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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24. 정의선 리더십, 탄소중립 선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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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10-19 06:36:47

본문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빌 포드와 아키오 토요타에 이어 창업가의 후손이 세 번째로 그룹의 책임자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CEO, 즉 최고 의사 결정권자다. 창업가 정주영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업가로 유명하고 그 뒤를 이은 정몽구는 세계화에 성공한 경영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다시 2020년에 지휘권을 물려받은 정의선은 그야말로 100년만의 대전환이라고 하는 시대에 현대기아차 그룹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정의선은 선대와 달리 자동차를 부모의 뱃속에서부터 경험한 세대다. 자동차를 보는 눈이 다르고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 미래 산업의 생태계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정의선 시대는 어떤 도전이 놓여 있는지, 지금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한 국가도 그렇지만 기업체도 CEO의 비전은 기업 전체의 향방을 결정짓는데 지극히 중요하다. 정의선은 취임 일성으로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한다는 그룹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제시한 키워드는 ‘고객, 인류, 미래, 나눔’이다. 특히 고객의 가치를 인류로 확장한 대목이 시선을 끈다. 정의선은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하겠다”고 표명했다.

새로운 시대에 기업의 CEO가 제시해야 할 방향성으로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인류의 미래는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해 ‘2050년 거주불능 지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서 전 지구적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정치인들은 그들 나름의 ‘정치적 환경’을 핑계로 더딘 발걸음을 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는 물론이고 이제는 일반인들까지 거리로 나와 벌목 반대를 외치고 있고 육류소비 억제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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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세인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며 기후 관련 동맹휴학을 이끌 정도다. 한국에서도 초등학생들이 육류소비를 하지 말자는 운동을 전개하며 그들이 살아야 할 세상을 보존해 줄 것을 기성세대에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 산업화의 역군을 자처하는 기성세대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가장 큰 자산이 환경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복합적이라서 한 두 가지 문제로 해결될 내용이 아니다. 핵발전처럼 특정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인류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중단하고 육류 소비를 멈추어야 한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자연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 화석연료의 사용이라고 하면 단순히 공장이나 자동차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를 통해 생산하는 질소 비료를 비롯해 우리의 먹거리를 좌우하는 수많은 요소가 있다.

온실가스라는 단어로만 요약해도 우리는 지금 심각한 상태에 있다. 이미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해 지구 기온을 1.5℃ 상승에서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전 세계는 합의한 상태다. 북극의 얼음이 점차 없어져 가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고 그로 인해 캘리포니아는 연중으로 산불이 나며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호주에서도 몇 달째 이어지는 산불로 자연은 더욱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여름의 최장 장마와 북으로 직진한 세 차례의 태풍은 우리의 환경이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2010년 모스크바에서만 매일 700명이 죽어 나가는 등 폭염으로 총 5만 5,000명이 사망했다. 2016년에는 여러 달 동안 중동 지역을 뜨겁게 달군 폭염 때문에 이라크에서 5월 기온이 37.7도, 6월 43.3도, 7월 48.8도를 넘어섰으며 기온이 37.7도 아래도 떨어지는 경우는 밤 시간대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2050 거주 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2019년 추수밭 刊)에 저자가 예시한 수많은 자연재해 중 일부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개인의 생각보다는 기존의 데이터들을 종합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추측보다는 실제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특히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해 무신경한 나라에 속한다. 재난지원금으로 이루어진 소비 가운데 소고기가 상위권에 속해 있다는 것도 그런 예에 속한다. 황소 한 마리는 중형 세단 한 대가 1만 8,000km를 주행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내뿜는다. EBS의 다큐 프라임 ‘인류세-1부 닭들의 행성’에서는 지구상에서 약 230억 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으며 이는 70억 인구의 세 배를 넘는 것이다. 그래서 지구가 멸망하고 외계인이 와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닭의 화석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구촌의 이산화탄소는 동식물이 1,500억 톤/1년, 인간이 60억 톤/1년, 산업활동을 통해 300억 톤/1년을 배출한다. 한국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공장이나 자동차뿐 아니라 소고기 홀릭과 치킨 만능이 더 많은 온실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미디어들은 넘치는 먹방으로 소비를 조장하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배달의 민족답게 편리함을 향유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플라스틱의 공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기후 깡패, 기후 악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것이 지금 인류가 직면한 암울한 ‘인류의 미래’다.


