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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자율주행차- 7. 미국, 자율주행차로 자동차산업 주도권 되찾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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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1-15 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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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CES와 2018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자율주행차가 구호만이 아니라 현실화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이벤트였다. 이제는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운전석도 없고 당연히 운전자도 없는 차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도로 위를 굴러 다니고 있다. 미국은 2009년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오바마의 그린 뉴 딜 정책의 반영으로 배터리 전기차를 화두로 떠 올렸다. 10년이 가까워 오지만 아직까지 판을 통째로 바꾸지는 못했다. 그런데 2018년에는 교통부 장관이 나서서 자율주행차사업 지원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버스 안내양 대신 토큰이 등장하고 이후 교통카드로 넘어간 것을 비롯해 지하철 승차권 자동 발매, 공항의 무인 입국 심사대, 공항버스 승차권 무인 발권, 고속도로의 하이패스 등 수많은 로봇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 아파트 경비와 파출소의 경찰 대신 CCTV가 감시를 하고 있고 도로 위에는 수많은 자판기가 사람들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이 모두가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히 침투한 로봇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가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멀리는 1차 산업혁명부터 시작해 2차 산업혁명도 상상 이상의 일자리 변화를 가져왔고 그로 인해 인류는 발전했다. 그래서 많은 낙관적인 미래학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주창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역시 인류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금도 인터넷을 보거나 TV를 틀면 4차산업혁명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끝없이 쏟아진다. 정부 차원에서도 틈만 나면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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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로봇 중 ‘탈 것(Vehicle)’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변화를 이룩했다. 시간과 공간을 단축해 그때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능하게 했고 세계화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것도 기실 그 탈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계화된 탈 것을 말한다.

 

기계화된 탈 것의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다. 자동차는 이동성의 확장은 물론이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흔히 말하는 기간 산업 중 자동차산업만큼 복합적으로 얽힌 것은 없다. 그만큼 자동차는 이동성 이외의 많은 혜택을 인류에게 제공했다. 초창기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것이 대량 생산 기법이 등장하면서 많은 부분 로봇이 대신해 가는 과정을 겪어왔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일자리를 만든 역할이 더 크다. 

 

기계화된 자동차로 부흥한 나라가 20세기의 미국이다.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 기법을 동원하며 대중화의 길을 개척했다. GM의 알프레드 슬론은 자동차 라인업의 다양화와 모델체인지 기법 등을 동원해 미국을 자동차 대국으로 만들었다. 1950년대까지 전 세계 자동차의 80%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됐다. 그 힘으로 1970년대까지 미국은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구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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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변화와 동시에 자동차는 이동성(Mibility)이라는 점을 내 세워 인류의 삶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사회 경제적으로야 훨씬 더 많은 해석이 나올 수 있겠지만 온전히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동의 자유가 부여한 사고의 변화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업체들은 그 자유를 최고의 마케팅 무기로 활용했다. 고속도로 주변에 호텔이 생기고 쾌적한 교외로 이주하게 만들었으며 드라이브 인 스루, 자동차 극장, 오토캠핑 등 다양한 분야의 추가적인 산업발전을 유도했다.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었고 행복의 척도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자유를 조금만 좁혀서 해석해 보면 인간의 사고의 변화에 따라 순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포함된다. 다시 말해 순간적으로 바뀐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직진을 하다가 다른 생각이 나서 좌회전이나 우회전, 유턴을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변화에 대응이 가능하다. 그래서 일부는 자유를 인공지능이 결코 대신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자율주행차에 대해 부정적인 사고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 의견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사고 방식을 가진 것은 아니다. 좀 더 역설적으로 말하면 전 세계 인구는 70억명인데 지구촌에 등록된 자동차는 약 17억대 가량으로 미성년자를 제외하면 약 1/3 정도만이 자동차를 직접 사용한다는 말이 된다.

 

미국이라는 환경이 만든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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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상당기간’ 자동차의 소유는 인간에게 중요한 즐거움이 되겠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은 거부할 수 없다. 상당기간이라는 표현이 애매하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자동운전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9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박람회에서 보여준 GM의 퓨처라마(Futurama)에서였다. GM은 손과 발이 자유로운 1960년대의 고속도로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당시는 말 그대로 상상일 뿐이었다. 자동차가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운행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물론 1960년대에 그런 고속도로는 구현되지 못했다.

