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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폭스바겐 제타, 파격적인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0-10-23 08:47:40

본문

폭스바겐 코리아가 ‘수입차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단순히 말 뿐만이 아니다. 준중형 세단인 제타의 파격적인 가격이 화제다. 파격적인 행보 --------

2015년의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는 폭스바겐 그룹과 브랜드 자신은 물론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거시적으로는 디젤 엔진의 퇴조와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가속화, 그리고 더 나아가 미래차로의 자동차 산업의 전환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수입차의 대중화를 주도한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수입차와 같은 내구성 소비재들은 최상위 프리미엄 시장부터 자리잡은 뒤 대중적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오는 것이 보통의 시장 성숙 단계이고 우리 나라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브랜드가 폭스바겐이었던 것이다. 

물론 혼다가 2007년에 수입차 1위를 차지하면서 수입차 대중화의 길을 여는 듯 싶었지만 2008년 금융 위기의 환율 충격을 가격 인상으로 흡수하고 공급량까지 줄이면서 급격하게 움츠러든 반면 폭스바겐은 환차손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면서 시장에서 자리를 지켰고 그 결과 대중 브랜드 가운데 1위, 수입차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었다. 

폭스바겐이 우리 나라에서 성공했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첫번째는 이전에는 없었던 시장을 개척한 부분이다. 브랜드의 대표 모델인 골프를 통하여 국내에는 불모지였던 해치백 시장을 열었던 것, 그리고 지금은 부메랑이 되었지만 승용 디젤 시장을 개척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것은 주로 제품력에 의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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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번째로 수입차의 주력인 유럽 수입차와 국산차 시장 사이의 간격을 줄였다는 것이었다. 파사트로 독일 중형 세단이 국산 준대형 세단과 경쟁하고 준중형인 골프가 국산 중형 세단 시장의 트렌디한 고객들을 유인하고, 결정적으로 준중형 SUV인 티구안이 국산 중형 SUV와 경쟁하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즉 폭스바겐은 독일차 특유의 제품력과 기술력을 보유하면서도 국산차 시장에 근접하는 포지셔닝으로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것이다. 

그런데 디젤 게이트와 함께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서 사라졌었다. 수입차와 국산차 시장의 연결고리가 막 이어지려는 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그 시장을 일본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를 무기로 일부 메꾸는가 싶었는데 작년의 외교문제 발 불매운동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즉 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 이후 한국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던 사건은 하나의 브랜드 차원을 넘어 결과적으로 수입차 시장의 퇴화를 가져왔다는 뜻이다. 만일 2015년의 분위기가 지금까지 계속되었다면 아마도 국산차와 수입차는 서로 차열하게 경쟁하면서 동시에 긴밀하게 협조하며 자동차 시장을 질적, 양적으로 성장시키는 선순환의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폭스바겐 브랜드의 등락보다도 훨씬 중요했고 아쉬웠던 점이다.

디젤게이트 이후 다시 판매를 시작한 폭스바겐 코리아는 베스트셀러인 티구안이 선전했지만 이전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잘만 하면 제타가 폭스바겐의 회복을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매력적인 가격 책정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내가 제타에게서 희망을 보는 더 중요한 이유 혹은 희망들이 더 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제타가 디젤 게이트 이후 한국시장 최초의 가솔린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폭스바겐 코리아는 디젤 게이트로 어려움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젤 라인업에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내부적인 사정은 있겠지만 시장과 소비자들의 시선에 긍정적으로 보일 리가 없다. 비록 시장 상황이 좋지만은 않은 준중형 세단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사양과 가격이라면 분명 브랜드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기에는 충분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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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코리아가 이번에 공개한 제타를 비롯하여 테라몬트와 골프 GTI 등 앞으로 국내 출시될 가솔린 모델들은 북미형 모델을 바탕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가솔린 모델에는 OBD2를 요구하는 국내 인증 법규와 관련된다.) 오히려 가솔린 엔진이 어울릴 T-록은 오히려 디젤 엔진만이 계획되어 있는데 이것은 북미 판매 계획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정된 가솔린 라인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리고 경쟁력을 갖추어 활용할 것인가가 폭스바겐 코리아에게는 향후 경쟁력 회복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소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제타의 첫 발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두 번째는 다소 희망을 담아서 부탁하는 부분이다. 그것은 안정적인 판매다. 요즘 여러 분야에서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제타와 한국 폭스바겐 브랜드에게도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제타가 2650대 한정으로 최소 2300만원대로 제타 TSI를 구입할 수 있다고 발표한 데에서 지속 가능성을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프로모션 전의 2500만원 대의 가격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프로모션을 통한 파장의 극대화는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모션 조건으로 승부하는 것은 지속적인 관심 유도와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시행되고 있는 최대 17%의 가격 할인 프로모션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격이 고무줄이면 고객들은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또 다른 지속 가능성은 판매 중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지금까지 미국형 파사트 TSI같은 단타성 모델은 물론이고 정규 판매 모델도 여러 차례 판매가 중단된 적이 있었다. 이 경우 소비자들도 불안하지만 인력과 설비 등에 투자를 한 딜러사들,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에 집중할 수가 없다. 당연히 소비자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폭스바겐은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은 브랜드이다. 그래서 이번 제타의 파격적 진입은 일과성이 아닌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출사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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