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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52.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대형 부품업체 힘의 이동을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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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7-19 11: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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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미래의 자동차산업, 대형 부품업체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칼럼을 썼었다. 자동차산업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완성차회사의 전략과 모델, 마케팅을 중심으로 거론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시대의 화두인 CASE가 그렇고 그 근저가 되는 전동화 모델의 등장에 관한 뉴스도 그렇다. 그러나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데이터로 이행하면서 근본적으로 헤게모니를 장악해 가고 있는 것은 대형 부품업체다. ICT기업을 비롯한 거대 기술기업과 통신회사,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포머 들이 등장하면서 양상이 더욱 복잡해져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차업체에 시스템을 납품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한 메가 서플라이어들의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여전히 시장이 지배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면서 판도는 다시 바뀌고 있다. 메가 서플라이어의 현주소를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18년 기준 글로벌 톱 10 메가 서플라이어는 독일의 보쉬와 일본의 덴소, 캐나다의 마그나 인터내셔널 등을 비롯해 콘티넨탈, ZF, 아이신 세이키, 현대모비스, 리어 코포레이션, 발레오SA, 포레시아 등의 순이었다. 2000년의 델파이, 보쉬, 비스테온, 덴소, 리어, 존슨콘트롤스, 데나, TRW, 마그나 인터내셔널, 포레시아였던 것에서 크게 바뀌었다.

델파이는 분해됐고 비스테온의 존재감은 미미해졌으며 ZF가 TRW를 합병하며 급상승했다. 중국 웨이차이가 4위에 올랐으며 현대 모비스도 톱 10에 랭크됐다. 이들 부품업체는 최근 10여 년 사이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웠고 사업 범위의 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커넥티비티와 전동화, 자율주행차 기술이 그것이다.

지금은 기후재앙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규제가 시시각각 강화되면서 우선은 전동화를 위한 기술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CATL이 중국 정부의 뒷배를 배경으로 급성장했고 LG 에너지솔루션과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의 노스볼트가 지역적인 조건과 어울려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웨이차이그룹이 매출액 기준 세계 4위에 오르는 등 시장의 힘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10대 부품업체 매출액, 2000 대비 2020년 두 배
미국 오토모티브 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 회사의 2020년 매출액은 2000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세계 최대인 보쉬가 2.3배 증가한 480억 달러에 달했으며 ZF는 6.6배 증가한 371억 달러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위인 일본의 덴소도 2000년 160억 달러에서 445억 달러로 세 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자체적인 매출 증가도 있었지만 주로 인수 합병에 의한 것이다. 참고로 현대 모비스는 2000년에는 10위권 밖이었으나 2020년에는 보쉬, 덴소, ZF, 마그나 인터내셔널, 아이신, 콘티넨탈에 이어 7위에 랭크됐으며 매출액은 콘티넨탈보다 약 5억 달러 적은 310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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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자동차 부품회사 전체의 2020년 매출액은 2000년의 두 배에 달하는 3,100억 달러였다. 이는 자동차 생산 대수보다 더 큰 증가폭이다. 2000년 자동차생산 대수는 5,840만대였으나 2020년에는 7,810만대였다. 코로나19라고 하는 예상 밖의 변수로 인한 것이었지만 2019년의 9,180만대와 비교하면 60%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중국업체들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컨설팅업체 롤란드 버거(Roland Berger) 및 베릴스 스트래티지 어드바이저스(Berylls Strategy Advisors)와 중국 미디어가 공동으로 2020년 500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 회사의 비즈니스 수익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웨이차이 그룹이 보쉬와 덴소, 콘티넨탈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고 한다. 웨이차이의 매출액은 385억 달러(2,493억 3,000만 위안)에 달했다.

이 보고서는 2012년 처음 설문조사를 할 당시에는 웨이차이 파워라는 단 하나의 회사만 중국 업체였지만 현재는 상위 100대 공급업체 중 약 10%가 중국 공급업체이며 내년에는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웨이차이의 CEO 탄 쉬광은 지난 4월 중국 엔진신뢰성 국가핵심연구소 이사 및 중국 엔진 탄소중립성 혁신 얼라이언스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중국 부품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지만, 시장의 힘을 배경으로 급성장한 경우다.

2018년 중국 자동차산업 시장독재가 시작된다는 칼럼에서 중국은 국가 주도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흔히 말하는 새로운 먹거리 육성에 적극적이고 관료 자본주의에 따라 서구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형태로 기업을 육성하리라 전망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고 웨이차이 그룹이다.  여기에 바이두와 포니 에이아이, 샤오미, 화웨이 등도 이미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거나 사업확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자력으로 기술 개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전통적인 메가 서플라이어들이 달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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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폭스콘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통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외부 업체에 판매한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로 강한 존재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당장에는 중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폭스콘은 이미 베트남 빈패스트, 미국 피스커, 태국 PTT, 미국 위스콘신주와 전기차 생산을 협의 중이다. 스텔란티스 그룹과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다. 길리자동차와 함께 주목해야 할 업체다.

