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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27. 파워트레인의 미래 – 40. 현대차그룹의 e-GMP, 그리고 플랫폼 아웃소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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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12-04 16:07:03

본문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멀티 충전과 양방향 급전, 그리고 모든 세그먼트의 장르에 대응하는 모듈러 플랫폼이다. 플랫폼 하나로 세단은 물론이고 SUV와 MPV까지 모두 대응이 가능하고 800볼트까지 다양한 충전기에 모두 대응하며 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 전기 기기의 에너지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등 이 시대 상상이 가능한 배터리 전기차의 대부분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현대차그룹의 e-GMP 개발이 의미하는 것과 글로벌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변화 중 플랫폼 아웃소싱에 대해 살펴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차그룹의 e-GMP는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빠른 속도로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상의 복잡도가 줄어들어 생산효율이 높아짐에 따라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자율주행, 고성능 EV, V2G(Vehicle to Grid) 등 다양한 활용성까지 고려한 설계구조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전용 전기차에 신규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다양한 글로벌 충전 인프라를 고려한 세계 최초의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기술,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을 추가로 적용해 더욱 진화된 전동화 모빌리티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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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계획된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 중에서 전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가 23개 차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 대를 판매해 명실상부한 전기차 글로벌 최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첫 번째로 적용될 예정인 배터리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을 출범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에 기반한 모빌리티 및 전기차 사업체제로의 혁신적 전환을 진행 중이다. 9월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2027년까지 CV와 고성능 모델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용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결국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전기차 시대에도 비용 절감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은 지금 그보다 더 복잡한 상황으로 빠져들어 있다.


하드웨어 시대의 모듈러 플랫폼, 모듈러 엔진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비용 절감의 역사다. 우선은 규모의 경제라는 명제를 벗어날 수 없다.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하나의 모델이 만들어지려면 플랫폼과 차체, 엔진을 모두 새로 설계하고 개발해야 했다. 라인업이 많으면 그로 인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비용 절감 압박이 심해진 것은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시장을 개방하면서부터다. 2000년 중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 대수는 200만대에 불과했지만, 시장의 폭발력은 대단했다. 2007년에 879만대까지 성장했지만, 당시 골드만 삭스는 공급과잉과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최대 1,600~1,800만 대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가 출렁일 때 중국은 세계 시장을 상대로 생산을 급속히 늘렸다. 자동차산업에서 그런 중국 시장의 폭발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일찍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폭스바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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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폭스바겐은 MQB라는 모듈러 플랫폼 개념을 도입 초기 많은 전문가(?)들은 그 개념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르노닛산 그룹도 CMF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어 토요타의 TNGA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업체가 모듈러 플랫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닛산의 CMF 플랫폼은 전용으로 설계하는 부품의 수를 줄여 개발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2013년에 출시될 차종에는 부품 비용을 27%, 개발비를 29%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닛산은 CMF의 채용대수를 생산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2013년에 12%, 2016년에 58%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폭스바겐의 MQB도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이외의 많은 파워트레인에 대응할 수 있으며 경량화 효과도 있다. MQB 플랫폼에서 나오는 모든 모델은 구형 대비 최소 40kg이 가볍다. 언더보디의 85%는 고장력 강판으로 구성되며 기존의 스틸 대비 4배가 강하다. 18kg 경량화라는 효과도 있으며, 차종에 따라서는 알루미늄 패널이 적용된다. 그리고 실내의 부품도 구형 대비 10kg 이상 가벼워진다. MQB는 유럽은 물론 중국과 미국 등의 여러 국가에서 생산되며 최대 60개 이상의 모델이 나오고 있다.

그뿐 아니라 BMW를 필두로 엔진에서도 모듈러 개념을 도입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과 더불어 배기가스 저감효과까지 거두기에 이르렀다. 하나의 실린더로 3기통과 4기통, 6기통 엔진을 만들고 가솔린과 디젤에서도 공유한다. 그로 인해 부품 공유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비용 절감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글로벌 플레이들의 연간 생산 대수는 20세기 말 200만대에 묶여있던 것을 물리적인 합병 등을 통해 해결했고 이런 하드웨어의 모듈러화에 의해​ 4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그리고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8년 2,880만대를 생산하며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낳았다. 


