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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06. 비 대면 커뮤니케이션, 양극화, 그리고 이산화탄소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2-03 08:19:45

본문

학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세계는 진보해 왔다고 말한다. 아주 옛날 인구가 적을 때는 힘으로 통치했었다. 하지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것이 어려워지자 법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그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기도 했고 발전의 기회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이 칼럼 난을 통해 트럼프 리스크와 아베 리스크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오늘날의 상황은 그렇게 간단치 않아 보인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자동차업체들이 연비규제 완화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는 소위 트럼프파와 이산화탄소 저감에 적극적인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한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반 트럼프파로 양분되어 있다. 결국은 모두 돈과 결부되어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이동 통신의 발달로 인류는 정보의 자유화 물결을 탔고 흔히 말하는 레거시 미디어들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미디어들은 과거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이 통제를 위해 만들었던(?) 출입처 제도를 무기화하며 정보 독점을 했던 시대가 사라지면서 지금은 불신의 대표적인 존재로 낙인찍히기에 이르렀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출입처 기자실에서 일하지는 않아 왔지만 흔히들 말하는 ‘기레기’라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총,균,쇠의 저자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최근 그의 저서 대 변동(2019년, 김영사 刊)에서 이런 변화가 비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낳은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나마 PC, 즉 책상 위의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할 때는 덜했는데 그 컴퓨터가 소형화되어 손 바닥으로 들어 오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현상은 범 세계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비 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간의 관계를 비정상적으로 만들 뿐아니라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로 이어지고 그것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에 의해 일반인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있다고 미국의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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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미국은 투표를 하려면 사전에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그것이 주마다 다르고 까다롭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급한 사람들에게는 투표 자체가 어렵다. 그는 흔히 말하는 유럽의 민주국가들은 투표율이 높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벨기에는 89%, 투표가 의무인 호주는 93%를 비롯해 유럽 대부분은 58~80% 수준으로 높다는 것이다. 그이 비해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60%, 하원의원 선거는 40%에 불과하다.

 

미국은 1965년 유권자 등록절차를 간소화하고 투표에 관한 차별을 전반적으로 금지한 선거법에서 선거구에 대한 감독권을 연방 정부에 부여했던 것을 2013년 미 연방 대법원이 무효화하면서 각 주 의회들이 유권자 등록을 앞다투어 까다롭게 해 상황이 더 악화됐다.

 

이로 인해 연 소득이 15만 달러를 넘는 미국인의 투표율은 80%가 넘지만 2만 달러 이하의 투표율은 50%를 넘지 않는다. 때문에 미국의 정치인들은 부자들의 로비를 받아 그들에게 맞는 법을 재정 또는 개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아도 규제가 강화되지 않는 것은 무기산업이 중요한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그로 인해 교육의 질은 더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힘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보의 민주화로 인해 권력을 장악한 자들과 그들과 결탁한 세력들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상황은 전혀 다른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예를 들기는 했지만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말처럼 20세기의 수많은 문명의 이기가 미국에서 시작되어 세계로 뻗어 나갔듯이 이런 나쁜 점을 그대로 본받은 예를 우리는 이미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익명성을 보장받는 비 대면 커뮤니케이션 무대 위에서 인신공격을 하거나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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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중앙대학교의 김누리 교수는 유럽에서 시작된 평등 운동인 68혁명이 한국의 특수성으로 상륙하지 못하고 병영 국가 속에서 이념으로 양분화해 권력을 장악해 온 세력들로 인해 한국도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면에서 보자면 구글의 유튜브는 개인에게도 역량에 따라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구글로부터 얻은 수익에 대한 과세 문제 등 앞으로 비슷한 문제로 인해 정부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도 오래다.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규제를 받지 않고 사업가에게만 좋은 조건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도 마찬가지이다.

 

 

트럼프 대 반 트럼프, 누가 옳은 것일까?

