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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25. 현대차, 포니 쿠페로 스토리텔링하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2-11-25 10:17:28

본문

현대차그룹이 2022년 11월 24일, 포니 쿠페 컨셉트 복원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부문을 이끄는 루크 동커볼케와 이상엽이 앞장섰다. 현대차그룹 CCO 루크 동커볼케는 처음 현대차에 합류했을 때 현대차만의 아이콘이 없다는 점에 놀랐다고 했다.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은 포니쿠페의 아름다움에 감탄했고 양산 단계에까지 들어갔으나 당시의 사정상 불발된 것과 그에 대한 기록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과거 없이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초창기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전담했던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복원을 부탁했고 그것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포니 쿠페는 지금도 기적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고유 모델 포니의 파생 모델이다. 포니 쿠페의 복원은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스토리텔링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를 초청한 토크쇼를 통해 현대차가 추구하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스토리 텔링의 뿌리를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자동차의 고유 모델 개발은 그 당시 생각해 보면 앞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도전임이 틀림없었으며 최고의 결정권자가 무모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현대차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이끌었던 이충구는 말한다.

“1972년~1973년경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고유 모델이라는 말이 등장했고, 우리나라 국민의 성격이 그렇듯이 결정하면 속전속결로 해야만 했다. 당시 정주영 회장과 정세영 사장은 Ford는 물론 GM과의 가능성도 타진해 보았다. 내수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아 수출까지 가능한 우리 고유의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정주영 회장의 결단을 재촉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고유 모델을 개발한다는 결정은 안팎으로 거센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

우여곡절 끝에 현대자동차는 이탈디자인, 피닌파리나, 베르토네, 기아, 롬바르디, 미켈로티 등 6개의 쟁쟁한 이탈리아 카로체리아들 중에서 이탈디자인사를 포함한 3개의 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이탈디자인의 주지아로를 선택했다. 이탈디자인은 1968년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알도 만토바니와 함께 설립한 회사로 역사가 길지 않았다. 이탈디자인은 미켈로티가 요구한 용역비 70만 달러보다 50만 달러가 많은 120만 달러를 원했지만, 주지아로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포니와 스텔라, 그리고 쏘나타로 이어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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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개월 만에 프로토타입을 완성했고 1974년 토리노 쇼에 포니와 포니 쿠페가 출품됐다. 그때 외국에서는 “현대자동차는 자동차가 뭔지 모르고 생산 판매하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제품개발 일정은 현대차의 실력과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정세영 사장은 1975년 6월까지 연간 5만 6천 대 규모의 엔진공장을 완공하고, 11월까지 주조 및 단조 공장을 지은 후, 1976년 1월에는 반드시 고유 모델 포니를 탄생시켜야 한다는 시간표를 갖고 있었다. 정세영 사장은‘포니가 남산을 오르지 못하면 망한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그리고 1년 동안 주행과 내구성 테스트를 했고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1호차가 공장 라인에서 나왔다.”

한국 최초의 국산 고유모델 포니는 197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되었다. 그뿐인가? 막 생산이 시작되는가 했더니 숨 돌릴 틈도 없이 정세영 회장은 수출을 추진했다. 당시에 수출은 지상과제였다. 그리고 벌써 왜건형과 픽업, 1톤 트럭 등 가지치기 모델도 만들어야 했다. 루프에 비닐을 붙여 차별화했던 비닐탑 포니도 등장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배기관이 터져 배기가스가 파이프 중간에서 유출되는 문제를 비롯해 쇽 업소버의 편마모, 에어 클리너의 노이즈 등 품질 문제가 괴롭혔고 그것은 그것대로 해결해야 했다.

이어서 1979년에는 Y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고유 모델 스텔라 개발을 시작했다. 역시 주지아로의 작품이었다. 포니 못지않은 우여곡절 끝에 현대는 1983년 11월에 두 번째 고유모델로 중형승용차 스텔라를 출시했다. 이상엽은 스텔라에 대해 현대차가 프리미엄차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초석이었고 제네시스 브랜드 정신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그 후 현대자동차는 1985년 2월에 생산을 시작한 ‘포니 엑셀’로 표현되는 엑셀 시리즈와 엘란트라 등으로 양산 브랜드의 길을 개척하면서 동시에 스쿠프와 티뷰론, 투스카니 등 시험적인 모델을 통해 새로 개발한 기술과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며 노하우를 축적해갔다.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것은 물론 1990년대 자체 엔진을 개발한 것이었다. 그때까지 주로 미쓰비시의 엔진을 라이선스로 사용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체 기술의 고유 모델로 진보한 것이다. 물론 포니를 개발한다고 했을 때 이상으로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의 이런 결정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런 과감한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현대차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YF쏘나타의 성공이 제네시스의 출시를 촉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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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출시한 YF쏘나타가 해외시장, 특히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 때문이었다. 쏘나타는 1985년 데뷔 첫 해 1,029대를 시작으로 10년만인 1994년 100만 대를 돌파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수용 차로서의 존재감은 착실히 강화해 가고 있었지만,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3년 데뷔한 3세대 때부터였다. 6년만인 2000년에 200만 대를 돌파했다. 1998년 출시된 4세대 모델부터는 파죽지세였다. 3세대 누계 판매 107만 대에 이어 4세대 모델은 160만 대를 넘겼다. 4년만인 2004년에 300만 대를 돌파했으며 3년만인 2007년 400만 대, 2010년에 500만 대를 돌파하며 쏘나타는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했다.

