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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54. 파워트레인의 미래 13. – 셈 법 다른 전기차, 정치가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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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2-01 11:07:37

본문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관점에서 상상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한 분야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해 온 사람들은 옳든 그르든 나름의 시각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일반인들은 자신들의 일에 쫓겨 정확한 정보를 몰라 각종 미디어의 기사나 SNS를 통한 정보를 통해 막연히 받아 들이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 혼란스러운 것은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일반 매체에서는 2020년경이면 전기차(더 정확히는 배터리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 시각을 갖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미디어다. 영국이 204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고 프랑스도 그 뒤를 이었다. 인도는 2030년, 네델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금지하겠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물론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금지는 곧 배터리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부연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아예 정부차원에서 연간 판매 목표를 설정하고 채찍과 당근을 동원해 신에너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 업계를 재촉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관련된 기술이 대부분 정부의 규제에 의해 발전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분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각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자동차회사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2017프랑크푸르트오토쇼에서는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메이커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BMW는 아이비전 다이나믹스라는 컨셉트카를 전면에 내 세웠다. i3와 i8의 사이의 등급으로 테슬라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1회 충전으로 600km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속도는 20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단 4.0초. 출시 예정은 4년 후인 2021년이다.

 

BMW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 2021 년에 출시 예정으로 제 5세대의 전동 파워 레인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모터와 변속기, 파워 일렉트로닉스, 하나의 컴포트 네트로 통합 시스템으로 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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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현행 시스템에 대해 대폭적으로 소형화하고 부품수를 줄이며 비용 저감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 용량의 새로운 배터리를 채용하게 될 BEV는 1회 충전시 최대 7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EV모드 주행거리는 10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셀 기술센터도 개설했다. 대부분의 완성차회사들은 배터리 셀을 아웃소싱해 배터리팩을 제작해오고 있다. 여기에도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폭스바겐은 ‘로드맵 E’라는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기존의 목표였던 30종의 전동화 차량 출시 계획을 한층 더 강화한 계획이다. 2025년까지 200억 유로를 투입해 그룹 내 브랜드 전체를 포함한 총 80종의 전동화차(배터리 전기차 50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30종)를 선보인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한 2030년까지 그룹 내 300개 차종 가운데 적어도 하나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다임러AG는 자율주행과 차량공유, 전동화, 커넥티드 여기에 탑승자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개인화까지 더해진 컨셉카 스마트 비전 EQ 포투 컨셉을 내놓았다. 다임러그룹의 디터제체 회장은 향후 10년 이내에 스마트 브랜드의 모든 모델은 배터리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우디는 레벨 4수준의 고도 자율주행을 표방하는 컨셉카 일레인(Elaine)과 완전한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 5를 추구하는 컨셉카 아이콘(Aicon)의 파워트레인을 배터리 전기차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우디는 람보르기니 브랜드의 BEV화도 검토 중이다.

 

르노는 포뮬러 e머신을 전시했으며 재규어도 포뮬러e는 물론 아이 페이스(I-Pace) 원메이크 레이스를 위한 배터리 전기차 레이싱 모델을 공개했다. FCA의 마르치오네 회장도 마세라티 등 전 모델의 EV화를 선언했다.

 

리프로 시장을 리드해 온 닛산은 르노닛산얼라이언스 차원에서 중국 중국의 동펭자동차와 배터리 전기차 공동 개발을 위한 합작 회사를 설립한다. eGT 뉴 에너지 자동차 (eGT)라는 이름의 회사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EV 분야의 노하우와 동풍의 신 에너지 분야의 자원을 활용하게 된다.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된다. eGT 뉴 에너지 자동차가 개발할 BEV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소형 SUV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해 2019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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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2026년에 전 세계에 100만대의 배터리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GM은 현재 쉐보레 브랜드의 '볼트 EV'를 미국시장에서 판매 중이며, 중국에서도 여러 모델에 EV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판매 규모는 작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GM은 2021년에 새로운 EV 전용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단에서 크로스오버, SUV, 상용차까지 배터리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2026년 배터리 전기차 세계 판매 100만 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개발에 있어서는 비용 절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재 볼트 EV에 사용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격을 30% 낮춰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전 세계 대부분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앞다투어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으니 그것을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금방이라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확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전기차라고 표현하는 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국내 미디어들이 말하는 전기차는 배터리 전기차를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는 EV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를 포함한 데이터를 내놓는다.

 

전동화라는 표현이 맞다. 어떤 형태로든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파워트레인을 일컫는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항속거리 연장형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가 모두 포함된다. 48V 시스템까지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분류하는 업체도 있다. 그런데 지난 봄 국내 언론들은 ‘볼보가 2019년부터 전기차만을 생산한다.’는 제목을 달아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 볼보가 말한 것은 ‘전동화된(Electrified)’ 파워트레인이다.

 

 

보조금과 무료 번호판으로 키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또 하나는 전망치다. 전동화 부문의 보고서를 자주 내놓고 있는 IHS Markit은 2025년 15% 정도의 전동화차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2045년까지도 80%의 신차는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하고 나온다는 예측도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현 시점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가 가장 많은 중국은 신에너지차(BEV+PHEV)에 대한 보조금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고 있다. 시장은 아직 상승세를 타지 못했는데 보조금을 없앤단다. 지금은 BEV의 보조금은 최대 6만 6,000위안, PHEV는 3만 위안이다.