이는 자본은 국경이 없다는 것과도 상통한다. 지금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Made in China"에서 "Created in China"로 슬로건을 바꾸며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아직 거리가 있는 중국의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연간 판매 4,000만대까지 예상하는 중국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다.

국가별로 상위 10개 업체 순위를 살펴보면 2000년 6개였던 미국 업체가 1개로 줄었다. 딜로이트 토마츠 그룹 및 기타 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2000회계연도 상위 50대 기업 중 미국 업체가 21개 사가 있었지만 2020회계연도에는 8개로 줄었다. 2000년 1위였던 델파이가 붕괴된 것은 GM과 크라이슬러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반면 유럽 업체들은 50개 중 17개에서 2020년에는 20개로 늘었다. 상위 10위 업체 중 다섯 개가 유럽 업체였다. 물론 변속기 전문업체였던 ZF가 미국의 안전 시스템 전문업체 TRW를 135억 달러에 인수합병했고 콘티넨탈은 왑코를 비롯한 센서와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해 타이어를 제외한 부문에서 매출액이 4배나 증가했다. ZF는 지금 보쉬나 콘티넨탈과 맞먹는 종합적인 솔루션 제공업체로 부상해있다.

대부분은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 이후 자동차산업의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그에 대응한 부품업체들의 인수합병이 변화의 주된 요인이다. 특히 올 초에 보쉬와 콘티넨탈, ZF는 소프트웨어 개발 센터를 오픈하며 자율주행차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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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테슬라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 ID.3 등 MEB 베이스 배터리 전기차에 차량 제어 컴퓨터와 디스플레이 및 HMI를 제어하는 컴퓨터를 탑재했고 자율 주행 컴퓨터도 개발 중이다. 이는 테슬라가 차 한 대당 30~70개에 달하는 ECU를 3~4개로 통합한 것을 벤치마킹해 카소프트웨어 조직(Carsoftware.org)을 별도로 설립해 본격적으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New Auto 전략을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회사로 전환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의 메가 서플라이어인 보쉬와 콘티넨탈, ZF 등이 버티고 있다. 그만큼 대형 부품업체들의 비중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부품업체는 2020년 기준 50대 업체에 13개사가 랭크됐다. 덴소와 아이신 등 토요타 계열의 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는데 산하 부문별 업체들이 공동으로 투자해 전동화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업체 중에서는 소니의 행보가 가장 시선을 끈다. 소니는 CES 2018을 통해 컨셉트카 비전 S를 발표할 때만해도 완성차회사들에 다양한 기술을 제공하고자 하는 수준으로 해석됐었다. 하지만 CES 2021을 통해서는 마그나에게 위탁 생산한 전기 자율주행차의 시험 주행 장면을 공개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테슬라나 애플과의 차별화 포인트인 AV 시스템은 대시보드 전면에 LCD를 배치하고, 소니의 360 리얼리티 오디오(360RA)에 의한 현장감 넘치는 음장감을 재현한다. 이는 4,700만 명 이상의 유료회원을 보유한 플레이 스테이션 플러스와 소니카를 연결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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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외에도 소니의 주력 사업인 이미지 센서의 진화도 있다. 그리고 최근 라이다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테슬라와 비슷한 점은 전자 플랫폼을 5개 영역으로 나누어 각각 제어 컴퓨터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수다.

자동차라는 본질 측면에서는 서스펜션과 모터, 배터리의 통합제어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개념의 자동차 만들기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LG와 삼성이 추구하고 있는 것을 합한 것 같은 구도다.

한국업체 중에서는 현대 모비스가 7위에 랭크되어 있고 이어서 현대 트랜시스가 37위, 현대위아 38위, 한온시스템 42위, 만도 50위, 현대캐피코가 88위에 올라있다. 램프 업체 SL(89위), 범퍼 등을 생산하는 서연이화(94위)도 처음으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이들은 업체에 따라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차이가 난다. 마찬가지로 합병을 통한 덩치 키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을 합병해 새롭게 출범했다.


