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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치밀한 브랜드 빌드업의 표본 – 아우디의 e-tron 프로젝트

페이지 정보

글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8-31 17:25:54

본문

아우디가 드디어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다. 아우디 e-트론이다.


사실 아우디가 순수 전기차를 빠르게 출시한 편은 아니다. BMW는 오래 전에 i3를 선보였고 재규어도 발빠르게 I-페이스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독일 3사에 재규어-랜드로버를 더해서 부르는 이른바 ‘유러피안 프리미엄 메이저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결코 빠른 편은 아닌 것이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사실 아우디는 전동화를 서둘렀어야 했다. 그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디젤 게이트의 장본인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빠른 국면 전환으로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전기차를 빠르게 도입한 브랜드가 되기에는 늦은 뒤였다. 게다가 남들이 아직 갖지 못한 것을 먼저 가질 수 있다는 것, 즉 배타성과 희소성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제품에 돈을 더 지불하는 가치중의 하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는 그것 말고도 다양한 측면에서 자신을 대중 브랜드와, 그리고 경쟁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차별한다. 아우디는 이미 놓친 것에 미련을 갖지 않았다. 그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다른 중요한 덕목에 집중하였다. 그것이 상처 입은 브랜드와 신속하지 못한 태세 전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대세를 역전시키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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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전기차를 필두로 미래차에서 집중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또 다른 가치는 브랜드 철학의 완벽한 재해석과 그것을 완벽하게 담는 제품의 높은 품질이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모두 합쳐서 미래차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e-트론’이다. 이전에도 아우디는 PHEV 모델들에 e-트론이라는 이름을 붙여왔었다. 이것은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는 차, 즉 플러그 인 자동차라는 의미에서는 PHEV에서 순수 전기차까지 모두 망라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전의 e-트론들이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를 하나의 브랜드 아래에서 모으는 효과에 집중했다면, 이번에 출시되는 아우디 e-트론은 조금 다르다. 아우디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은 모델 자체의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모델 자체가 새로운 미래차 브랜드의 시작을 선포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아우디가 e-트론을 통하여 구현하려고 했던 아우디 브랜드의 핵심은 아우디를 대표하는 콰트로 4륜 구동 시스템의 새로운 해석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의 엔진에서 네 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해야 하는 종래의 4륜 구동 방식에 비하여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방식은 구동계가 매우 단순하다. 또한 반응이 뛰어난 전기 모터는 엔진에 비하여 출력을 정밀하게 제어하기가 용이하다. 즉, 아우디가 원하는 진취적이지만 안정적인 구동 특성을 구성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뜻이다. 단적인 예가 직진 중에 회생 제동으로 에너지를 회수할 경우는 거의 후륜 모터만을 사용해서 직진 안정성도 향상시키는 반면 코너에서 회생 제동을 할 경우에는 앞바퀴로도 회생 제동을 분담시켜 주행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한다. 이런 이득은 앞뒤가 완전히 독립된 전기 구동 방식에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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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트론은 전륜 모터 125kw – 후륜 모터 140kW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약 47 : 53의 비율로 기존의 콰트로와 구동력 분배 비율과 매우 흡사하다. 즉, 아우디 콰트로의 느낌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뜻이다. 이렇듯 아우디 e-트론은 구동계가 전기로 바뀌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극대화하면서도 기존의 아우디가 갖고 있던 브랜드 고유의 성격은 그대로 유지하여 미래적으로 재해석되었지만 여전히 아우디스러운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나는 세미나 중에 만난 아우디의 새시 전문 엔지니어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요즘은 ESC를 최상위로 하여 주행 안정성은 물론 주행 특성까지 전자 제어로 구현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렇다면 아우디도 e-트론을 개발하면서 훨씬 제어가 수월한 전기 모터를 제어하여 아우디의 주행 감각을 ‘재현’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굳이 새시 고유의 주행 특성을 이전처럼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렇게 맛만 흉내 낸다면 그것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다.’


여기에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와 그의 제품에 더 값을 지불하는 이유는 양념의맛이 아니라 본 재료부터 원하는 맛이 우러나는 좋은 재료를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갖고 익혀 낸다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즉 아무리 디지털 제어와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대라고 해도 그런 양념맛에 의지한다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핵심 가치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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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우디는 e-트론이 최대한 자동차 본연의 맛에 충실하도록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에너지 회수와 회생 제동의 과정이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큰 저항을 느끼는 점은 어색한 감각이라는 점이었다. 즉 가속 페달을 놓았을 때 지금까지 익숙했던 자동차의 느낌과 많이 다른 이른바 ‘엔진 브레이크’의 느낌, 그리고 브레이크를 약하게 밟았을 때 작동하는 회생 제동의 응답성과 감각이 일반 제동 장치와 다르고 좀 더 브레이크를 밟으면 일반 제동 장치로 전환될 때의 불연속적인 감각 등이다.

 

아우디 e-트론은 이 어색한 감각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했다. 기술적으로는 가속 페달을 놓고 타력 주행을 하든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서 속도를 줄이든 순간 최대 출력인 300kW의 70% 이상인 220kW까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는 높은 효율과 회생 제동만으로도 0.3g의 감속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감각에 자연스럽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아우디는 잘 알고 있어서 운전자가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높이든 아니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든 상관 없이 자연스럽고 높은 에너지 회수 효율을 보일 수 있도록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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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우디는 e-트론 브랜드의 첫 전기차이자 모델 자신의 이름이기도 한 아우디 e-트론의 프로토타입을 이용하여 세계를 돌며 테마 별로 세미나와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베를린 지멘스의 고전압 연구소에서 e-트론의 고속 충전 시스템과 에너지 관리를, 코펜하겐의 디자인 센터에서는 효율적인 디자인과 사이드 리어 뷰 카메라 등의 첨단 디자인을, 그리고 파이크스 피크의 내리막길에서는 에너지 회수 성능을 보여주는 등 아우디 e-트론이 얼마나 치밀하게 모든 사항을 고려했으며 그것의 완성도를 끝까지 끌어 올려서 결국은 여전히 아우디 다운 전기차를 완성하였는가를 치밀하게, 그리고 참을성을 갖고 하나하나 선보였다. 즉 아우디는 e-트론 브랜드를 그냥 쉽게 붙이는 것이 아니며 e-트론은 아우디 브랜드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서브 브랜드라는 중요성을 은연중에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브랜드, 그리고 그 제품에 공을 들이는 것이야말로 프리미엄 브랜드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아우디는 미래에도 그 정공법을 놓지 않을 것임을 이번 e-트론 브랜드 론칭 전략에서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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