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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장비의 대중화, 그리고 그 뒷면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5-11-27 23:27:55

본문

‘전방 충돌 경고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시스템, 마이링크,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스마트키, 전자동 에어컨’.


상당한 수준의 사양이다.하지만 이것은 최고급 승용차나 수입차의 옵션 리스트가 아니다. 금년에 출시된 올 뉴 스파크의 기본 또는 선택 사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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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출시된 준중형 승용차인 아반테 AD의 장비 수준은 당연히 더 높다.앞좌석 통풍 시트를 포함한 4좌석 시트 열선 시트,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스마트 하이빔, 블루링크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의 호화 사양이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제공된다.


3년 전 폭스바겐 골프 7세대가 선보이면서 내세운 슬로건 가운데 하나가 ‘첨단 기술의 민주화’였다. 골프는 대량 생산이라는 강점을 무기로 이전에는 비싼 가격으로 고급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었던 장비들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선택할 수 있도록 했었다. 단순히 옵션 리스트에만 포함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고 가격 또한 대중들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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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지난 몇 년 사이에 자동차의 수직 서열이 붕괴되고 있다. 최소한 편의 및 안전 장비와 그 기술적인 면에서는 그렇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자동차에 탑재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십여 년 전인데 이제는 이를 뛰어넘는 애플 카플레이와 스마트폰 인터페이스가 경차에도 적용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에만 적용되던 장비이다. 그리고, 전방 충돌 경고시스템이나 비상 제동시스템과 같은 신개념 안전 장비는 고급 모델에 적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형 모델에까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이제는 소형차에도 파워 시트가 장착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스마트 키는 거의 모든 모델에서 최소한 선택 사양으로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최신형 승용차들은 크기와 등급을 막론하고 이전보다 훨씬 안락하고 다채로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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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높은 장비 수준이 반드시 자동차의 수준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예를 드물지 않게 발견하곤 한다. 예를 들어, 작년에 출시되었던 국산 고급 세단에서의 경험이다.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나 통풍 시트, 최고급 나파 가죽, 그리고 정숙성을 위한 이중 접합 유리처럼 호사스러운 인테리어, 통합 주행 모드와 전자 제어 서스펜션과 같은 주행 장치, 그리고 다양한 주행 보조 장치들이 풀 세트로 제공되는 모델이었다. 그리고 물론 9개의 에어백, 액티브 후드 시스템, 안전 벨트 텐션리듀서처럼 안전 장비도 거의 완벽했었다. 그런데, 이런 고급차에서 오토 파워 윈도우가 앞문에만 장착되어 있다. 그러니까 뒷문의 파워 윈도우에는 당연히 승객의 몸이 꼈을 때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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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가 뒷좌석 창문을 항상 완벽하게 보면서 조작한다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 다른 브랜드에서는 소형차에도 적용되는 아주 기초적인 안전 장치가 빠진 것이다. 또한 시동을 끄면 모든 전기 장치의 전원이 즉시 차단되어서 도어 미러를 접을 수도, 열려 있는 창문을 발견해도 닫을 수도, 심지어는 비가 올 때는 작동 중이던 와이퍼가 제자리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앞유리 한 가운데에 멈춰버리는 불편하고 고급차 체면에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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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전원을 다시 켜서 와이퍼나 창문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이 귀찮기 때문만은 아니다. 뒷좌석 파워 윈도우에 원터치 기능이 없어서 불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보다는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첨단 장비가 가득한 고급차이지만 기본 설계도 그만큼 충실한가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기초적, 아니 기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눈에 보이는 부분에만 신경을 쓰는 자세가 걱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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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높은 안전도와 조종 성능의 기본이 단단한 차체라는 점이 새삼 부각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복잡해지는 전기 전자 장비의 신뢰도에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넉넉한 용량과 기본 기능을 지원하는 전원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본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단번에 앗아갈 만큼 중요하고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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