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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68. 파워트레인의 미래 -55. 전기차 구매 유혹하는 800볼트와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1-10-31 21:06:12

본문

어느 순간부터 적어도 한국에서는 전기차 보급의 전제 조건으로 인프라 구축이라는 얘기가 사라졌다. 충전기를 얘기하는 것이다. 나라별로 편차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지금 전기차 시대의 기술을 주도하는 유럽과 중국, 한국 등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시스템의 기술적인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 아직은 먼 미래로 여겨지는 시장이 더 많은데 주도하는 업체들은 한 발 앞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800볼트 시스템과 실리콘 카바이드(SiC :Silicon carbide, 탄화규소)를 베이스로 하는 파워 반도체에 관한 것이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등 기술적 발전과는 별도로 충전속도를 빨리하고 전기구동 시스템 내에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현시점에서의 800볼트 시스템의 현황과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의 기초적인 내용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유럽의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배터리 전기차 판매 대수가 2020년 같은 기간보다 91.4% 증가한 80만 1,025대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이 약 10.4%에 달해 11%가량인 중국과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유럽 연합 28개국 중 4~6개국에 집중된 현상이고 인도는 0.1%, 미국은 3%, 일본은 1%라는 심한 편차가 있지만, 기후 재앙을 억제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당위성이 갈수록 전기화의 추세를 강제하고 있다.

이런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배터리와 관련된 제반 기술의 발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배터리의 안전성 및 에너지 밀도의 향상과 가격 인하를 통한 차량 가격 인하, 충전 인프라 구축, 그리고 전기차 내에서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이다. 충전속도도 현재로써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막는 중요한 장애요소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실제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효율과 충전 인프라는 물론이고 충전 시간 단축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도 100세대 이상의 신축 아파트는 세대수의 5%, 기축 아파트는 2%의 충전기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그것은 가정용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AC 완속 충전기이다.

사용자들은 이에 더해 이동 중에 가능한 이른 시간에 충전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 DC 급속 충전기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급속 충전기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의 손상이 빨라진다는 의견에는 아직 귀를 기울이지 않고 당장에는 빠른 충전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늘날 자동차에 탑재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압은 대부분 400V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들의 축전 용량은 50kWh에서 80kWh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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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부피의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서 플랫폼을 개량하고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배터리 자체의 부피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100kWh가 넘는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포르쉐 타이칸 터보 S는 축전용량 93.4kWh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그만큼의 충전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때 필요한 것이 800볼트 전압시스템을 소화할 수 있는 충전기다. 800 볼트 기술은 충전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용량에 따라 2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 할 수 있다. 또한 더 높은 출력을 가능하게 하며 전기 구동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800볼트 시스템은 포르쉐가 타이칸 출시와 함께 가장 먼저 선보였고 이어서 아우디와 현대차그룹이 채용했고 GM도 얼티움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하고 있는 캐딜락의 첫 번째 배터리 전기차 리릭에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메이저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이어 중국의 BYD가 2021 상하이 오토쇼를 통해 다른 자동차회사에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한 전용 전기차 e- 플랫폼에 800V 고속 충전시스템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5분 충전으로 1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항속거리가 1,000km 이상이라고 한다.

샤오펑(Xpeng)도 지난 10월 샤오펑1024테크데이를 통해 실리콘 카바이드(SiC) 기술이 적용된 800볼트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최대 480kW의 충전 전력을 제공하는 고속 충전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샤오펑은 전기차 플랫폼과 관련하여 통합 실리콘 카바이드 기술이 포함된 800볼트 아키텍처이며 피크에서 600A의 에너지 전류를 위해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적절한 충전기로 급속 충전할 경우 새 플랫폼 기반 차량은 5분 안에 2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에너지차라는 용어를 동원하며 전기차의 보급을 촉진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특히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경쟁력의 포인트로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급속 충전 시스템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중국시장에서의 세 확대를 위해서도 800볼트 시스템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800볼트 시스템은 리막과 콘티넨탈, ZF가 주도
현재 800볼트 부품은 현대차와 제휴하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리막을 비롯해 역시 현대차그룹에 납품하고 있는 콘티넨탈의 파워트레인 자회사 비테스코가 있으며 실리콘 카바이드를 반도체로 사용하는 파워 일렉트로닉스가 핵심인 ZF도 800볼트 충전 시스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고성능 모델에 중점을 둔 포르쉐는 900볼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1,000볼트, 즉 킬로볼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ZF는 이미 900 볼트 시스템이 사용되는 포뮬러 E의 기술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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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크게 보면 아직은 배터리 전기차가 보급형보다는 고급차를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고 그만큼 배터리 축전용량이 크고 급속 충전에서의 빠른 충전속도에 관한 요구 사항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쉬는 75kWh에서 100kWh사이의 대용량 배터리가 2025년에는 20%에 도달하고 2028년에는 3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이 곧 800볼트 시스템의 필요성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포르쉐가 출력을 800V로 늘리고 출력을 350kW로 늘린 초고속 충전으로 4분 만에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유럽에서는 그런 800V에 대응하는 충전기가 설치되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유럽, 미국, 중국의 고속 충전기 비율이 2021년 1%, 2025년 28%, 2030년 5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워반도체는 독일과 일본이 장악, 한국도 국산화 성공

