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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CES 2020 리뷰 - 삼성과 퀄컴, 현대차와 토요타, 그리고 소니와 보쉬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0-01-29 10:06:53

본문

많은 나라들의 경제 시스템은 시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한다. 물론 사회 인프라와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정부 주도의 계획 경제 모델도 적용되지만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경제 모델은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 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이 형성되기 위한 필수 요건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두 가지, 즉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적당한 균형점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시장이 돌아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박람회와 전시회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과 반대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나 회사, 즉 수요와 공급이 서로를 확인하고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특히 평소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적은 해외의 소비자와 제품에게는 국제 전시회가 더욱 소중한 기회였었다. 물론 이제는 인터넷 덕분에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만나기 쉬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얼굴을 맞대면서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은 효과적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CES2020은 매우 중요한 시장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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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CES는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았다. CES는 더 이상 전자제품만을 대상으로 하는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자동차였다.


CES와 자동차의 만남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표현으로 미래차를 표현하는, 즉 전자통신 업계의 입장에서 자동차를 새로운 투자처이자 먹잇감으로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는 이제는 ICT 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관계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CES2020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시장 경제를 이해하는 기본 원칙인 수요 – 공급의 원칙을 바탕으로 접근해 보도록 하자.


첫째 그룹은 공급자다. CES의 절대적 강자인 삼성전자와 무선 통신의 거인인 퀄컴이 보여준 자동차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신속한 변신은 지난 몇 해 동안 모터쇼를 통하여 확인했던 자동차 산업의 티어 1들이 보여주었던 모듈화를 통한 미래차 시장의 선점 경쟁이 이제는 ICT 측의 공급자들 사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인수한 하만 인터내셔널의 ‘HARMAN ExP’을 통하여 자동차 전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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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은 전통적인 오디오 및 커넥티비티 솔루션의 강자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통신 기술이 결합되면서 드디어 본격적인 자동차 통합 솔루션 패키지로 완성된 것. 반자율 주행 등의 주행 보조, 커넥티비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및 생산성, 전기차를 위한 고효율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이 모든 기능을 자동차의 사용자와 연결하는 되는 스마트 콕핏 등으로 구성된 별도의 전시 공간을 하만 인터내셔널이 운영하였다. 삼성과 하만의 자동차 관련 전시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 두 가지의 첫째는 삼성의 자동차 전용 통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가 제시하는 강력한 컴퓨팅 파워였다. 여덟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8개의 카메라, 그리고 하드 및 소프트 타입의 HMI를 단 한 개의 프로세서로 제어하는 모습에서 삼성전자가 하만을 어떻게 사용하고자 하는구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삼성-하만의 전시에서 두번째로 관심을 끌었던 것은 OTA(over the air) 기반의 소프트웨어 브랜드 오디오 시스템이었다. 마치 테슬라가 온라인 구매를 통하여 OTA로 이미 탑재된 배터리의 용량을 확장하였듯이 하만은 JBL과 같은 브랜드 오디오를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이미 하드웨어를 탑재한 뒤 소프트웨어로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선보인 것. 물론 이 방법은 순수 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100%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오디오 부품의 종류를 줄이는 계열 단순화로 절약한 원가를 부품 단가에 투입한 뒤 소프트웨어 방식의 브랜드 오디오 판매로 수익성과 관리 용이성을 확대하는 방법은 다분히 최근 소비자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판매 형태가 될 수 있다. 또한 전기 사용량을 최적화해야 하는 전기차에게는 하드웨어의 성능을 무조건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하드웨어가 가진 성능과 브랜드 고유의 음색을 이끌어낼 것인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를 통하여 구현한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자동차 트렌드에도 어울리는 방법이다.


그리고 삼성이 자동차 전장 사업에 무게를 싣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하만 독립관에 전시되었던 스마트 콕핏을 삼성전자의 CES 본 전시장에도 함께 전시했다는 것이다. 즉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 사업에 가진 의욕을 보여주었다는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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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하만과 함께 보여준 컨셉트가 단단한 기반에 뿌리를 둔 신뢰감이었다면 퀄컴이 보여준 새로운 통합 솔루션은 충격적이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는 조합에 따라서 레벨 2+ 수준의 주행 보조부터 완전 자율 주행인 레벨 5까지 지원하는 모듈형 솔루션이다. 시냅드래곤 라이드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연산 속도와 에너지 효율이었다. 최대 700TOPS의 엄청난 고성능을 130W의 저전력으로 이룬다는 퀄컴의 발표는 자동차용 인공지능 연산 부문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여겨지던 엔비디아의 솔루션을 몇 배의 차이로 밀어내고 자율주행 시장에 강력하게 등장한 것이다. 또한 퀄컴은 통신의 강자답게 이미 선보인 C-V2X 솔루션인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플랫폼을 통하여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모두를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제공자로 등장하였다.


삼성과 퀄컴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ICT 기업들은 더 이상 자신들이 잘하는 것만 자동차 산업에게 판매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제는 자동차 티어 1들이 해온 것처럼 자동차 제작사, 즉 OEM들이 선택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통합하여 완성품을 제작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제작자로 적극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자동차 전문가 및 컨설턴트들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OEM들의 역할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이야기하는 서비스 중심의 회사는 절대 아니다. 업무 분야에서는 지금까지처럼 고객들과의 접점이 되는 역할을 통하여 서비스 모델을 발전시켜야할 것이지만 자동차 제조 부문에서는 기술 개발보다는 소비자 트렌드 분석을 통한 제품 사양 및 디자인 결정과 티어 1~2로부터 공급받은 모듈들을 통합하여 완성하는 체제 통합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동차 OEM들의 변신 역시 이번 CES 2020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편에 계속됩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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