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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45. 2만 5,000달러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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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3-03-20 16:54:11

본문

테슬라가 지난 3월 1일 투자자의 날을 통해 반값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 방식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폭스바겐이 2만 5,000유로 미만의 배터리 전기차 ID.2all 컨셉을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2025년을 전후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 업체들의 전기차 중 현재 시장에는 2만 6,500유로부터 시작하는 폭스바겐 e-up과  2만 7,500달러부터 시작하는 GM의 쉐보레 볼트EV가 있고 2만 6,500유로부터의 폭스바겐 e-up 도 있다. 바야흐로 저가 전기차 시대를 점칠 수 있게 하는 일들이 메이저 업체들에 의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저가 전기차의 필요성과 현실, 그리고 전망에 대해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1. 당위성 - 전기차로 전환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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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할 통계가 있다. 한국은 1차 에너지 소비량(비율이 아니다)에서 세계 10위, 미세먼지 농도 OECD 38개국 1위, 재생 에너지 발전량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꼴찌이다. RE100 이 국제무역 질서의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시대 흐름을 이야기하면 한국에서는 한가한 사람 취급받는다. 한국이 기후 깡패라고 하는 지적도 모르쇠다. 

이처럼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재생에너지와 전기차도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만 접근한다. 미국 바이든 정권이 IRA를 동원하고 유럽이 CBAM과 넷제로 산업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그런 규제를 동원할만한 조건을 갖추어 가고 있거나 속도를 내고 있다. 더 이상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 행동에 옮기고 있다.

유럽의 경우 2021년 기준 국가별 재생 에너지 발전량 비율이 독일이 46.7%, 영국 44.9%, 이탈리아 42.8%, 스페인 45.0% 등으로 한국이 경쟁하는 주요국들은 전기차의 전제 조건인 에너지 대전환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도 2021년 20.40%에서 2022년 23%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재생 에너지 총 설비 규모가 44.8%에 달하고 발전량으로는 29.7%에 달할 정도다.

한국의 6.7%와 크게 비교된다. 한국은 그마저도 당초 2030년 30.2%의 목표를 21.5%로 낮추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수출을 위주로 하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기업체들은 본사를 다른 나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탈탄소가 핵심이다. 지구온난화를 막아 기후 재앙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함이다. 그래서 운송 수단의 탈탄소화가 추진되고 있고 그 대안 중 하나로 내연기관차 대신 배터리 전기차를 사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그래서 2022년 전 세계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 대수가 802만대로 시장 점유율이 9.9%에 달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탄소중립에 대한 해법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어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2. 필요성 – 업체들은 시장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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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메이저 업체들이 출시한 배터리 전기차들은 대부분 중대형 모델이다. 당연히 비싼 가격으로 인해 보조금 혜택을 통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선진국에 국한되는 이야기다. 그래서 2022년 전기차 판매의 93.3%가 중국과 유럽,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이런 상태로는 전기차의 대중화는 요원하다.

그나마 양산 브랜드 중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은 작은 차부터 시작해 대형차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두 회사 공히 프리미엄 브랜드가 있어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는 중대형 위주다.

여기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볼보 등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들의 독창성을 살리기 위해 보조금과는 상관없는 대형 모델 위주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들도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현재의 내연기관 라인업과 같은 소형 모델들은 없다. 여기에 하이엔드 브랜드들인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그리고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전기차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고가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산업의 틀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폭발적인 판매 증가를 이어가고 있는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고 폭스바겐이 ID.2all(골프)이라는 컨셉트카를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폭스바겐의 본거지인 유럽, 특히 남유럽은 내연기관 시대에도 1리터와 1.5리터 차가 많이 판매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됐을 것이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오토퍼시픽은 저가형 소형 전기차는 향후 몇 년 동안 전체 전기차 시장을 확장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3. 시장성- 소비자는 과연 소형 해치백 전기차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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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표현이 말해주듯이 소형차 시장이 약하다. 그래서 현대와 기아 브랜드의 소형차들은 유럽이나 인도, 브라질 시장에서만 팔리거나 또는 더 잘 팔린다. 여기에 트럭의 나라 미국 시장에서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미국 시장 라인에는 세단, 그것도 소형 세단은 없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100년 넘게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고급 장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들어 판매해 왔다. 이런 역사를 가진 자동차회사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크기가 작고 실내 공간이 협소하고 옵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소형 전기차를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은 기존의 상식대로 한다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각오(?)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세단과 SUV들은 무엇보다 다양한 전자장비의 채용으로 안전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물론 그로 인해 가격이 인상됐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특별한 거부감없이 소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실내의 다양한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비티 기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불어 고가의 내구성 소모품이라는 자동차는 질감을 바탕으로 하는 고급스러움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서도 중·대형차와 소형차의 차이가 있고 전기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폭스바겐은 450km의 주행거리, 트래블 어시스트, IQ.라이트, 지능형 EV 루트 플래너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채용한 2만 5,000유로 이하의 전기차를 제시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중형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포인트다. 이런 내용보다 소비자들이 더 중시하는 것은 차체 크기이다. 적어도 한국이나 미국 시장에서 이런 부류의 모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후 깡패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는 전기차마저도 주가로 등치하고 있어 저가 소형차의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4. 수익성- 소형차는 만들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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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모든 기업체에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다. 수익을 낼 수 있어야 재투자할 수 있고 미래의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 통상적인 자동차회사들의 영업이익은 7~12% 정도다. 이 정도의 영업이익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규모의 경제다. 전체 판매 대수 1,000만 대라는 수치가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코로나 팬데믹과 미 중 패권전쟁, 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라는 악재가 그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노력이 정치인들의 표 계산으로 인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힘을 합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다. 몇 번 지적했듯이 미국의 IRA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아니라 조장법이다.

