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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3. 칼 벤츠, 독일인 어벤저스(Avengers)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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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1-30 17:22:32

본문

이 난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내연기관 자동차 등장 이후의 산업사적 관점에서의 변화, 그리고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우선 자동차산업사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내연기관 자동차는 19세기 말 독일에서 발명됐다. 그것을 상품화한 것은 프랑스였으며 산업화한 것은 20세기 초의 미국이었다. 미국은 석유와 내연기관을 이용해 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그것을 다시 세계화한 것은 20세기 말의 일본이었고 21세기 들어 모든 것을 빨아 들이는 중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자동차산업사를 몇 차례에 걸쳐 정리해 본다. 그 첫 번째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조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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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의 15만년 역사의 지루한 전개는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급격한 발전의 길을 걷고 있다. 오늘날 10년의 발전은 과거 500년의 발전과 맞먹는다고 한다. 그 핵심은 물론 에너지와 탈 것이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과 증기기관이었고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내연기관이었다. 지금은 또 다른 에너지와 탈 것이 등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인터넷의 등장이 3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다고 한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에너지와 탈 것이 산업혁명의 핵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난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는 표현보다는 3차 산업혁명의 시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1차 산업혁명 이전부터도 수많은 탈 것이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인류의 시간과 공간을 좁혀 준 것인 에너지의 사용이 용이한 내연기관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까지도 우리나라 도로 위에는 갈탄을 태우며 달리는 ‘도라쿠(트럭의 일본식 표기)’가 있었다. 2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도 오랜 시간 동안 자동차 부문에서 고체 에너지와 액체 에너지는 공존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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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등장했던 내연기관 자동차는 말 그대로 마차 위에 엔진을 얹는 수준이었다.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는 칼 벤츠의 페이턴트카는 3기통 엔진을 의자 뒤쪽에 탑재했다. 벤츠 1호차는 984cc 엔진으로 최고출력 0.7ps/400rpm에 시속 15km를 기록했다.

 

칼 벤츠가 만든 자동차가 빛을 본 것은 그의 아내 베르타 링거에 의한 것이었다. 내성적인 칼 대신 베르타는 아들 둘과 함께 꼭두 세벽에 차를 몰고 100km 떨어진 친정집까지 여행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세계 최초의 주행 시험, 세계 최초의 교통 사고 등의 기록을 세웠다. 그 교통사고로 신문지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아이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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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명한 ‘탈것’은 시험운행 도중 위험하다는 이유로 시민에 의해 고발당해 경찰로부터 ‘괴상한 탈 것’이라는 표현과 함께 운행 중지명령을 받았다. 이 별난 탈것을 지켜보는 길가의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말이 놀라 앞발을 높이 치켜 들고 개들이 때를 지어 따라붙었고 어린이들은 무서워 나무 뒤로 숨었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 들이는 지금의 상황과는 많이 달랐다. 불과 130년 전이었는데 말이다.

 

종교인들에게는 마귀로 여겨졌고 배척의 대상이었다. 세상이 변할 때는 이처럼 기존의 사고가 파괴된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의 천동설이 종교권력을 무너뜨렸던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도 당시에는 이 이상한 탈 것이 인류의 삶 자체를 바꿀 20세기 최대의 문명의 이기라는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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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괴상한 탈 것’은 후에 친분이 있던 내무장관까지 동원하며 시내에서 자유로이 주행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기술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독일은 이때부터 중상주의 국가로서의 특성을 나타냈다. 국가가 주도해서 수출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내무 장관은 물론이고 20세기 말 헬무트 콜 수상, 지금의 메르켈 총리도 별명이 ‘자동차 총리’이다. 그만큼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또 한 사람의 내연기관 자동차의 발명가인 고트리프 다임러는 아내의 43회 생일선물로 마차에 엔진을 달아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를 만들었다. 두 사람 모두 아내가 등장한다는 것이 이채롭다. 이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는 시속 18km의 속도로 ‘풋풋’하는 단조로운 엔진소리를 내며 슈투트가르트의 거리를 달려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초기에는 신기한 것이 아니라 기이한 물건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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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로부터 5개월 후 세계 최초의 모터보트를 만들어 당시 독일의 황제였던 비스마르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890년까지 자동차엔진을 이용한 궤도차와 헬리콥터까지 발명해 오늘날 육해공을 누비는 모든 자동 교통기관의 기반을 이룩했다.

 

이들이 만든 자동차가 실제로 사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의외의 사건 때문이었다. 고트리프 다임러가 1889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산업박람회에 출품했으나 자동차가 아닌 모터보트로 루이 사라쟁의 눈길을 끌었고 후에 에밀 르바소르와 르네 파나르 등과 합작해 세계 최초의 자동차회사를 1890년 파리에 설립했다. 그래서 자동차를 상품화한 것은 프랑스라고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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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제품이 눈길을 끈 이유는 칼 벤츠와 고트리프 다임러의 경쟁이었다. 벤츠는 1901년 다임러가 만든 메르세데스의 인기에 밀리게 되었다. 이 차는 당시 다임러의 오스트리아 판매대리인이었던 에밀 옐리네크의 딸 메르세데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녀의 인생은 평범했으나 스페인어로 우아함을 뜻하는 이 이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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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네크는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독일의 다임러사를 알게 되고 다임러를 만나 그의 차를 여러 대 사게 되었다. 1898년에 옐리네크는 다임러 피닉스를 주문하였고, 1년 뒤 그는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을 사용해 첫 번째 니스 경기에 참가했다.


