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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2020년 또 하나의 시험대 – 준중형 세그먼트의 생존 전략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9-12-31 21:29:51

본문

2020년이 밝았다. 이제는 귀에 굳은 살이 박힐 정도로 들은 자동차의 격변기라는 말은 한창 진행중이다. 그리고 아마도 새해 벽두는 GV80으로 시작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 2기 출범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구조를 놓고 볼 때 금년의 가장 큰 관심 포인트는 준중형 시장의 부활 여부다. 현대 아반떼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이 전체 시장을 리드하던 지난 시절을 생각해 보면 지금 준중형 시장의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한때 전 세계 판매량에서는 국산차 전체를 대표하는 모델이었던 아반떼 조차도 경차를 위협하는 가성비를 갖고도 국산차 내수 시장의 베스트셀러 탑 10에 겨우 이름을 올릴 정도다. 요즘과 같은 SUV 대세 시장에서 우리 나라의 대표 브랜드였던 투싼과 스포티지가 탑 10에 끼지도 못한다는 것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준중형 시장이 이렇게 위축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중형과 소형 세그먼트의 확장, 그리고 둘째는 신모델의 부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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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리프트 이후에 예상을 넘는 선전을 보이고 있는 모델이 하나 있다. 르노삼성의 QM6다. 이 모델의 경쟁력은 가성비다. 즉 중형 SUV이면서도 준중형 SUV와 매우 가까운 가격대를 무기로 삼는다. 특히 LPe 모델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가솔린 모델보다도 저렴해서 준중형 모델에 매우 근접한다. 즉 길이가 거의 20cm나 긴 한 등급 위의 모델을 아주 약간의 추가금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D- 세그먼트를 개척한 QM6는 여러가지 면에서 제품 기획의 성공적인 사례로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례이지만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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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모델도 있다. 셀토스가 대표적이다. 셀토스를 출시 전에 처음 만났을 때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첫 단어는 ‘블랙홀’이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셀토스는 주변의 모델들로부터 고객들을 빨아들인다. 그 직접적인 대상이 바로 준중형 시장이다.


소형 SUV와 QM6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른바 ‘실속형 소비’ 혹은 ‘불황형 소비’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즉 실제로는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이지만 SUV라는 라이프스타일 모델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이를 포장하는 것이다. 즉 실제로는 소비를 줄여야 하는 형편이거나 자녀들이 독립해서 큰 차가 필요 없는 상황일 때 작지만 SUV로 가는 것은 궁색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에서 소형 SUV에 장년층 소비자들의 비중이 의외로 높은 것이다.


이렇듯 준중형 SUV들은 협공을 받고 있다. 세단은 자체로도 시장에서 주류 모델로서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 그런데도 신모델 출시가 지난 몇 해 동안 없었다.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소형 및 중형 모델들과는 달리 준중형 모델들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아반떼처럼 앞으로 출시될 새로운 디자인을 무리하게 이식했다가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하기도 했다. 유일한 신모델인 기아 K3만이 앞으로 출시될 기아 세단 라인업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며 미래를 준비하였지만 판매량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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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새로운 준중형 모델들이 한꺼번에 출시되는 2020년은 준중형 시장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해라고 할 수 있겠다. 선택지는 많지 않다. QM6가 취했던 실속형 모델의 방향이 하나다. 즉 QM6와는 반대로 덩치를 키운 준중형 모델이 오히려 중형 시장의 하단을 잠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반대는 이미지를 강화한 모델로 현재 가장 성장동력이 왕성한 소형 SUV 시장의 맏형 노릇을 하는 것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준중형 SUV와 준중형 세단은 서로 다른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보여진다. 새로운 준중형 SUV들은 디자인으로는 공격적이거나 고급스러운 모습을 띄지만 실제로는 한층 커진 차체로 중형 SUV 시장의 아랫단을 공략하는 볼륨 마켓다운 전술을 선택할 것이다. 디자인의 변화는 소형 SUV가 실속형 소비를 SUV라는 이미지로 상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비하여 세단은 쏘나타와 그랜저에서 보았듯이 평범한 패밀리 카의 시장은 SUV들에게 물려주고 보다 감성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가 감성적인 방향을 선택한 것에 비하여 신형 아반떼는 상대적으로 젊은, 즉 역동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적당하리라 본다.


이렇듯 준중형 시장은 2020년에 중요한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성패가 준중형 시장의 존립을 결정할 것이다. 매우 중요한 시험대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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