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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새로운 차종 구분법의 중심은 '인간'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8-09-28 17:13:46

본문

새로운 차종 구분법이 제시되었다. 그것은 사용자 중심의 용도에 따른 구분법이다.


지난 9월 17일 아우디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인 ‘아우디 e-tron’의 공개 행사와 더불어 아우디의 기술과 미래차에 대한 비젼을 다룬 데크 토크 행사를 함께 개최하였다. 이 가운데 하나의 세션을 통하여 아우디는 미래의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차종 구분법도 함께 제시하였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요즘은 크로스오버의 세상이다. 멋있게 말해서 크로스오버이지 솔직히 말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모델들이 천지인 세상이라는 뜻이다. 특히 SUV의 경우는 크로스오버 SUV, 즉 CUV들 안에서도 분화가 일어날 정도로 변화가 극심하다. 예를 들어 요즘 인기가 많은 소형 SUV, 즉 유럽 B SUV들 가운데에는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RSM QM3처럼 해치백인지 SUV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솔직히 부르는 것이 답인 모델들이 대세를 이룰 정도다. 오히려 SUV에 가까운 쉐보레 트랙스나 쌍용 티볼리가 소수파처럼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다.


이와 같은 크로스오버의 대두는 전통적인 차량 구분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차량 구분법은 차체의 크기와 모양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차체의 크기와 모양 모두 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불합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단에서 SUV로 자동차 장르의 주류가 넘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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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차체의 크기도 기준으로 부적합하다. 일단 차체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소형차가 십여 년 이전의 중형차보다 큰 경우는 매우 흔하다. 이보다도 더 혼란스러운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의 차체 크기에 대한 차이다. 예를 들어 같은 중형 세단으로 분류되는 현대 쏘나타와 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는 길이에서 4855와 4700mm로 15cm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C 클래스의 전장은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의 4620mm와 8cm 차이로 오히려 가깝다. 즉, 차체 크기에 대한 대중 브랜드의 바겐 세일, 혹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격 프리미엄 등이 작용하면서 기준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차체의 크기와 모양은 더 이상 유효한 기준이 아니다. 게다가 IT 업계들의 자금력과 자동차의 IT 제품화에 따라 기존 자동차 산업은 기준의 모호함과 함께 산업의 주도권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 있었다. 게다가 자율주행차는 카 쉐어링 혹은 로봇 택시와 같이 공유 서비스의 플랫폼이 되면서 자동차의 판매를 감소시키면서 자동차 산업을 뿌리째 흔들 위험 요소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자동차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자동차 공유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 미래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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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점에 아우디는 자동차의 분류 기준부터 다시 생각하면서 자동차의 기초부터 새롭게 접근하고자 한 것이다. 미래차의 기본은 자율주행차다. 이 자율주행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자동차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 아우디의 접근법이었다.


그 첫째는 ‘도시간 중장거리용 자동차’다. 넉넉한 공간과 안락한 거주성을 갖춘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차라면 도시와 도시를 잇는 중장거리용 교통 수단으로 가장 적합할 것이다. 따라서 차체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지만 차량의 고속 안정성과 승차감은 확보할 수 있는 대형 크로스오버 SUV의 스타일과 비슷해질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아우디 최초의 전기차인 e-tron도 이런 방향을 추구하며 아우디의 레벨 5 럭셔리 자율주행차의 컨셉 모델인 아이콘(AICON)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도심형 로봇카’다. 도시의 붐비는 도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거주성을 확보하려면 톨보이 박스 스타일이 가장 효율적이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제시하는 컨셉트 카와 비슷하다.


세번째로 아우디가 제시하는 모습은 ‘순수 오락용 자동차’다. 이 차의 특징은 자율주행이 전혀 제공되지 않는 ‘레벨 0’라는 것. 즉, ‘자동차는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감성적 연결 고리를 지키는 것이 이 차종의 목적인 것이다. 아우디는 이 장르의 컨셉트 카로 지난 달 페블 비치에서 PB18 e-tron을 공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차원 평면을 달리는 자동차를 벗어나 하늘까지 진출한 미래의 자동차로 ‘비행차’를 제시한다. 이미 에어버스 사와 컨셉 개발에 돌입한 아우디의 비행차는 탑승 캡슐을 육상 주행용 플랫폼과 비행용 플랫폼으로 옮겨 탑재하는 형식으로 완전 자율 주행과 비행 기능을 바탕으로 한다.


아우디는 새로운 자동차 분류법을 통하여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새로운 분류법은 철저하게 용도, 즉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다. 앞으로의 자동차는 스마트 폰에 익숙한 세대들을 위하여 UX(user eXperience), 즉 사용자의 경험이 가장 중요할 것이므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면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사용자의 용도에 맞고, 더 나아가 새로운 사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시장을 개척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아우디가 제시하는 자동차의 새로운 분류법은 앞으로도 판매의 비중이 공유보다 높을 모델인 ‘중장거리 자동차’와 ‘오락용 자동차’를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요 매출로 삼으며 동시에 대중 브랜드들과 차별화되는 공유 서비스 모델로 플랫폼 교체형 비행차를 제시하는 것이다. 도심형 로봇 택시에서도 대중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별화는 이미 시도되고 있지만 그 이전 단계부터 미래 자동차 시장을 규정하고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아우디의 차종 구분법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매우 중요한 전환기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하지만 아우디처럼 전환기 이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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