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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역량의 강화, 이것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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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9-02-28 18:48:01

본문

연초부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격량을 지나가고 있다. 작년에는 멕시코에 밀리면서 세계 자동차 생산에서 7위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현대자동차는 사드 여파에서 벗어났고 신모델들을 공격적으로 투입하는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장 가동률이 45%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최대 25%가 부과될 경우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미국 자동차 관세가 결정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물론 우리 나라 자동차 업계도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가 발표한 펠리세이드는 국내 시장에서도 의외의 대박을 터뜨리며 대형 SUV 시장이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기차는 국내 시장에서 조기 매진을 이어가며 주류 시장으로의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쌍용차는 대형 픽업 시장에 도전할 렉스턴 스포츠 칸과 이제는 주류가 된 준중형-중형 크로스오버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모델에 쌍용차 최고의 자산인 ‘코란도’라는 브랜드를 부여하였다. 3월에는 드디어 현대차의 새로운 세단 전략을 담은 8세대 쏘나타가 출시된다. 연초가 매우 바빴다.


하지만 아쉬운 말이지만 모델 단위의 대책은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전망이다. 이 칼럼 페이지의 제목이 ‘productive product’라는 점은 감안한다면 나의 이런 의견은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델 단위보다는 더 큰 의미의 제품(product)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큰 제품은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 역량과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이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바로 해외 변수와 블록화 경제 체제의 기미라는 점이다. 멕시코가 우리 나라를 제친 데에는 북미 시장 공략용 교두보로서 경쟁력을 가진 북미 블록 역내의 생산 기지라는 점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시장 자체 성장 둔화나 경쟁 브랜드의 상승세 등도 요인이겠지만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의한 위축이 지금부터 더 큰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자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행위이니 설명이 필요 없는 무역 장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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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수출 주도형 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해외 변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취약점이 수출 시장 개척이라는 기회를 위하여 감수할 만한 위험이라고 판단했었고 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쌍방 혹은 다자간 무역 안전 장치를 설치하는 데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자본이 국경을 무력화하고 시장을 해외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무역 체제가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 시장의 자력 성장 단계 수립에 따라 더 이상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게 되었고 남미 시장은 몰락하고 아프리카 등 제3세계는 아직 시장으로서의 기본 요건이 부족하다. 그 결과 시장을 자본의 힘으로 지배하던 신자유주의 경향은 힘을 잃어가고 결국은 자신의 시장을 지키는 보호 무역적 분위기로 되돌아가려는 기미가 보이고 있다. 더 이상 FTA가 안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미국의 FTA 파기 또는 재협상 요구에서 이미 경험했다.


따라서 우리에게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수출 경쟁력의 입장에서는 첫째, 해외 시장에 생산 거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이고 둘째는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그리고 시장 측면에서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대단히 절실하다. 해외 시장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방법은 이미 적잖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 전략 모델의 경우는 과감하게 현지에서만 집중 생산하여 관세 장벽은 물론 물류비용까지 최적화하는 등 비용 및 위험 요소 관리 시스템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우와 같이 시장 자체의 변수나 자국 기업 보호와 같은 불평등 처우에는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나는 다음의 두 가지 방법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다른 지면을 통하여 수 차례 강조했듯이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인 지금은 우리 나라가 잘 해야 2등인 우수한 패스트 팔로워의 위치를 뛰어넘이 리더가 될 수 있는 평생 한 번의 기회이자 오히려 중국 등에게 추월당하여 2등의 위치조차도 빼앗길 위기이이기도 하다.


방법은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즉, 한국에 오면 현대차그룹의 시스템 통합 능력, 엘지 등의 전동 파워트레인, 삼성 등의 커넥티비티 및 자동차 전장, SK와 KT 등의 통신 기술, 그리고 네이버 및 다음의 빅 데이터 등으로 하나의 유기적으로 연결된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다. 태생적으로 대기업들끼리는 라이벌 관계로서 협력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젊은 3세 경영인 체제가 현대차까지 확립된 이제는 더 이상 구습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한국 지엠 군산 공장 부지를 새로운 컨소시엄의 연구 개발 및 파일럿 생산 단지로 지정하는 등 긍정적 의미의 산업 합리화 조치를 취해야 하며 서울 모터쇼는 ‘한국 자동차 산업 컨소시엄’의 쇼케이스로 변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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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대책은 내수 시장의 활성화다. 정부는 행정력과 정치력의 힘으로 기업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부가 기업을 국경 안에 가둬놓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화 설비에 투자하면서 고용을 창출하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는 그만 해야 한다. 그보다는 정부도 기업과 같은 비즈니스용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선언적인 표현보다는 직설적으로 ‘이 정책은 기업의 이윤도 확대하고 사회, 즉 시장의 안정성도 향상시키는 방안으로서 기업과 사회, 즉 정부가 윈윈하는 것이라는 등의 표현 방법을 뜻한다.


이런 면에서 기업은 자동화 설비와 신기술에 투자하여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기초소득과 같이 사회, 즉 시장의 구매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선순환 정책을 정부는 제시하여야 한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이다. 정부의 목적은 국가의 안녕 경영이다. 정치권의 목적은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대상이자 힘의 원천은 국민이다. 기업은 국민에게 물건을 팔아서 수익을 얻어야 하고 정부는 국민들이 물건을 살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을 제공해야 하며 정치권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정책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색깔론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은 재화의 이동을 통한 목적의 달성일 뿐이다.


대한민국 내에서의 역량 확보가 시급해지는 현재 정세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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