정의선 시대의 키워드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
그런 상황에서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의 CEO에 오른 정의선이 내 세운 ‘고객, 인류, 미래, 나눔’이라는 키워드는 의미가 있다.

오늘날 자동차회사는 파워트레인의 근본적인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큰 틀에서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전력으로 구동하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로 가야 한다는데 대부분의 국가와 지역이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엔지니어링 회사 말(MAHLE)은 최근 현재 파워트레인 기술의 변화는 주로 정치적 목표에 따라 주도되고 있다며 단일 드라이브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1차원 토론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주장해 시선을 끌고 있다. 그보다는 기술에 기초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보쉬도 생활의 중심인 경상용차부터 장거리 운송을 위한 대형트럭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용차를 위해 디젤엔진부터 전동화, 수소 연료전지 등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쉬는 도로 운송에 대한 기후 행동은 광범위한 기술 공격을 요구한다며 특히 상용차는 주행 프로필, 탑재 하중 및 주행 거리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파워 트레인 솔루션과 관련하여 다양한 요구 사항이 있다는 생각이다.

완성차회사들의 경우는 폭스바겐은 대표적으로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을 선언했으며 GM도 전기차회사로의 전환을 공표하고 있다. 토요타는 여전히 하이브리드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도 배터리 전기차의 라인업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분위기로만 보면 배터리 전기차 시대가 눈앞에 와있는 것 같다. 수소 연료전지차 부문에서는 현대차 그룹과 다임러, 토요타가 3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컨설팅 기관과 마케팅회사들의 전망을 평균해 보면 2030년에도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점유율은 7~10%에 머무르고 있다. 이 역시 배터리 원자재 문제 등을 고려하면 불확실한 전망이다. 테슬라가 아무리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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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현 시점에서 자동차산업의 파워트레인은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전동화를 통해 과도기적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에너지의 대전환을 통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전력을 사용하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기차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978년 BMW가 시작했던 수소 연소자동차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독일의 말(Mahle)이 대표적이다. 이는 내연기관과 수소의 조합으로 연료전지보다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많지만 뛰어드는 업체가 많지 않아 BMW가 개발을 중단했다. 부품회사가 나서고 마쓰다도 시도한 적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비춰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파워트레인 전략은 체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당장에는 내연기관 엔진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로 간다는 파워트레인 개발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개조 전기차를 넘어 본격적인 전용 배터리 전기차의 시작은 2021년 출시되는 아이오닉이다. 첫해 SUV인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2022년 세단 아이오닉6를, 2024년에는 SUV 아이오닉7을 출시한다.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비교하면 유럽업체들보다는 늦은 행보이지만 미국이나 일본 업체들보다는 한발 앞서 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전동화차 비율을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부문에서는 세계적으로 주도권을 장악해 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비전 2030을 통해 2022년 4만 대, 2030년 50만대의 생산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연료전지 전기차에 관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 차원의 지원까지 더해지며 이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글로벌 수소 사용차량 전망을 보면 2030년 100만~150만대의 자율주행 택시, 30만대~ 70만대의 자율주행 셔틀, 300만대~400만대에 트럭과 밴, 4,000대~8,000대의 수직이착륙 항공기 등이다. 이 수치가 실현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 인류가 직면한 미래의 도전을 감안하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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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플레이어 중 전동화에 대해 가장 복합적인 길을 택하고 있다. 그에 대해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보쉬나 콘티넨탈, 보그워너, 말 등 부품업체들의 행보를 보면 현대차그룹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탄소중립의 선언이다. 지금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탄소중립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기후깡패 한국에서는 관심이 적지만 세계적인 흐름은 그렇다. 지금 한국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한 업체는 LG화학뿐이다. 그것도 메르세데스 벤츠가 배터리셀 납품의 전제조건으로 탄소중립을 요구했기 때문에 한 것이다.

RE100, 즉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하겠다고 선언한 업체는 한국에는 아예 없다. 지난 6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23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구글과 애플 등 30여개 기업은 이미 100% 달성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를 선도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나서면 삼성 SDI나 SK이노베이션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면 관련된 수많은 업체도 뒤를 잇게 된다. 그래야 정치구호였던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 이후 OECD 국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 줄인 데 비해 한국은 오히려 25%나 증가해 기후 악당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날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정의선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인류의 미래라고 했다. 그것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지금 인류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탄소 중립과 RE100을 통해 보여 주어야 한다. 그것이 글로벌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며, 인류의 삶과 행복에 기여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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