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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20. 비정상적인 테슬라 주가와 BMW의 탄소 중립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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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7-30 04:47:23

본문

한국은 분명 불가사의한 나라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그만큼 사망자도 늘고 있지만 한국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동학개미들은 주식 시장에 몰입하고 있고 투기꾼들은 부동산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그러면서 그 오래된 공급부족론을 내 세우며 건축업자들을 기대에 부풀게 하고 있다. 그 모든 것을 정치적인 것으로 치부하게 만드는, 사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들은 애널리스트들과 합세해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래 세대에 대한 일말의 배려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초기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얘기했지만 지금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BMW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통해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주식시장은 미인대회와 같다고들 한다. 수많은 종목 중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 같이 주가를 끌어 올린다는 뜻일게다. 미인대화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있는 미디어와 자본이 합세해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듯이 주식시장도 경제 현실을 반영하기보다는 넘치는 유동성을 끌어 들여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는 것 이상이 아니다. 

지금 테슬라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시가 총액만으로 따지면 토요타를 앞지른 것을 넘어 토요타와 현대기아차그룹을 합한 것보다 더 높다.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2020년 1월 845억 5,000만 달러(약 99조원)에서 7월 초에는 2,100억 달러(약 255조원)에 달했다. 그 사이 2020년 1분기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8만 8,400대였으며 2분기는 9만 6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과 협력하는 언론은 테슬라가 2012년 양산차 판매를 시작한지 6년만에 1,664%나 증가했다고 예의 숫자를 강조한다. 2019년 3분기 판매대수 9만 7,000대에 불과한데도 연간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토요타를 한참 능가하는 주가로 미인대회 상석에 앉아 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를 칭송하며 앞다투어 투자할 것을 부추긴다. 

애널리스트들이 강조한 것은 테슬라의 혁신성이다.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서의 획기적인 마케팅은 물론이고 자율주행차 기술에서도 이미 많은 기술을 축적하고 있으며 화성으로의 여행을 가능하게 할 프로젝트 등으로 미래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2020년 1분기 매출액 59억8500만달러, 순이익 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31% 이상 늘었고, 순이익은 세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 덕분에 테슬라는 미국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S&P500지수 편입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S&P500지수 편입 조건 중 하나가 4 분기 연속 순이익 달성인데, 2분기까지 포함하면 테슬라는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순이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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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테슬라는 세계 각지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텍사스에 새 공장 짓기로 했고 올해 초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3와 모델Y 생산에 들어갔다. 또한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중국 상하이 공장의 증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독일 베를린 인근에 2021년 양산을 목표로 기가팩토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테슬라의 가치가 정말로 그정도로 높은 것일까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겠지만 1980년대 레이건과 대처리즘으로 대변되는 금융자유화를 배경으로 한 신자유주의자들 입장에서 보면 예의 유니콘들과 테슬라는 분명 높은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논란 자체를 비웃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신자유주의자들이 판을 쳐 온 세상이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세계적인 석학들의 성찰이 계속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로 표현되는 상위 1%들을 위한, 양극화가 극단화되어가는 세상은 인간의 삶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에서는 홍수로 샨샤뎀이 위험 수위에 육박해 있고 그 전에 이미 4,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도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식이다. 당장에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호주에서 6개월 동안 산불이 계속되고 캘리포니아는 세 달 동안의 산불로 사막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로 인해 궁지에 몰린 것은 가난한 사회 약자층이다. 부자들은 그들을 내몰고 또 다른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면서 구글 등 기술 회사들의 선진성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때 동원되는 용어가 4차 산업혁명이다. 다보스포럼 창시자인 독일인 클라우스 슈밥이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도 이제는 선진국에서 시큰둥해졌지만 한국은 지금도 거의 모든 정치 이벤트나 기업체의 미래 청사진에 등장한다.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도 귀를 막는다.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는 없을까? 구글은 전 세계 13억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창출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그 구글이 고용하는 직원은 고작 2,000명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구글이 그들이 거둬 들인 수익을 하위 계층을 위해, 혹은 지구를 위해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20세기 포드가 고용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경제(?)로 인해 남은 것은 양극화뿐이다. 

그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GAFA라는 용어까지 만들어 서점에 넘치는 서적들만큼 지구나 인류의 미래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하는가이다.