“모듈러 EV 플랫폼을 팝니다”, 보쉬와 폭스콘도 가세
그런데 다시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EV 플랫폼이 등장했다. 양산 브랜드 중에서는 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MEB 플랫폼을 선보였고 올봄에는 GM이, 그리고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e-GMP라는 이름의 전용 배터리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들은 글로벌 톱5에 속하는 대형업체들로 그만큼의 자금 투여능력이 있는 업체들이다. 자동차 개발 및 생산에의 참여는 시작에 수십억 원, 양산차 설계에 1,000 억 원 이상, 양산에 수천억 원의 투자가 소요된다. 초기 투자 후 필요한 운전 자금도 막대하고, 적어도 수천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자금 조달 장애물은 매우 높다. 그래서 대형 항공기 산업과 함께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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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9년에는 보쉬가 EV 플랫폼을 선보였고 지난 10월에는 대만의 폭스콘이 EV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보쉬는 롤링 섀시라고 하는 벤텔라(Benteler Automotive)와 피닌파리나 등과 협력해 개발한 EV 플랫폼에 대해 개발 공수를 저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완성차회사들과의 관계가 폭넓은 보쉬의 입장에서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플랫폼 개발 여력이 없는 업체들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폭스콘은 이 플랫폼을 채용한 첫 번째 배터리 전기차를 2022년까지 개발하고 향후 다른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폭스콘은 자사의 플랫폼을 탑재한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가 2027년까지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폭스콘의 전기차용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오픈 플랫폼인 MIH의 특징은 많은 기업이 유용할 수 있도록 기업마다 변경할 수 있는 범위를 상당히 넓게 했다는 것이다. 폭스콘은 MIH 플랫폼 및 주요 구성 요소는 더욱 포괄적인 EV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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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의 EV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방형 플랫폼인 MIH는 소프트웨어 정의를 통해 EV의 현재 개발상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분리하고 개방형 에코 시스템을 활성화한다. 개발자가 MIH에서 EV를 개발하기 위한 주요 기술 및 도구에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업계의 진입 장벽을 줄여 더 많은 기업이 EV 개발에 참여하도록 장려하여 업계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선도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MIH 플랫폼을 활용하여 세단, SUV 등 다양한 모델에 대한 EV를 개발할 수 있다. 폭스콘은 MIH를 EV 산업의 안드로이드 시스템으로 포지셔닝하고 산업 파트너와 함께 EV 제조 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정의 개방형 생태계를 만드는 목표를 향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폭스콘의 진입은 자동차 개발의 기존 질서를 크게 흔드는 효과가 있다. 차체 플랫폼의 설계 및 제조는 지금까지 자동차업체의 특권이며, 신규 참가 기업에게 큰 장벽이 되어왔다. 그것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자동차산업에 뛰어든 것은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를 등에 업고 투자 유치에 성공한 테슬라 외에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 폭스콘이 EV 플랫폼을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직접 개발한 자사제 제품으로는 우선 그 성능과 품질을 과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GM과 혼다가 내연기관은 혼다가 주로 개발하고 전기차 플랫폼을 비롯한 관련 기술은 GM이 주도하는 형태로 분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지금까지 글로벌 협업과는 거리를 두어 온 혼다가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플랫폼을 타사에 맡기는 결정을 내린 것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히 미국은 EV의 보급을 주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등 연방 정부의 환경 규제가 달리 EV의 보급률이 주에 따라 다르다.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완전히 이루지 못한 혼다는 새로운 전용 플랫폼을 건설할 정도로 판매량을 당분간 늘리기 어려워 타사와 분업을 하게 된 것이다.

GM과 혼다의 이런 관계 설정 외에도 포드는 2019년 독일 폭스바겐으로부터 EV 플랫폼 MEB를 제공받기로 했다. 폭스바겐이 MEB플랫폼을 선보이면서 다른 업체에게도 판매하겠다고 한 것이 실현된 것이다. 자체 EV플랫폼을 개발한 업체 중 폭스바겐과 GM은 비용 절감을 위해 글로벌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여기에 일본의 일본전산도 2025년까지 EV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움직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EV 플랫폼의 분업은 적어도 향후 5년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비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EV의 판매는 당분간 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용 플랫폼을 새로 개발할 정도의 판매를 전망할 수 없는 업체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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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기차의 본격적인 시장 확대는 배터리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2025 년 이후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때까지 폭스바겐과 GM, 현대자동차처럼 직접 대대적인 투자를 해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그래서 PSA그룹은 e-CMP라는 내연기관차와 전동화차에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내년 초 FCA와 통합된다해도 소형차 위주의 두 회사가 당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CMF라는 모듈러 플랫폼을 만들어 그것을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데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르노닛산미쓰비시는 어떤 대응을 할지 궁금하다.

이 때문에 EV플랫폼의 분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그보다 더 어려운 소프트웨어가 미래 자동차의 주역으로 되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져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차체 등 하드웨어의 개발에의 투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거대한 단위의 분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의 플랫폼을 타사에 맡기는 이례적인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업체의 독무대였던 플랫폼 개발에 부품 업체 등이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지금 자동차산업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형태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는 하드웨어 플랫폼은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아웃소싱할 수밖에 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이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지 아니면 구글이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OS 시장을 90%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웨이모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시장을 장악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프트웨어 분업은 하드웨어 분업보다 훨씬 더 피할 수 없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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