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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03. 파워트레인의 미래 – 30. 폭스바겐 전동화 전략의 관건은 중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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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9-12-25 21:51:06

본문

현 상황에서 배터리 전기차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는 폭스바겐이다. 2015년 디젤 스캔들 이후 회사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정했고 그 중심에 ID시리즈를 비롯한 배터리 전기차가 있다. 불안한 시장 상황과는 달리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더 확대하며 다른 업체들보다 빠른 속도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 전동화 전략의 현황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사건이 기술의 방향을 바꾼 예는 수없이 많지만,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만큼 극적인 전환을 끌어낸 예는 없을 것이다. 테슬라라고 하는 트리거보다 사실은 이 시대 전동화의 흐름을 가장 크게 주도한 것은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이다. 그런 디젤 스캔들의 당사자인 폭스바겐은 지금 글로벌 플레이어 중 전동화차로의 전환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세우고 있는 화두는 탄소 중립이다.

 

탄소 중립은 전동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궁극적으로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배터리 전기차나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를 사용해야 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주행 중에는 물론이고 자동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론처럼 쉽지 않은 것으로는 비용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에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의 가격으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비싸다. 그 때문에 각국에서는 보조금을 통해 판매를 장려하고 있지만, 그 역시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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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첫 번째 전용 배터리 전기차 ID.3를 출시했고 독일 내 시판 가격을 3만 유로 선으로 책정했다. 이는 그동안 폭스바겐의 지주 모델이었던 골프와 같은 수준이다. 골프가 내연기관 시대 패밀리카의 대명사였듯이 ID.3를 전기차 시대의 패밀리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소비자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배터리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이익률이 떨어져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에 대한 폭스바겐의 답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배터리 전기차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태도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하지 않으면 존재 자체에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 완성차회사는 물론이고 메가 서플라이어들도 2030~205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완성차회사에서는 어쨌든 우선은 제품으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폭스바겐은 ID.3가 그런 목표달성을 위한 첫걸음으로써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된ID. 3는 45kWh, 58kWh, 77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각각 330km, 420km, 550km(WLTP기준)의 1회 충전 항속거리를 제공한다. 100 kWh 충전설비를 활용할 경우 30분 충전으로 약 290km (WLTP 기준)를 추가로 주행할 수 있는 급속충전 기능도 갖췄다. 이는 이전의 소형차에서 제공했던 주행가능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것이다. 또한, 폭스바겐은 ID. 3의 배터리 보증을 8년 / 16만 km까지 제공해 안심하고 장기간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휠 베이스를 길게 하고 오버행을 짧게 해 C세그먼트의 크기로 D세그먼트의 실내 공간을 실현하고 있다. 플로어에 배터리를 탑재하는 배터리 전기차의 특성상 무게 중심이 낮아 주행성에서도 메리트가 있다. 0-60km/h 가속성능도 3.5초로 골프 GTI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족이지만 배터리 전기차를 홍보하면서 가속성능을 전면에 내 세우는 마케팅에 대해서는 다른 측면에서의 해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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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폭스바겐이 ID.3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카본 뉴트럴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폭스바겐은 ID.3가 카본 뉴트럴 조건에서 생산되는 세계 최초의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배터리를 그린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약속한 메이커로부터만 공급받는다는 것이 그 예다. 또한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의 90%를 그린 에너지로 충당하고 나머지 10%를 환경 공헌 활동을 통해 보상함으로써 카본 뉴트럴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2020년부터 MEB 베이스의 배터리 전기차 10만대를 유럽 시장에 판매하고 MQB베이스의 배터리 전기차도 출시해 EU의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런 목표와는 별도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반응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시장조사회사인 IHS마켓은 폭스바겐 ID시리즈는 2020년 약 3만 대 가량 판매가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이 목표로 하는 10만대는 2023년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만큼의 갭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그동안 수많은 조사를 통해 2025년에는 MEB 베이스의 배터리 전기차 100만대 판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아우디와 폭스바겐, 세아트, 스코다 등 그룹 내 다른 브랜드들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300만대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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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표달성을 위해 폭스바겐은 2019년 11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전동화와 디지털화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600억 유로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는 2020~2024년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으로 1년 전에 발표한 2019~2023년 440억 유로 투자 계획보다 증가한 액수다.