일론 머스크가 우주선을 발사해 화성을 탐사한다고 하는 기사를 연일 띄우는 언론들은 과연 그로 인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성찰은 없다. 그저 과학지상주의에 입각한 신자유주의의 스피커 역할만 하고 있다. 우주선을 띄워 70억 지구인을 이주시키기라도 한다는 것일까. 구글이 인공지능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인류에게 무슨 이익을 주는지에 대해 따지기보다는 오히려 테슬라의 비정상적인 주가를 부러워하고 칭송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금은 신자유주의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용어다. 

지금 지구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촌에 등장한지 약 20만년이 지났다. 그 사이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는 물론이고 식물과 동물 가리지 않고 모든 종이 다섯 차례나 사라졌다. 그 원인은 모두 탄소 증가로 인한 것이었다고 한다.

지금 인류는 약 1만년 정도 전에 시작된 신석기 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올려놓은 기온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겨우 100년만에 1.0도를 높였다. 인간이 발전을 부르짖으며 무차별한 소비와 자연 파괴, 다른 종의 영역 침범 등이 원인이었다. 환경 경제학자들은 인류가 삶의 틀을 통째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한다. 언제 끝날지 모른 코로나19는 인류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미 많은 학자들이 말하고 있듯이 발등의 불인 기후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더 급선무다. 기후 변화의 원인은 온실가스이고 자동차에서는 이산화탄소가 핵심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은 운행 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당장에는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지만 그 에너지의 생산 과정에서부터 근본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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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을까. 우리는 배터리 전기차라는 상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실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탄소 중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BMW의 올리버 집세 회장은 기후 변화와의 싸움과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사회와 BMW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사고의 일면을 보여 주는 것이다. 

BMW는 전체 스펙트럼에서 차량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한 1/3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차량에 국한되지 않고 BMW의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감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2019년 BMW그룹이 생산한 약 250만대의 차량은 2030년 수명 주기 동안 4,0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것이라고 한다. BMW는 2006년 이후 이미 70% 이상의 차량이 기준보다 낮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으며 2030년에는 2019년 대비 다시 80% 더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그렇게 되면 2016년 대비 10% 미만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100% 녹색 전력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체 공장에서 폐기 부품을 최소화하고 기계의 예측 유지 보수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더 나아가 BMW에게 납품하는 전 세계 1만 2,000개 협력업체들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도 설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BMW는 이미 5세대 배터리 셀을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 전력만 사용하는 셀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이 한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탄소 중립을 선언한 배경이다. 배터리 전기차가 LCA관점에서 무공해차가 아니라는 점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자원 재활용을 통해서도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은 현재 고전압 배터리의 재활용률이 50%에 불과하지만 BMW는 최대 96%의 재활용률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LCA(Life Cycle Assesment)개념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부상해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 원과 배터리 생산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배터리 전기차가 내연기관보다 더 많은 배출가스가 등장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하면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이슬란드처럼 전체 전력을 수력 발전 중심의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다면 배터리 전기차의 유효성이 충분하겠지만 북유럽 국가들을 제외하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화석연료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세기 들어 전 세계 석탄의 사용은 오히려 80%가 증가했다고 하는 데이터를 무시하고 그냥 배터리 전기차만을 얘기해서는 안된다. 

이를 요약한 것이 탄소중립이다. 지금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은 2030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지구 기온의 상승을 1.5도에서 멈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올리버 집세의 말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해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 기후 재난을 넘어 경제 재난으로 간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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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툰베리라는 어린 소녀가 환경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그저 기특하다고 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이다. 그것은 여전히 경쟁을 미덕으로 여기며 그를 통해 세상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고 가는 것과 다름없다. 독일은 어릴 때부터 순위를 매기지 않고 경쟁을 금지하면서도 과학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식 승자독식 문화를 멈추지 않는다면 수도를 옮겨도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의 신자유주의는 인류에게 많은 부를 창출해주기도 했지만 그보다 훨씬 무서운 폐해로 인류와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당장에 멈추지 않으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는 ‘2050 거주 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의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경고가 아니라도 우리 주변의 환경은 이미 급속도로 사람이 살 수 없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욕심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특히 고성장 시대에 갖은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한 기성 세대들은 후세들에게 물려줄 자산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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