LG와 삼성, SK도 메가 서플라이어의 길을 간다?
하지만 정작 글로벌 시장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 업체들은 메가 서플라이어들처럼 자동차 관련 부품을 다양하게 개발 생산하고 있는 LG와 삼성, SK 등이다. 이들은 최근 주로 배터리와 반도체 등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데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오고 있다. 특히 LG는 지금이라도 결단만 내리면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을 정도다. 단적으로 GM의 쉐보레 볼트(Bolt)는 부품의 60%가량을 LG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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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삼성은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OS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HMI용 디스플레이를, 삼성 전기는 전기모터와 전력관리 시스템을 SDI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경량화 소재를 개발 또는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하만을 인수하면서 전장사업에 뛰어들었고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통신, 그리고 주춤했다가 다시 힘을 싣고 있는 엑시노스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ICT 하드웨어의 세계 최강자 가운데 하나다. 하만은 휴대용부터 카 오디오와 홈 하이파이를 거쳐 공연장까지 모든 종류의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대규모 공연장을 통합 제어하는 프로페셔널 장비들을 생각할 수 있다. 즉 하만 그룹의 강점은 어떤 포인트에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는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의 경험이 있다는 뜻이다. 그 시너지 효과가 2021 CES를 통해 나타났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가 내비게이션과 카 오디오를, LG디스플레이가 HMI용 디스플레이를, LG이노텍은 ABS 모터와 카메라 모듈, 차량용 통신 부품, 발광 다이오드 램프를, LG 에너지 솔루션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LG는 오스트리아 조명회사 ZKW를 인수하고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미 LG디스플레이가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UI(또는 HMI)를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폭스바겐의 ID.3와 ID.4의 배터리는 물론이고 세 개의 통합 컴퓨터 중 HMI 컴퓨터를 공급해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NXP반도체와 스피커용 앰프 등 외부 부품을 통합했지만 컴퓨터 자체는 LG전자가 개발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도 LG 제품이다. 기아 현행  K9이 출시될 때 그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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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배터리 수요 급증에 대비해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확대에 6조원을 투자해 구미에 음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이는 정부 차원의 배터리 사업 육성과 맞물린 것으로 2020년 4만 톤의 음극재를 2026년 26만 톤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는 LG 에너지솔루션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항속거리 600km를 보장하는 NCMA음극(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산화 용량 확보가 핵심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리튬 이온과 윤활유를, SK케미칼은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SK C&C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SK플래닛 텔레콤은 내비게이션 T맵을 발전시키고 있다. SK이노배이션은 여기에 2030년까지 생산 용량을 500GWh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와 LG는 원통형 4680 배터리 셀의 개발을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로부터의 수요를 노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테슬라의 기존 공급업체 파나소닉과 경쟁하게 된다.

물론 그 외에도 만도를 비롯해 포스코 케미칼 등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부품 산업을 꾸준히 확장해 오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을 기준으로 메가 서플라이어로 분류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들 한국 업체들에 대해 자동차산업 진출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보쉬나 콘티넨탈, ZF 등의 방향성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들은 이미 차량제어 컴퓨터와 자율주행 컴퓨터, HMI 제어 컴퓨터 등으로 ECU를 통합해 독일 업체들을 시작으로 실적으로 올리고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디지털화를 천명한 보쉬와 콘티넨탈, ZF가 여전히 메가 서플라이어의 선두권에 있는 이유다. 애플처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생태계를 갖추고 있고 천문학적인 자금까지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미래의 자동차산업에 뛰어 드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미래의 자동차산업은 그 업태가 지금과는 다르다. 차를 만드는 능력만 가지고는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폭스바겐의 vw.OS, MB.OS. BMW OS, 토요타의 아린(Arene), GM의 VIP, 현대차그룹의 모빌진(Mobilgene) 등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아예 브랜드화해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대부분이 아웃소싱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면 지금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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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업체 딜로이트 토마츠 그룹은 중국과 한국이 힘을 얻으면서 전동화를 위한 안수합병이 더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센서와 같은 여러 부품을 설정하는 광범위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개발비로 인해 독자적으로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얘기이다.

여기에는 완성차회사의 부품회사의 역학관계 변화가 포함된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20세기 말부터 예견되어 왔었으나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시장은 폭발했고 그런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었다. 그 사이 미국 부품업체들은 존재감이 미약해졌고 독일 업체들은 더 커졌으며 중국 업체들은 시장을 무기로 급성장했다. 한국에서는 기존 업체들이 현대차의 성장과 함께 덩치를 키운데 더해 LG와 삼성, SK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해 있다.

최근 배터리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문제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변수로 떠 오르면서 누가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에 대한 머리싸움은 다시 시작됐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2025년경 배터리 전쟁에 대한 틀이 형성되고 자율주행의 구현과는 별개로 레벨4의 기술이 완성되는 단계가 되면 자동차산업의 그림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변해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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