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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자기를 되찾는 과정, 캐딜락 XT6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0-03-31 15:52:46

본문

몇 해 전 이제는 퇴임한 캐딜락의 요한 드 나이슨 사장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난 질문 하나를 던졌다.


“왜 자꾸 독일차들을 독일차의 게임 룰로 이기려고 하나요?”


그는 대답했다.


“우리는 캐딜락이 독일차들이 자랑하는 엔지니어링과 조종 성능, 퍼포먼스에서도 그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자신감을 존중했다. 제너럴 모터스에게는 상당한 노하우가 쌓여 있을 것이라는 점에도 의심은 없었다. 그런데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의문은 이것이었다.


“그래, 캐딜락이 독일차를 독일차의 게임 룰로 이겼다고 치자. 그런데 그 차가 여전히 우리가 아는 캐딜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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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는 성능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실용적 측면에서는 가성비가 떨어지고 심지어는 잔고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그 브랜드만이 줄 수 있는 공감, 더 나아가 감탄의 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캐딜락이 독일차보다 더 독일차 같은 고성능으로 그들을 제압한다고 할 지라도 결국 남는 것은 ‘캐달락이 만든 독일차’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래서 그동안 캐딜락이 돌덩어리같이 견고한 차체를 만들고 페라리가 탐내는 마그네틱 라이드 전자제어 서스펜션 같은 최첨단 새시 기술을 적용하고, 심지어는 모델명 체계를 독일 브랜드들과 비슷한  알파벳과 숫자 세 개로 하는 등의 모든 접근법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불편했다. 죽어서 장의차로라도 한 번은 꼭 타 보고 싶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캐딜락이 그리웠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에 시승한 XT6는 반가웠다. 아직도 이름은 고객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무뚝뚝한 세 글자이지만, 게다가 캐딜락답지 않은 앞바퀴 굴림 기반의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제대로 캐딜락이라고 불러주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캐딜락 다움’이 느껴졌기 때문에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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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핵심은 여유로움에 있었다. 박스형 차체에 뒷부분을 늘려 객실을 늘려 공간의 여유를 넓혔다. 하지만 같은 C1XX 플랫폼을 사용하는 쉐보레 트래버스와는 다소 다른 접근이 눈에 띈다. XT6의 C1XX 플랫폼은 정확하게 말하면 ‘레귤러 휠 베이스 – 와이드 트랙 – 롱 리어 엔드’ 즉 휠 베이스는 그대로 두고 뒤 오버행을 늘려 객실을 확보하고 넓은 트레드로 차체 폭과 코너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트래버스는 ‘롱 휠베이스 – 와이드 트랙’으로 휠 베이스를 늘려 객실의 길이를 확보하고 넓은 트랙으로 객실의 폭과 선회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왜 XT6는 트래버스처럼 가장 안정적인 차체 확대 방법이 있는데도 다소 무리일 수 있는 뒤 오버행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번째는 같은 플랫폼의 형제 모델인 XT5와 축간거리를 최대한 같게 유지하여 파워트레인 등 공유 부품을 극대화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허리가 긴 트래버스와 같은 이른바 ‘피플 무버’, 즉 미니버스형 SUV의 비율을 지양하고 대형 SUV의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7인승의 실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뒤 오버행이 길어져서 생길 수 있는 주행 안정성 상의 문제점은 견고한 차체 강성과 똑똑한 서스펜션으로 해결했다. 우리 나라에 도입된 XT6는 최상위 트림은 스포츠 트림에 거의 모든 옵션을 탑재하였다. 그래서 적용된 섀시의 옵션이 퍼포먼스 서스펜션과 리얼타임 댐핑 서스펜션이다. 전자는 글자 그대로 차체의 롤링과 피칭 등 움직임을 억제하여 조종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다른 캐딜락 모델들처럼 과도한 딱딱함이 차의 성격을 해칠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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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얼타임 댐핑 서스펜션은 XT6의 백미였다. 처음에는 물렁한 듯 너무 느슨한 것이 아닌가 걱정했던 주행 감각이 노면의 충격이나 속도 영역에 따라 아주 영리하게 대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백분의 일초마다 쇼크 업소버의 감쇄력을 조절한다는 이 시스템은 전에 경험한 캐딜락 마그네라이드처럼 과도한 딱딱함 없이 유연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만들어 캐딜락다우면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세팅에 크게 기여했다.


물론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미국 가격으로 7만 달러를 넘으므로 국내 도입 가격이 합당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XT6처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그리고 제네시스 GV80의 등장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대형 고급 SUV 시장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좀 더 공격적인 가격이 필요했다는 생각이다.


또한 GM은 ‘슈퍼크루즈’라는 아주 우수한 부분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 시스템은 라이다로 측정한 초정밀 지도를 필요로하기 때문이다. 수입차로서의 캐딜락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계열사인 한국 지엠이 국내 제작사로 존재하는데 이런 매력적인 기능을 위하여 투자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여러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봤다. 그것은 캐딜락 다움을 찾아가는 캐딜락이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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