버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 크게 실망하고 분노를 가졌던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 수입사에게는 누가 실질적인 고객일까? 최종 소비자들은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딜러사의 고객이다. 그렇다 수입사의 고객은 딜러사들이다. 딜러사들이 수입사로부터 차량을 매입하여 최종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폭스바겐의 복귀와 관련하여 시장의 관심을 가장 크게 받았던 e-커머스는 딜러사와의 관계를 뿌리부터 흔드는 새로운 시도였다. 물론 장기적 판매 중단에 의한 세일즈 컨설턴트들의 이탈이 가져온 실질적 판매 역량의 약화를 단숨에 회복하며 브랜드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e-커머스는 효과적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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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비자들과 딜러사, 그리고 세일즈 컨설턴트 사이의 긴밀한 유대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통신 판매는 자동차 판매의 특성 상 매우 세심한 준비가 뒤따르지 않으면 무수한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했다. 현재 폭스바겐이 e-커머스를 제한적이지만 성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물리적으로 전시장과의 거리가 멀고 네트워크가 부족한 캐나다가 대표적이다. 우리 나라는 캐나다와는 여러 면에서 완전 반대의 지리-사회적 특성을 가진 나라이므로 우리나라에서의 e-커머스는 지금 현재는 세일즈 컨설턴트의 이탈을 상쇄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딜러 네트워크와의 마찰이 더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어려운 시절을 버텨온 딜러사와의 신의성실에 대한 문제다. 물론 폭스바겐코리아는 딜러사들이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생존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진감래의 열매가 아니라 e-커머스라는 새로운 시스템과의 경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이 느꼈을 기분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상호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펴기에 지금은 결코 좋은 시점이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서비스 네트워크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작년에는 서비스 네트워크가 증가하는 등 올해의 재출발을 위하여 잘 유지, 정비되고 있었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새로 마음을 주려는 고객들에게 이전보다 나은 서비스로 응대한다면 어렵게 마음을 연 고객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되어 소중한 자산으로 재탄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겪어야 할 것이다.이제는 이전처럼 차가 좋다는 것 하나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진정성 담긴 모습으로 상처난 고객들의 마음을 다시 얻어야 한다. 그리고 폭스바겐 코리아의 첫 번째 고객은 딜러사고 그 다음이 최종 소비자들이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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