 

그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회사들이 혼란에 빠졌다. 베이징자동차(BAIC)는 지난 4년간 10개의 BEV모델을 출시하면서 전동화로 빠르게 시프트 했는데 그로 인해 올 상반기 가솔린 차량의 판매가 44%나 줄어 들며 큰 손실을 기록했다. 베이징 자동차를 포함한 중국 내 4대 전기차 회사들의 사정은 거의 비슷했다. 그로 인해 쌓이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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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시장에서 전동화에 대한 혜택은 보조금 외에도 있다. 예를 들어 상하이는 번호판값이 9만 위안에 달하는데 BEV나 PHEV 구매자는 그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베이징의 경우 월 2만대만 추첨으로 번호판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BEV와 PHEV의 구입시 번호판 값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큰 혜택이다. 중국 미디어들의 설문조사에는 무료 번호판을 주지 않으면 전동화차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지역에 따라 75~90%에 달했다고 전하고 있다.

 

탄소거래제에 해당하는 NEV 규제도 변수다. 당초 2018년에서 2019년으로 1년 유예됐지만 첫 해의 NEV 크레딧 요구치는 8%다. 예를 들어 연간 100만대의 엔진차를 생산해 온 자동차회사라면 8만대의 NEV차를 생산해야만 한다. 2020년에는 10%, 2021년에는 12%로 높일 예정이다.

 

지금 전동화차 판매가 가장 많은 시장은 중국이고 성장세가 가장 높은 업체는 BMW다. 2017년 9월 중국시장의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7만 9,000대로 집계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62 % 증가한 1만 4,000 대, 배터리 전기차는 83 % 증가한 6만 4,000가 팔렸다. 1월부터 9 월까지 신 에너지차 누계 판매는 38% 증가한 39만 8,000 대. 그 중 배터리 전기차 32만 5,00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7만 3,000대였다. 10월까지 신에너지차는 누계 45% 증가한 49만대가 팔렸다.

 

2016년 중국에서는 배터리전기차 42만대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10만대 등 50여만대가 생산됐다. 당초 목표로 했던 70만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세계 시장 흐름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였다. 올해 목표도 100만대를 설정했지만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2021~2022년에 연간 100만대, 2027년이 되어야 2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BMW 그룹의 1~9월간 전 세계 시장의 전동화차 판매대수는 6만 8,6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2% 증가했다.

 

이 중 어느 하나의 데이터만을 인용하면 전동화의 속도는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6년 BEV와 PHEV를 합한 전세계 판매대수는 77만대 가량이었고 올 해에는 100만대 가량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9,000만대의 신차 시장에서 100만대라면 1% 남짓이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폭발하듯이 전기차도 어느 순간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어느쪽의 의견이 옳은지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리튬과 코발트를 비롯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원자재가 무한한가에 대한 것부터 기술적인 한계까지 극복하지 못한 문제들이 숱하게 많다. 충전소 등 인프라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시장에 따라 규제가 다른 것도 예측을 어렵게 한다.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산화탄소 규제를 강화해 왔으나 미국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규제를 엄격하게 해 왔다. 중국은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그것도 해결해야 하고 세계 기후협정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저감도 이루어내야 한다. 그러나 그마저 의지와는 달리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소위 말하는 음모론이 등장했다. 전 세계에서 연간 2,700만대 가량을 생산하는 일본과 2,400만대 전후의 독일 사이의 이야기이다. 21세기 들어 시장은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구도로 굳어지는 듯했다. 시장에 따라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유럽은 디젤 중심으로 호황기를 누렸고 일본은 토요타가 하이브리드로 세계 시장에서의 위세를 높여왔다. 그래서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경쟁 구도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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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이 발발하면서 불리해진 독일 메이커들이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전동화차 중 BEV와 PHEV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구도를 BEV/PHEV와 HEV의 구도로 바꿔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논리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음모론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이 거대한 자동차산업이 단지 기술적인 이유만으로 방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힘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면 그에 맞춰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유럽과 일본, 미국의 규제가 각각 다르고 브라질처럼 에탄올 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나라는 또 따른 대응을 해야 한다. 중국처럼 정부가 강제적으로 규제를 바꾸고 강요하는 나라의 대응 또한 달라야 할 것이다.

 

정치가 기술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것을 지금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논란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은 배터리의 크기에 따라 2,500~7,500달러의 연방 세금이 공제된다. 제조사마다 연 20만대가 한계인데 아직 그 수치에 도달한 업체는 없다. 상원과 하원 사이에서 세금 공제에 관한 논란이 진행되고 있고 자동차업체들은 치열하게 로비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늘리려 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의 정책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선거 전에는 전동화로의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선거 후에는 "디젤차를 나쁘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디젤 자동차는 여전히 이산화탄소 (CO2) 배출량이 적고, 비교적 환경친화적인 내연기관이라고 설명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파워트레인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과 중국, 미국의 이런 움직임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향후 전동화의 흐름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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