이는 계획 기간 동안 자산과 공장 및 장비에 대한 투자 및 모든 연구개발 비용의 40% 이상에 달한다. 이 중 약 330억 유로는 배터리 전기차 개발에, 270억 유로는 하이브리드와 다지털화 등에 투자한다. 중국 합작 공장에의 투자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10년 동안의 판매목표도 다시 설정했다. 2029년까지 폭스바겐 그룹은 75개의 배터리 전기차와 60개의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당초 2028년까지 누계 2,200만대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목표를 2029년까지 2,600만대로 수정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6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9년 한 해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목표는 400만대.

 

2,600만대의 배터리 전기차 중 2,000만대는 폭스바겐 브랜드가 개발한 MEB플랫폼을 베이스로 한다. 나머지 600만대는 아우디와 포르쉐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럭셔리차용 플랫폼(PPE)이 베이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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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계획에 걸림돌은 중국 시장이다. 폭스바겐 브랜드 판매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그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가 올해 들어 급감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가 보조금을 삭감하니 2019년 1~11월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홍콩은 보조금을 중단했더니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가 제로로 떨어졌고 덴마크도 수입차에 대한 180%의 관세 면제 혜택을 폐지했더니 판매가 급락했다. 시장 점유율로 보아도 유럽은 1.5%, 중국은 2.4%에 불과하다.

 

그에 대해 폭스바겐은 일시적으로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반드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다고 보고 있다.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오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라고 말한다.

 

그보다 폭스바겐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배터리 전기차 자체의 수익성에 관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장에는 고가의 배터리가 문제이지만 라이프사이클 전체로 보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전기차에 사용한 배터리를 충전소용과 가정용 등으로 재이용함으로써 종합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배터리의 내구성과 충전관리기술의 개선이다. 폭스바겐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고 소프트웨어의 활용에 의해 실현한다는 생각인데 아직은 내구성 문제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직 이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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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폭스바겐은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재이용사업을 통해 채산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6년 독일 잘즈기터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배터리 셀 제조 프로세스의 조사를 시작했다. 2019년 9월에는 배터리 셀 시작 라인을 개설했다. 여기에 약 1억 유로를 투자해 제조 프로세스와 테스트 기술을 개발한다. 이 시작 라인은 2020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이를 바탕으로 스웨덴의 노스볼트(NorthVolt)와 합작으로 9억 유로를 투자해 2020년부터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3년 후반부터 2024년 초에 걸쳐 연간 16GWh의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는 전통적인 배터리 전문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다.

 

독일 뿐 아니라 미국 채터누가의 생산 공장 옆에도 배터리 팩 공장을 건설한다. 채터누가 공장의 8억 달러 규모의 확장과 함께 진행되어 폭스바겐 그룹의 MEV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배터리 전기차를 미국에서도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산 배터리 셀을 사용한다.

 

폭스바겐은 2022년부터 채터누가 공장에서 소형 크로스오버 배터리 전기차 ID.4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말 출시가 예정된 ID.4는 당장에는 독일 쯔비카우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되어 미국 시장으로도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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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계획대로라면 2025년에만 연간 200GWh가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는 독자적으로는 불가능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국의 CATL등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조달할 예정이다. 배터리 셀의 공급 문제는 리튬과 코발트 등 원재료에 관한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한 내용이다.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은 이 시대 전통적인 완성차회사들의 딜레마를 잘 보여주고 있다. 탄소 중립이라는 큰 틀에서의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무공해차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배터리의 가격 문제와 생산기술, 생산량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내연기관차에서처럼 전통적인 관점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의 재이용이라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역시 실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다.

 

자동차의 기술은 규제에 의해 발전되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는 규제가 후퇴했다. 지금도 환경 규제가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의 부진과 배터리 기술과 수급 문제 등이 가로막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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