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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16. 닛산, "실패를 인정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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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5-29 15:30:46

본문

자동차업체들의 고비는 처음이 아니다. 20세기 초에는 수없는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며 명멸했고 20세기 말에는 자동차 왕국 미국 업체들의 약세와 일본 업체들의 부상 과정에서 부침이 있다. 그 규모의 차이로 파급효과의 차이가 있었을 뿐 위기는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그렇게 어려움을 겪었던 업체들의 상황을 되짚어 보면 크게 세 가지의 요인으로 요약된다. 상품성의 부족으로 인한 라인업 구축의 부재와 품질관리의 소홀로 인한 시장 전략의 실패, 그리고 경영진들의 리더십 부재가 그것이다. FCA와 PSA 등은 라인업이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고 토요타와 GM은 리콜 사태로 2009년 파국을 맞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붉어진 닛산자동차의 문제는 카를로스 곤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는 점과 그로 인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라인업이 그것을 보여 주고 있다. 닛산의 현재와 전망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닛산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할지 상상하지 못했다. GM이 유럽 시장에서 철수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와닿는다. 닛산자동차가 2020년 5월 28일 발표한 2019년 회계연도 결산과 사업구조개편 계획에 따르면 코로나19만으로 인한 타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해 보인다. 매출액은 전기 대비 14.6% 감소한 9조 8,789억엔, 영업이익은 404억엔 적자, 당기 순이익은 6,712억엔 적자였다. 이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2,337억엔의 적자보다 세 배에 달하고 1999년 부도 직전에 르노로부터 자금을 수혈했을 당시의 6,843억엔과 비슷한 수준이다.

 

1999년의 사태는 코스트 커터로 불리며 닛산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미쉐린 출신 카를로스 곤의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그런데 그 카를로스 곤이 자금 유용 등의 혐의로 르노와 닛산의 CEO에서 축출당하고 결국에는 비밀리에 고향인 레바논으로 도주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닛산은 르노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르노도 공장 폐쇄와 1만 5000명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고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고용을 유지하라는 압박을 하는 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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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감축과 동시에 르노는 20억 유로의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프랑스 내 조립공장과 부품 공장 일부의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그중에는 파리 근교의 플린스에 있는 르노 ZOE와 닛산 마이크라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 대표적이다. 2022년 ZOE의 수명 주기가 끝나면 2,600명의 근로자가 있는 이 공장은 다른 용도로 전환된다. 하지만 르노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와의 합의가 진행되어야 최종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공장은 2019년 약 16만대를 생산했으며 2018년 ZOE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 업그레이드됐다. 1952년 준공된 이래 르노4, 트윙고, 클리오 등을 포함해 1,800만대의 차량이 이 공장에서 생산됐다. 하지만 2019년 클리오의 조립을 터키와 슬로베니아로 옮기기로 했을 때 입지가 많이 약화했다.

 

또한 프랑스 북부의 알파인(Alphine)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공장도 머지않아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400명의 직원이 있는 이 공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서 가장 작은 공장 중 하나다. 이 외에도 파리 근교에 있는 부품 공장도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상황은 수치보다 좋지 않다

그리고 이번 2019결산을 계기로 드러난 닛산의 상황은 그보다 더 나쁜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글로벌 생산 용량은 2019년 말 기준 720만대인데 일본의 미디어들은 2020년에는 절반 가량인 350~4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면 자산인 생산시설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해 재무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국의 판매망 철수는 그다지 실익이 없고 공장 폐쇄도 세계 경제의 급랭으로 인해 자산으로서의 가치 평가가 여의치 않다.

 

닛산자동차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개년에 걸친 사업구조개혁계획을 통해 과도한 판매 대수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견실한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6%, 매출 영업이익률 5%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산자동차의 연간 생산 용량은 2018년 기준 720만대였는데 이를 20% 줄어든 540만대로 예상했으며 잔업 등에 의한 최대 생산 용량은 600만대 규모를 상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공장 폐쇄를 협의하고 있다며 720만대 생산 용량 규모에서 실제 판매는 500만대 규모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궤도로 수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델 라인업도 현재 69개 차종에서 55개 차종 이하로 조정한다. 또한, 고정 비용도 연간 3,000억엔을 삭감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에서는 핵심 시장을 일본과 중국, 북미 등 3대 시장으로 정하는 한편 러시아에서의 닷선 사업과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르노와 미쓰비시 연합 내에서의 개발과 생산의 보완 활용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18개월 동안 12개의 신차를 투입해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에서는 2023년까지 새로운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Power 탑재 모델 4개 차종을 추가하고 전체 판매 중 60%를 전동화차로 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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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사장은 모든 타협 없이 개혁을 단행해 닛산을 반드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영진이 솔선해 실패를 인정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하는 기업 문화로 바꿔 나가고 싶다며 닛산은 항상 사람을 위한 기술에 도전해 왔고 그런 닛산다움을 되찾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2019년 10월 신임사장으로 지명됐다. 그는 르노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며 닛산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자동차산업은 고정비의 비율이 높고 특히 급료 등 현금 흐름이 원활해야 한다. 딜러들의 판매 독려를 위해서 유동성은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닛산은 2019년 7월 구조조정 발표 시 1만 2,500명의 감원을 목표로 했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우치다 사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4~5월에 7,000억엔을 조달해 잘 운용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 사업 부문의 자금이 1조 4,946억엔, 자동차 사업 넷 캐시가 1조 646억엔, 미 사용 자금이 약 1조 3,000억 엔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1개월에 1조엔 가까운 현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신차 판매가 막힌 상황에서는 닛산이 지금 보유한 자금은 몇 달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어쨌거나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내에서 우선은 당장에 할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고 있다. 공장 폐쇄와 더불어 3자간의 상호 위탁생산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닛산 스페인공장에서 생산되는 상용차는 르노의 프랑스 공장으로 집약하고 닛산은 영국 공장에서 르노의 승용차를 생산한다. 닛산의 영국 공장은 연간 생산 용량이 50만대이지만 2019년 실적은 10만대에 그쳤다.

 

한편 동남아시아에서는 닛산과 미쓰비시가 연계를 강화한다. 미쓰비시 인도네시아공장에서 닛산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닛산은 미쓰비시의 핵심 부품 등을 생산한다. 이와 더불어 르노와 닛산은 부품 공유화율을 현재의 40%에서 70%로 끌어 올리며 섀시 공유도 가속한다. 배터리 전기차도 공동으로 개발한다. 비용 압박으로 인해 갈수록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는 플랫폼과 부품에 이어 생산 및 연구개발 과정까지 공유를 강요하고 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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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글로벌 판매대수 1,000만대 그룹에 속한다는 숫자 놀음에만 현혹되어 실제 그 안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이 없었던 것 같다. 애널리스트들의 희망 섞인 시장 확대 전망에만 매몰되어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은 카를로스 곤의 책임으로 돌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1999년 이래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것은 카를로스 곤의 장기 집권으로 그의 업적에만 매달려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잃어버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치다 사장의 구조조정에 관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닛산은 지금 존재 자체의 위협을 받는 것 같다. 우선은 현금 유동성 확보이고 동시에 모델 혁신이 이루어져야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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