800볼트 전압 대응 충전기와 함께 부상한 것이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다. 전기차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바꾸어 모터(전동기)에 공급하는 인버터가 있는데, 이 인버터의 핵심부품이 바로 파워반도체다. 현재 대부분의 파워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를 기초 소재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실리콘 카바이드를 소재로 한 파워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ZF는 중앙 파워 일렉트로닉스 장치는 실리콘 카바이드를 반도체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GM도 지난 10월 초, 울프스피드(Wolfspeed)와 공동으로 GM의 미래 전기차 프로그램을 위한 실리콘 카바이드 파워 장치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울프스피드의 실리콘 카바이드 장치는 항속거리를 확장하는 보다 효율적인 추진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특히 차세대 GM의 얼티움 드라이브 장치에 포함된 통합 파워 일렉트로닉스 장치에 사용된다.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파워반도체에서는 저항 성분이 클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저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점에 착안해 국내 연구진이 소자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도랑 형태의 구조를 가진 ‘트렌치 구조’의 모스펫(MOSFET)을 가진 파워반도체를 개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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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파워반도체를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최대 10% 전비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매우 크다고 한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보다 SiC 파워반도체는 소수의 선진국들만이 독점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국전기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SiC 트렌치 구조는 파워반도체의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안정적인 동작 및 장기 내구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 세계적으로도 독일과 일본만이 양산화에 성공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다. 수년 내에 SiC 시장의 주역이 될 트렌치 모스펫을 국산화함으로써 SiC 기술 1부 리그에 후발국인 한국이 합류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800V의 장점은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인버터 및 드라이브 모터와 같은 핵심 파워트레인 부품의 소형화 및 높은 출력에 기여한다. 이 때문에 독일의 메가 서플라이어들이 800V 구동형 트레인 부품을 잇달아 대량 생산할 계획을 밝히기 시작했다.

보쉬와 ZF는 2022년에 800V의 인버터와 모터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콘티넨탈의 파워트레인 사업부는 2023년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결국, 800V의 흐름이 배터리 및 파워트레인 이외의 부품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30년 800볼트 탑재차 30% 이상 증가 전망”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기술은 시장에서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가 중요하다. 보쉬는 2030년경까지 고급차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에는 전체 전기차의 8%, 2028년에는 18%가 800V 호환 차량의 비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르쉐 등 스포츠카 브랜드나 고가의 모델에 비중을 두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상급 모델에 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전기차에 탑재된 전기모터의 최대출력이 200kW 이상은 모델들에 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200kW 이상의 모델도 400볼트로 소화할 수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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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ZF는 일반 전기차에도 채용이 확대되어 2028년에는 800V를 탑재할 수 있는 차량이 전체 전기자동차의 30% 이상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각 차이는 있지만 배터리 전기차로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급속충전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ZF는 인버터와 모터의 효율성을 향상하기 때문에 배터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축전용량이 40kWh 이상인 경우 800V 호환 차량의 비용은 400V 호환 차량보다 운행 비용이 덜 든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BMW와 현대차그룹이 전기 모터와 변속기, 인버터를 하나의 모듈에 결합해 효율성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제어 전자 제품 및 인버터는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와 함께 작동하며, 전력을 2~3% 적게 소비하고 주행거리를 5% 늘려준다고 한다.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비슷한 출력을 가진 모터보다 더 가볍고 부피도 작다고 한다. 그것이 결국은 사용자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차이는 있다. 배터리 전기차가 개조 전기차로 등장했던 2010년대 초만해도 전기모터의 분당 회전수는 2만~3만 rpm이었다. 그것이 최근에는 1,5000rpm전후로 낮아졌는데 통합 모델에서는 그보다 2,000~5,000rpm 이상 더 높다.

참고로 현대차그룹의 E-GMP 플랫폼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한 최대출력 600마력으로 기본적으로 뒷바퀴 굴림방식이지만 앞차축의 모터로 네바퀴 굴림방식도 설정된다. 주행 상황에 따라 변속기 분리기는 앞차축의 구동을 켜거나 끌 수도 있다.

이 파워반도체의 핵심인 실리콘 카바이드 제조업체로는 ST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롬(ROHM), 인피니언 등이 있다. 선두 주자인 프랑스의 ST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는 테슬라의 모델 3에 인버터 및 실리콘 카바이드 MOSFET 공급 등으로 자동차 SiC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50%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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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업체는 롬으로 2025년까지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생산능력을 5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콘티넨탈의 비테스코와 우선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체적으로 SiC기판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실리콘 카바이드에 집중하는 ST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와 롬과 달리 기판은 자체 생산하지 않으며 다양한 분야의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는 인피니언도 있다. 울프스피드도 기판에서 존재감이 있지만, 제품 수준에서는 뒤진다는 평가다.

이제는 내연기관차 시대에 알아야 했던 것과는 다른 기술적인 특징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할 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회 충전 항속거리에 더해 내연기관의 연비에 해당하는 전비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연비가 좋은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배터리 전기차는 도심 주행 시 효율성이 높다는 점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불과 6~7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가 이루어져 있고 ‘어떻게’라는 답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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