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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액션의 타이밍이 아쉽다 – SUV들의 움직임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8-06-21 18:00:41

본문

SUV의 기세는 여전하다. 새로운 모델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판매는 사상 최대를 이룩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소 위험한 조짐이 보인다. 한쪽은 초조한지 성급한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다른 쪽은 반대로 너무나도 느긋하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일단 우리 나라를 보자.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SUV 가운데 하나인 싼타페. 신형 싼타페 TM은 금년 2월 등장하자마자 그랜저를 끌어내리고 국산차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계속 월 1만대 이상의 고공 행진을 유지하며 안정세에 접어드는 등 그 기세는 좀처럼 꺾일 것 같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봄 나들이 시즌과 여름 휴가철 등 SUV의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등 싼타페가 초조한 모양이다. 불과 출시 3~4개월만에 새로운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출시한 것이다. 출시 후 3~4개월은 아직 신차효과가 남아 있는 시기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성공적인 신차 효과가 모델의 정규적 판매 추이로 안착하려는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최상위 트림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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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점이다. 너무 빠르다. 이것은 초기 고객의 소중함을 간과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초기 고객들은 브랜드 충성도도 높으며 수익성이 높은 최상위 트림의 구매 비율도 높은 이른바 ‘우량 고객’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구입한 모델이 갑자기 최상위 트림도 아니고 구형이 되는 상황을 만난 것이다. 다분히 배신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판단을 중시하는 적극적인 고객들인 초기 고객들을 실망시키면 이것은 매우 위험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분명 있다.


또 하나의 초조한 행동이 보이는 사례는 폭스바겐 티구안의 할인 판매 소식이다. 티구안은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었을 정도로 이미 검증된 모델이다. 그리고 이번 폭스바겐의 복귀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모델이다. 마중물 역할을 했던 파사트 GT의 경우는 할인 판매가 아쉽기는 했지만 첫 출발부터 단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티구안의 경우는 다르다. 공급이 부족할 것이 걱정된다는 모델을 할인 판매한다는 것은 아무리 초기 성공의 충격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목적을 생각하더라도 과하다. 또한 할인 판매가 시장의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손님이 기다리면서 구매하는 베스트셀러까지 할인한다면 나머지 모델들은 더 큰 할인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딜러사 및 딜러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자연스럽게 고객 서비스 악화, 결국에는 고객 만족도의 악화로 되돌아올 수 밖에 없다. 다른 모델들은 몰라도 티구안은 할인의 대상이 아니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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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쉐보레 이쿼녹스는 너무나도 느긋해서 문제다. 미국에서는 투싼, 스포티지와 함께 컴팩트 클래스로 구분되며 차체 크기는 투싼보다 크고 싼타페보다 작은 QM6 급이다. 엔진은 가장 작은 1.6 터보 디젤 하나. 그런데 가격은 싼타페보다 높다. 미국 내에서는 아주 잘 팔리는 모델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일단 가격 포지셔닝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에 더하여 지금은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둬 브랜드의 분위기를 일신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한국지엠의 ‘비상 경영 상황’에는 걸맞지 않은 너무나도 안일한 모습이다. 이쿼녹스가 실패한다면 향후 5년간 선보일 15개 모델에게는 기회가 없다. 그리고 마음이 상했던 소비자들에게 쉐보레에 대한 호의적이지 않은 그들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실을 준다면 그것으로 브랜드의 부활은 물 건너간다.


사실 더 큰 걱정은 물 건너 미국에 있다. 미국 브랜드들은 승용차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SUV와 트럭, 즉 픽업들에 올 인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호황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생산을 독려하면서 친환경 차량 드라이브를 느슨하게 했기 때문이다. 해외 거점을 줄이고 미국 내 공장에서 SUV와 픽업 트럭 생산에 올 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의 격언이 있다. 미국이 세일 오일 생산으로 억제하고 있는 유가는 이미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일정 수준을 돌파하면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 SUV와 트럭에게 재앙은 시작될 것이다. 또한 미국은 현재의 시장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미래차가 현실이 되는 것은 이미 기정 사실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다양성과 전략적 준비에서 매우 취약하다.


SUV 시장은 호황이다. ‘SUV이기만 하면 팔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시장이 좋다고 해도 이제는 더 많은 경쟁자들로 붐비는 역시 치열한 시장일 뿐이다. 초조함이나 느슨한 마음가짐은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좋은, 그리고 아주 소중한 시장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잘 생각하고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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