1900년 다임러 모토렌은 휠 베이스를 넓히고 무게중심을 낮추었으며, 또한 엔진 힘을 높인 새 모델은 내놓자 옐리네크는 36대의 차를 주문하면서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 하나는 그가 오스트리아, 헝가리, 프랑스, 미국의 독점 대리점 영업권을 갖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에 그의 딸 이름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다임러는 옐리네크의 조건에 자못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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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르세데스는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다임러사는 모든 차에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을 붙였고, 1902년에는 상표로 사용하게 되었다. 1902년 다임러가 내놓은 메르세데스 심플렉스도 인기를 모았다. 심플렉스는 기능과 스타일에서 앞선 차였다. 4기통 4,319cc 40마력 엔진을 얹어 시속 75km의 놀라운 속도를 냈다. 처음으로 공기가 들어간 타이어도 장착했다. 벤츠는 메르세데스 심플렉스에 대항해 4기통 2,413cc 18마력 엔진으로 최고시속 60km의 모델을 내놓았다. 초기부터 서로를 의식하며 더 좋은 차를 만들고자 하는 보이지 않는 싸움이 계속됐던 것이다. 그런 두 메이커의 경쟁은 자동차는 물론이고 선박, 비행기 등의 엔진 제작에서까지 이어지면서 20세기 전반을 장식했다. BMW도 항공기 엔진 만들기로 유명하지만 초창기 내연기관의 발전은 사실은 항공기와 자동차, 선박간의 피드백을 통해서였다. 1908년 등장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는 자동차 기술 발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그 발전이 극단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사건은 제 1차 세계 대전이었다. 전쟁은 명령에 의해 기술이 개발되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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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더불어 자동차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도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아우토반이다.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배경으로 하는 독일차는 더 빠르고 안전한 차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프리웨이와 비교되지만 도로 상태는 물론이고 그 도로에 대한 개념에서조차 큰 차이가 난다. 그 도로 위에서 숙성된 자동차의 특성 또한 크게 다르다. 아우토반에 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고자 한다.

 

고트리프 다임러와 칼 벤츠의 차 만들기는 각각 특징이 있었다. 레이스에 관심을 가졌던 다임러는 스피드에 역점을 두었고 벤츠는 기술과 안전에 주목했다. 그 두 가지가 결합해 오늘날까지 메르세데스 벤츠의 이미지가 굳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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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하면서 다임러와 벤츠는 독일 자동차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다가 1차 대전 후의 경제 불황으로 1924년 두 라이벌 회사는 자동차 산업의 사수를 위한 합작이 아닌 협조를 하다 2년 후 한 회사로 합병하게 된다. 하지만 금세기 최고의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를 발명한 고트리프 다임러와 칼 벤츠는 평생 한번도 얼굴을 맞대지 않고 각자 자기 사업을 하다가 세상을 떴다. 두 회사는 1926년 다임러-벤츠라는 이름으로 합병하게 되었다. 경영은 칼 벤츠가 맡았고, 이후 다임러 벤츠의 모든 상품에는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이름이 붙었고, 상표는 1916년부터 다임러가 써온 ‘세 꼭지별’로 결정되었다.


독일을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던 두 회사 월계수와 삼각별이 합하여 월계수 속의 삼각 별과 메르세데스-벤츠(MB)란 이름으로 재 탄생한 것이다. 스피드에 역점을 두던 다임러의 기술과 안전에 주력하던 벤츠의 기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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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와 마이바하, 그리고 벤츠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까지 가세한 다임러-벤츠 회사는 이후 세계 최초를 마크한 여러 가지 신기록을 계속 세워나갔다.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는 물론 자동차 경주에서의 잇따른 우승은 물론이고 트럭, 택시, 디젤차, 쿠페의 개발 등에서 세계의 선두에 섰다. 엔진, 서스펜션, 차체의 개량에서도 다임러 벤츠는 항상 한 걸음 앞서 갔다.


다임러 벤츠의 그런 개척자 정신은 오늘날 German Engineering이라는 단어로 독일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어 있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나타났으나 지금도 자동차 관련 신기술은 독일 메이커들이 독점하고 있다. 유일하게 토요타만이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점해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들 역시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는 독일에 뒤진다. 이 때문에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은 새 차의 홍보 문구에 유러피언 스타일을 강조한다. 특히 독일차들을 경쟁 상대로 표방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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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Engineering이 어떻게 발휘되고 있느냐는 그런 기술적 종속성 외에도 많다. 볼보의 책임 디자이너와 파워트레인 총괄은 독일인이다. 현대차 그룹도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필두로 M 브랜드 출신 알버트 비어만 등 수명의 독일 출신 어벤저들이 차만들기를 이끌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디자이너는 영국인 이안 칼럼이지만 파워트레인 책임자는 독일인이다.

 

21세기 들어 수퍼맨과 스파이더맨이 아닌 독일 출신 자동차 부문 어벤저(Avenger)들의 세계 진출은 갈수록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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