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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폭스바겐 리로디드, 그리고 5 히어로즈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8-04-20 21:49:23

본문

4월 18일, 드디어 폭스바겐 코리아의 본격적 복귀 작전이 시작되었다. 그 핵심에는 신임 대표의 직접적인 사과와 일명 ‘5 히어로즈’라는 2018년 출시 예정 모델들이 있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폭스바겐 리로디드(Volkswagen Reloaded)’라는 행사 이름은 참으로 적절한 것이었다. 디젤 게이트로 판매를 중단하기 전까지 폭스바겐은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의 본격적인 대중화의 문을 열어가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티구안은 수입차 넘버 원 베스트셀러에 등극하였고 골프는 트렌드 세터로 자리잡은 참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그것도 맨땅이 아닌 잃어버린 신뢰의 구덩이 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다. 배수진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배수진과 같은 절체절명의 작전은 세 가지 원칙을 따른다. 첫째,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둘째, 시간을 끌지 않는다. 그리고 셋째,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에 가진 화력을 집중한다. 이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해 본다면 이번 폭스바겐 리로디드 행사는 화력을 집중한다는 세 번째 원칙에 두 가지 측면에서 정확하게 일치하는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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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폭스바겐은 다시 출발하면서 중요하면서도 폭스바겐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시장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준중형과 중형, 그리고 SUV와 세단 시장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핵심은 수입차 1위까지 했었던 티구안이라는 것을 라인업을 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도록 한 것도 매우 명료하다. MQB 플랫폼을 사용하여 이전 모델보다 비약적으로 향상된 상품성은 물론 이전에는 없었던 앞바퀴굴림 라인업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시장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공격적인 포석이다 (이전 모델은 독일에도 앞바퀴굴림 – 자동변속기 모델이 없었다.) 또한 티구안 올 스페이스를 추가함으로써 중형 SUV 시장까지 겨냥하는 것 또한 티구안의 강세를 십분 활용하는 효과적 전략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폭스바겐이 MQB 플랫폼과 함께 천명했던 ‘하이테크의 민주화’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모델에 반자율주행 장치 등이 기본 장착되는 것은 볼보 정도만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즉 메인스트림 브랜드로서는 최초의 시도다. 이는 제품력으로 승부하는 폭스바겐의 원래 성격에도 잘 어울린다.


배수진의 두 번째 원칙인 ‘시간을 끌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것은 이 ‘폭스바겐 리로디드’ 이벤트가 폭스바겐의 한국 귀환을 알리는 첫 이벤트였으면 좋을 뻔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배수진을 뒤로 한 절체절명의 작전에서 희생을 피할 수는 없다. 5 히어로즈가 모두 살아서 히어로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모든 모델이 성공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가장 손실률이 높은 임무는 당연히 선두에서 적의 상황을 파악하여 본진을 안내하는 정찰병이다. 아쉽게도 이번 폭스바겐 리로디드 작전에서도 희생되는 정찰병은 이미 가려진 듯 하다. 파사트 GT다.


파사트 GT는 행사에서 크랍 사장이 이야기했듯 BMW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서기에 충분한 제품이라고 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포지셔닝은 그렇게 단숨에 올라가지 않는다. 따라서 첫 시도는 성공보다 실패의 확률이 높다. 이전의 페이톤과 투아렉이 그렇게 노력을 했어도 처음에는 조금 되는가 싶었다가 결국은 힘에 부쳐 하는 것도 브랜드의 관성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파사트 GT는 정말 정찰병처럼 너무나도 조용히 시장에 들어왔다. 차라리 주목이라도 확 끌도록 노이즈를 일으켰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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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티구안의 성공으로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불안감을 실력으로 해소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물량 공급 때문에 힘들었다면 새로운 브랜드의 기함이자 명실상부하게 럭셔리한 디자인으로 어필하는 아테온이 먼저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며 들어왔어야 했다. 그것이 물량의 힘 또는 브랜드 포지션의 업그레이드라는 확실한 명제를 선언하는 가장 명료하고 신속하며 화력을 집중하는 전격전의 원칙에 의거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티구안이 5 히어로즈의 두 번째 출시작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고 현재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D 세그먼트 중형 세단 시장에 파사트 – 파사트 GT – 아테온 세 가지 모델이 동시에 존재하는 방식. 글쎄다. 개인적으로는 SUV 시장이라면 모를까 세단 시장은 과밀한 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파사트 GT의 희생은 더욱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파사트 GT와 아테온이 공존한다면 기술적 – 사양적 유사성이 파사트 GT를 위로 이끌기 보다는 아테온을 아래쪽으로 끌어당길 우려가 더 높다. 그리고 파사트 GT가 이미 대형 프로모션으로 포지셔닝 안착에 실패한 지금 미국형 파사트와의 충분한 간격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소비자들은 선택에 혼란을 느끼면 아예 다른 브랜드로 떠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은 명료한 선택을 원하지 구구절절 설명을 듣거나 설명을 해서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수고를 감수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행사장에서 5 히어로즈의 전시 순서가 판매의 비중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중앙에는 티구안이고 가장자리에는 파사트 GT가 있었다. 하지만 반대쪽 가장자리의 아테온? 이것은 폭스바겐이 원하지 않는 그림이다. 아테온의 포지셔닝은 어디일까? 어떻게 하면 브랜드도 업그레이드하고 자신도 판매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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