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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포드와 구글의 협력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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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5-12-31 14:27:35

본문

‘TV냐, PC냐?’ 세기가 바뀌던 2000년 즈음에 화두가 되었던 질문이다. 즉,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고 할 정도로 인간의 삶에 깊숙히 파고든 텔레비전이 퍼스널 컴퓨터를 삼킬 것이냐, 아니면 반대로 무궁무진한 확장성과 밝은 미래의 퍼스널 컴퓨터가 방송을 하나의 기능으로 편입시킬 것이냐가 관건이었던 것이다. 초창기에는 공부방이나 서재를 탈출한 PC가 홈 PC라는 형태로 거실을 겨냥했고, TV는 PC의 기능을 거의 그대로 내장한 셋탑박스와 무선 키보드로 초기의 스마트 PC를 선보였었다. 하지만 둘 다 사용자들에게는 어색한, 그리고 무리한 통합으로 보여졌고, 결과는 양쪽 모두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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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양쪽 진영은 좀 더 신중하고 온건한 접근법을 택한다. TV는 적당한 수준의 앱(app)과 양방향 TV의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TV와 더불어 스틱 형태의 초소형 PC를 직접 연결하여 사용하는 수준에서 PC의 기능을 통합하였고, 반대로 퍼스널 컴퓨터는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TV 튜너를 내장한 컴퓨터용 모니터의 수준에서 타협하였다. (물론, 양쪽 모두 스마트 폰이라는 새로운 경쟁상대의 출현에 위협받고 있다는 의외의 상황에 봉착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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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상황이 자동차 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기존의 자동차 메이저들과 캘리포니아 IT 업계 사이에 미래의 자동차를 놓고 벌어지려는 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심에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가 있다. 전기자동차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 등의 파워트레인을 외부 전문 제작사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차 업계의 성역과도 같았던 엔진으로부터 자유롭다.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업계나 IT 업계나 거의 같은 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에 기득권이 없으며 오히려 소프트웨어 코딩이 주업종인 IT 업계에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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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자동차 업계는 인간의 목숨을 다루는 안전도와 조종 성능 등 아날로그적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와 강점을 주장하고 있지만, GM의 열 배 수준에 달하는 애플 또는 구글의 시가 총액이나 우리 나라에서도 현대차의 시가 총액의 여섯 배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 등이 대변하듯 IT 업계가 절대적인 자금력으로 기업 또는 인력을 흡수하여 자동차 제작 기술을 급속도로 취득하고 추격하는 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IT의 고향인 미국 서부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 박람회 CES에 점차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반면 미국 자동차의 고향인 동부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 국제 모터쇼 NAIAS에 불참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와 언론 등의 전망이 다양한 시각으로 엇갈리는 것은 예전의 TV대 PC의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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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포드와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위하여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12월의 뉴스는 의미심장하다. 이는 지나치게 과감했지만 소비자에게 선택 받지 못했던 TV와 PC 업계가 적절한 수준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 지금의 스마트 TV와 가전형 PC의 사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는 이미 로버트보쉬나 콘티넨털등의 솔루션 프로바이더들에게 많은 개발역량을 할애하고 있는바,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심지어는 실패할 우려도 없지 않았다. 반대로 IT 업계는 자동차의 안전도 문제와 각국의 인증 관련 문제 등에서 갖고 있는 노하우가 별로 없다. 게다가 구글이 내 놓았던 53대의 버블형 자율주행 시험차는 기존의 자동차에 익숙한 대중들에게는 장난감 같은 외모와 운전에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문화적 충격이 작지 않았다. 즉, 서로의 무한 경쟁이 자칫하다가는 양쪽 모두 소비자들에게서 외면당했던TV와 PC의 사례를 반복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엿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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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로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미래형 자동차의 새로운 가능성이 찾아지기를 바란다. 자율주행차가 굳이 전기자동차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포드의 에코부스트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구글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만나서 보다 익숙한 근미래형 자동차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미지와 미래를 위한 혁신성과 현재의 시장 경쟁력을 위한 상품성이 조화를 이룬 성공적 사례가 될 것이다.


1월 CES로 예정되어 있는 공식 발표에서 어떤 그림이 발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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