누계 194만 8,718대가 팔린 6세대 모델 YF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존재감을 뚜렷이 한 사상 최다 판매 모델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2012년에는 2년 만에 100만 대가 팔리며 누계 판매 600만 대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당시 기자는 칼럼을 통해 이제는 더 이상 '짧은 역사'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월이 흘렀고 헤리티지를 축적하기 위한 스토리텔링을 하라고 주문했었다. 21세기 초의 '살아남을 메이커 10개','살아남을 메이커 6개' 속에 현대차 그룹은 없었다. 쏘나타는 그런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 시장에서 경계 대상 1호로 꼽힐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는 국가 대표격인 모델이다. 폭스바겐 골프와 토요타 캠리 등과 함께 브랜드의 역사를 대변하는 모델로 성장했다.


제네시스 G80을 통해 처음으로 본격 스토리텔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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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2015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하며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2006년 기아 디자인 수장 피터 슈라이어와 제네시스 브랜드와 함께 BMW 출신의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을 연구개발 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히딩크가 한국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던 것처럼 이들은 현대차그룹의 차만들기를 그때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때는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판매 증가를 하며 연간 판매 대수 800만 대 수준에 이르며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1,000만 대 시대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 고유의 컬러가 있어야 하고 그 배경에 대해 소비자와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제네시스 G80 2세대 모델 출시를 계기로 그룹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영상 ‘내일을 향합니다’룰 공개했다. 유튜브에서 단기간에 100만 뷰 이상을 돌파하며 브랜드 파워가 기대 이상이라는 것을 실감했던 영상은 약 2분 길이로 현대차그룹의 현재부터 과거까지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영상의 제목과는 달리 영상 속 시간은 스마트 모빌리티로 채워진 미래가 아닌 과거를 향하고 있다.

현대차 유럽본부가 기획 제작한 이 영상은 현대차와 한국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형태로 빈손으로 시작해 황무지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까지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작을 투싼, 티뷰론, 스텔라 등 과거 차량의 모습을 차례대로 비추며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를 공개하는 장면 등을 통해 현대차의 도전 과정을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 다리 건설 현장과 용광로, 도로 건설 등 한국의 경제 발전과 연계하고 있다.

이 영상의 의미는 그동안 현대차그룹에서 내놓은 각종 홍보 자료 중에 처음으로 일목요연하게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라는 데 있다.


현대차가 가고자 하는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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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제네시스의 모태인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스토리가 지금 시작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전기차 시대에 역시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는 아이오닉5가 있다. 136년의 자동차 역사에서 지금처럼 혼돈의 시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100년만의 대전환은 현대차그룹에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자세와 속도의 차이로 현대차그룹은 세계 시장에서 시선을 끌었고 마침 K컬처의 바람은 현대차의 상승세에 힘을 불어넣었다.

새로운 출발점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등장했고 특히 세계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자동차산업의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기차는 물론이고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등 다양한 용어는 난무하지만 결국은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이동성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시대에 브랜드의 독창성은 어떻게 시장에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됐다. 각 브랜드는 그들이 처한 문화적 배경과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미래를 위한 길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각 부분에 적절한 투자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것을 이끌어 줄 힘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를 생각을 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스토리 텔링을 시작한 것이다. 그 시작은 현대의 45년 세 가지 메시지를 담은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현대 45였다. 현대자동차는 LF쏘나타에서 헤리티지를 언급했었는데 현대45에서는 그것을 가시화했다.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현대차의 모델은 아이오닉5다. 물론 아이오닉6도 유럽에서 출시 하루 만에 매진되는 등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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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아이오닉5는 최근 출시한 그랜저에서 알 수 있듯이 루커 동커볼케가 말한 현대차의 아이콘이 살아 있으면서도 과거 없이 미래가 없다는 이상엽의 생각이 합쳐져 있다. 차체 라인과 헤드램프 등 포니 이후 다른 모델에서 발전시켜온 아이콘 적인 요소를 사용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두 모델은 뒤쪽 루프라인에서는 포니 쿠페의 그것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것은 현대자동차의 디자인팀이 그동안 아반떼와 쏘나타, 스타리아, 그랜저 등을 통해 하나씩 추가해 온 아이콘과 어울려 현대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로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루크 동커볼케는 아이오닉5가 과거 50년의 결정체라면 포니 쿠페의 복원은 미래의 50년을 위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은 포니 쿠페는 비전이자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그랜저에서 그랬듯이 소량 생산차 에만 적용할 수 있는 기술도 채용할 수 있는 능력을 축적한 만큼 앞으로는 계승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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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포니 쿠페 컨셉트의 복원 프로젝트를 맡은 조르제트 주지아로는 무엇보다 자동차 디자이너들도 예술적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포니를 처음 만들었을 때 유럽과 달리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8개월 만에 완성한 디자인을 제품으로 만들어 낸 현대차에 놀랐다. 분명 현대차의 엔지니어들은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디자이너는 엔지니어와의 협력을 잘해야 한다. 그것을 현대차는 훌륭히 해 냈고 그들의 열정은 지금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초기에는 문제가 적지 않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날과 같이 발전한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50년이 지난 지금은 자동화는 물론이고 수많은 기술적 발전으로 현대차가 엄청난 발전을 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아이오닉5를 보면서 심플한 형태이면서 놀라울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 준 것에 경의를 표할 정도다. 이 시점에서 내가 다시 현대자동차와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지금은 마술을 부린다고 할 정도로 성장해 있는 VR로 구현해 내는 디자인 기술 등 조건은 좋다.

나는 항상 연필 노동자라고 생각해왔다. 그것을 제품으로 완성한 엔지니어들의 역량이 놀랍기만 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나에게 맡겨준 데 감사한다.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작업이 현대차의 비전에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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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동커볼케는 창조해낸 사람에게 복원을 부탁한 것은 당연하다며 진정성 있는 작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엽은 이는 미래를 향한 컨셉트카가 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유산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토리텔링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표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가를 구체화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목표는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다시 말해 현대차 하면 떠 오르는 단어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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