서두에 양극화 문제를 길게 언급한 것은 그런 정치의 양극화가 환경 파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 난을 통해 언급했지만 2018년 8월 2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시절에 정해졌던 자동차 연비 표준 규제를 약화시키는 것을 확정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6년까지 46.8 mpg(약 16.6 km/l)의 평균 연비를 달성한다는 규칙을 제정했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라이트 트럭(픽업 트럭과 SUV 포함) 중 약 70%가 전동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트럼프정부는 이 규제를 37 mpg(약 13.1 km/리터)로 낮추는 안을 마련했다. 미국 교통부와 EPA(환경청)는 2020년 달성을 목표로 설정된 연비를 2026년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 그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내연기관에 연비 성능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 전동화를 위한 투자 비용도 저감하게 된다. 그런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의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된다면, 전동화 자동차의 판매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극단적으로는 전동화차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의 붐도 유탄을 맞게 된다. 미 운수성(DOT)과 환경청은 오바마 정권 당시 결정된 연비규제를 계속 유지하면 2030년에 전동화차의 비율이 56%에 달할 수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 3%에 머물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전동화차의 보급을 제약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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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권의 규제 완화 안은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를 설정하고 전동화 자동차의 판매를 의무화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고유 권한을 무효화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제안 단계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2018년 말에 결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연기되었고 지금은 다음 대통령 선거의 이슈로 내 세워 당선이 되면 법제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지금은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불가능하다. 미국은 극단적인 양당제의 대표적인 국가로 상대당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것으로 악명높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와 콜럼비아 특별 자치구를 포함한 17개 주는 이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제소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엄격한 차량 규제는 다른 9개 주에서도 적용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 규제를 ‘기술적으로 불가능’이라고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018년 1월에 ‘2030년까지 캘리포니아 주의 차량 중 500만대를 배출가스 없는 자동차로 채운다’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모든 업체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GM, FCA, 토요타는 배출가스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편으로 입장을 견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19년 초 포드, BMW, 혼다, 폭스바겐 등은 트럼프 정부가 배출가스 롤백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협의를 하는 행보를 보였다.

 

포드, BMW, 혼다, 폭스바겐이 명백히 캘리포니아 주와 결부되어 있는 상황에서, 연방 관할권을 지지하려는 GM, FCA, 토요타의 움직임은 효과적으로 자동차업계를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을 제외하고 실제로 자동차 회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배기가스 규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전혀 다른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은 트럼프파와 반 트럼프파로 나뉘어 싸우고 있고 그것은 EV파와 반 EV파의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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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거나 미국으로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자동차와 부품 관련 관세가 아주 중요하다. 그것을 간파한 트럼프는 자동차회사들로 하여금 미국에 투자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 키를 쥐고 있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트럼프라는 얘기이다. 그 때문에 토요타는 멕시코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미국 내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을 바꾸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배기가스 규제가 다른 것이 허용됐다. 워낙에 큰 땅 덩어리라 환경 조건이 달라 독자적인 배기가스 규제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받아 들여졌었다. 물론 20세기 말부터 디트로이트에 몰려 있던 자동차 조립공장이 남부 지역으로 이동한 것도 사실은 임금을 비롯한 주 정부의 규제 차이 등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파의 주장은 그로 인해 각 주에 맞춰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려면 그만큼 비용이 더 들고 자동차회사들의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만 모든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물론 트럼프의 연비규제 완화정책의 배경에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아니라는 이론적인 배경을 제시하는 저명한(?) 학자와 전문가 들이 있다.

 

세계적으로는 이미 2018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407.8ppm에 달해 각종 이상기후를 비롯해 수많은 환경문제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세기 말,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으면 재앙이 시작된다고 예측했었는데 오늘날 세계 각지의 기후 변화를 보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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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통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시대라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이런 글로벌 차원의 문제가 설 자리를 잃고 있어서 안타깝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시각보다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미국에서 혁신이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한국에서 지금 기후변화 이야기를 하면 한가한 사람 취급을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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