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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SM3의 가격 인하, 브랜드 디스카운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8-06-05 15:58:24

본문

르노삼성자동차가 SM3의 가격을 인하하였다. 이미 가격 대비 사양은 훌륭했던 SM3의 가격이 경차 혹은 소형차와 맞먹는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2천만원 이하에서 천연 가죽 시트와 운전석 파워 시트를 갖춘 유일한 모델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가격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신형 K3가 준중형의 제왕인 아반떼까지 끌어내리는 요즘, 열 살이 다 된 SM3의 판매는 곤두박질이었다. 그렇다고 곧 투입할 후속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선택지는 두 가지. 그냥 나이 든 모델의 퇴장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가성비를 한번 더 높여서 실속파 고객들을 끌어들이느냐. 그리고 르노삼성자동차의 선택은 후자였던 것이다.


이렇듯 문제의 원인은 바로 늦어지는 후속 모델이다. 이유는 자명하다. 생산 규모가 작기 때문.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판매량이 십만 대가 채 되지 않는다. 총 생산량의 삼분의 이를 해외로 수출한다. 그것도 닛산 로그 단 한 모델이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중요한 SUV 생산 기지인 것이다. 즉, 회사의 전략과 회사 수익의 입장에서 보면 르노삼성자동차에게 우리나라 내수 시장의 중요성은 작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다양한 라인업을 요구한다. 하물며 수입 브랜드들도 다양한 체급과 장르에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형편인데 명색이 국내에 공장을 가진 브랜드가 그러지 않으면 뭔가 부족하다는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모델 하나를 판매해서 개발비를 회수하려면 일정 수준의 물량을 판매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브랜드는 현기차 이외에는 없다. 현기차 정도의 판매 규모가 되면 대부분의 모델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규모의 누적 판매를 빠른 시간 내에 달성할 수 있으며, 설령 그렇지 못한 모델이 있더라도 브랜드의 필요 때문이라면 그 손해를 다른 모델이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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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르노삼성처럼 판매량이 많지 않은 브랜드들은 핀매량이 느리게 누적되므로 자연스럽게 한 모델을 오래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모델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지고, 그에 따라 모델의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판매 실적은 더욱 낮아지고 개발비 회수를 위하여 필요한 누적 판매량을 채우는 기간은 더 길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단일 모델 수준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2세대 SM3는 이미 약 200만대를 생산하여 투자금 회수는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새 모델을 기다려야 하는 데에는 전체 회사 차원에서 리소스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즉, 우선 순위에 따라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순서가 있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닛산 로그, 그리고 핵심적 시장인 중형 시장, 그리고 SUV 시장의 SM6와 QM6에 우선 순위가 있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SM3는 좀 더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이번에 SM3의 가격을 인하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 이미 1세대 SM3와 현재의 SM5를 각각 2세대 SM3와 SM6 출시 후에도 가격을 인하하여 계속 판매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라인업이 촘촘하지 않은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같은 세그먼트의 시장이라도 기존 모델과 신모델의 포지셔닝을 살짝 구분하여 시장 침투력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었기 때문에 이는 나쁘지 않은 실용주의적 전술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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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SM3의 가격 인하는 좀 다르다. 왜냐 하면 신모델이 출시되려면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SM3라는 모델의 포지션, 더 나아가서는 르노삼성자동차 브랜드 자체의 포지션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즉, 브랜드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차세대 SM3가 출시되어서 본래의 – 혹은 지금의 정상 가격보다도 조금 더 높은 – 가격대로 공개될 경우 시장의 저항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모델의 초기 시장 안착과 신차 효과의 극대화에도 회의적이다.


이미 가격은 내렸다. 신형 SM3는 내년이나 되어야 출시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고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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