자동차회사들이 이런 상황에서도 소형 저가 전기차를 개발하고 생산해 수익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필요한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은 전 세계에서 공급되는 니켈, 코발트 및 리튬을 포함한 값비싼 상용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저렴하게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새로운 생산방식을 동원해 생산비 50% 절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022년 영업이익 16.8%에 달하는 테슬라이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도 있다. 폭스바겐이 이번에 발표한 ID.2all이라는 모델은 어떤 방법으로 비용을 저감할 것인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폭스바겐은 이에 더해 2만 달러 수준의 ID.1(폴로)도 개발하고 있다.

이들 저가 소형 전기차의 실현성과는 별개로 비용 저감이라는 자동차산업의 숙명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5. 현실은? – 소형 전기차는 중국이 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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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ID.2all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50km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시 한번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20세기 말 GM과 21세기 초 BMW가 미니 브랜드로 전기차를 개발했을 때 전제로 된 것은 자동차 사용자들의 1일 평균 주행거리가 60km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5년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테슬라가 부상하면서 상품성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행거리라는 인식을 퍼뜨렸고 그래서 지금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터리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400km를 넘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1,000km라는 수치로 경쟁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모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일부 자동차 사용자가 배터리 용량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150~200km면 충분하다. 특히 최근 들어 10분 만에 80kWh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해 있어 굳이 중량이 많이 나가는 배터리를 탑재하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1회 충전 주행거리 159km인 BMW그룹의 미니 일렉트릭과 120~170km인 중국 상하이GM울링의 2인승 모델 홍구앙 미니가 그것이다. 이들 모델은 분명 도전이라고 할 만하다. 시장성도 수익성도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창안자동차의 아바타 브랜드도 홍구앙 미니EV와 같은 성격의 155~210km​를 주행할 수 있는​루민콘이라는 모델을 내놓으면서 그것이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는,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홍구앙 미니는 중국시장 시판 가격이 2만 8,800위안(약 4,200달러)에서 3만 8,800 위안(약 5,600달러)으로 초소형 초저가에 속하는 모델이다.

지금 전기차 시장은 당위성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크게는 테슬라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고 그 자리에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폭스바겐 ID.4와 ID.5, 쉐보레 볼트 EV/EUV 등이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당위성과는 별도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될지는 현재로서는 단언할 수 없다. 폭스바겐과 테슬라가 2만 5,000달러 선의 모델을 2025년 전후에 출시할 때까지 메이저업체들은 계속해서 라인업을 늘려갈 것이다. 미국 스타트업 피스커도 2024년 2만 9,900달러의 소형 크로스오버 피어(Pear)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일부를 제외하면 현재 예상되는 바로는 대부분 중·대형차다.

지금 필요한 것은 패밀리카 수준에서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높은 상품성의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 기준으로 현대 팰리세이드가 3만 5,000달러 수준인 데 비해 아이오닉5는 4만 2,785달러다. 보조금을 모두 받는다 해도 비슷한 수준이 된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또 다른 얘기가 된다.

아직은 가격 저항이 있다는 얘기이다. 복잡해진다. 선진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익숙해 온 크고 고급스러운 차를 원한다. 후진국이나 개발 도상국에서는 저가 소형차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럼에도 2만 5,000유로의 소형 저가차를 내놓았을 때 수요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저가 소형차를 개발하는 것은 전기차의 보급을 늘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에 부합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소비자들은 그것보다는 자신들의 욕구를 우선한다. 그 인식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것은 결국 전 세계가 연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미·중 패권전쟁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탄소중립이라는 것을 하나의 구호에 그치게 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계화의 문제점도 있지만 그동안 세계화를 통해서 많은 문제를 해결했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대변동(21019년, 김영사 간)을 통해 설파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로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는 탈탄소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전기차의 획기적인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럽연합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 2035년 내연기관 금지는 실현될 수 없다. 지금의 현실로는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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