 

그로부터 70여년이 지나 화두가 되어 있다. 시작도 미국에서 했고 발전 속도도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 발전의 배경은 역시 정치다. 자율주행기술이라는 개념도 사실은 미국이라는 환경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민간기업들도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 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 주최하는 자율주행자동차 경기가 있었다.

 

DARPA는 기존의 무기와 군사 관련 기술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들을 개발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상업적 성격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다양한 실험적 도전을 많이 시도한다. 특히 군사 분야의 인공지능(AI) 무기와 통신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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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격적으로 산업쪽으로 이동시킨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 토요타 프리우스를 베이스로 한 이 자율주행자동차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일반 도로에서 실험 주행을 시작했다. 오랜 시험 주행을 이어가며 데이터를 축적해 가고 있다. 거기에 빅데이터와 딥러닝 등의 인공지능관련 기술이 발전되며 개발에 불을 지피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개발을 가속화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현행 E클래스에 수많은 ADAS 장비를 채용하며 시선을 끌었다. 아우디는 A8에 레벨3의 자율주행기술을 채용했다고 발표했다. BMW는 자율주행집중개발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볼보는 트럭 플래투닝 시험 주행을 하는 등 이 분야에서 빠른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를 비롯해 일본 메이저 업체들도 2025년을 전후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 들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미래기술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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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들어 자율주행차의 행보는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GM이 1월 12일 쉐보레 배터리 전기차 볼트를 베이스로 한 자율주행차 크루즈 AV를 발표했다. 운전대가 없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이 없다. 레벨5의 완전 자율주행차다. 2017년 6월 자율주행차 대량 생산체제 구축을 선언한 지 반년이 지나 이제는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시대 선도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보다 더 적극적인 행보다.

 

2018 디트로이트오토쇼에는 미 정부의 교통부 장관이 나서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국 교통부 차오 장관은 연설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시뿐만 아니라 미국 농촌 지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오 장관은 자동차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엄청난 잠재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GM이 레벨 5수준의 자율주행 테스트 허가를 연방 정부로부터 취득한 지 수일 후에 나온 정부 고위 관료의 발언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율주행차를 21세기 자동차산업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무기로 삼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다.’라는 20세기 미국 자동차황금기를 이끈 GM수뇌부의 장관 청문회에서의 발언이 다시 한 번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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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은 역시 규모의 경제가 지배한다. 테슬라는 배터리 전기차 분야의 이슈화로 주식가치는 높였지만 전 세계적인 생산과 판매망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는 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보다 GM이나 BMW 등이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 역시 마찬가지이다. 구글이 기술력이 뛰어나고 애플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대량생산이라는 벽은 쉽게 극복할 수 없다. 스마트폰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산과 판매 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론 애플이 대형 자동차회사를 통째로 사들인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그에 대한 애플의 의중까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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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또 다른 방향의 접근은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그것이다. 그동안 마케팅과 A/S를 통해 장악해 왔던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공유 개념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전통적인 완성차회사들로부터 빼앗겠다는 것이다. 우버나 리프트, 디디추싱 등 카헤일링 서비스가 그 시작이다. 그 저변에는 애플이 폭스콘에 위탁 생산해 수익은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 깔려있다. 물론 최근 현대자동차도 이 분야에 투자를 선언할 정도로 글로벌 플레이어들도 적극적이다. 그 부문에서도 자신들이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보가 우버에게 자율주행차를 납품하기로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규모의 경제의 지배를 받는 자동차산업으로 세계를 주름잡은 미국이 다시 정치적인 힘까지 동원해 20세기 말, 21세기 초에 떨어진 위상을 되살리겠다고 나섰다는 점이다. 20세기 말 미국의 자동차산업, 더 넓게는 미국의 제조업을 쇠락시킨 것은 레이건이 시작한 금융자유화다. 클린턴과 부시는 더욱 더 자본가들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며 제조업의 퇴행을 부추겼다. 그 결과로 2009년 GM은 파산 보호신청을 해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회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는 일본과 독일, 한국의 자동차회사들이 들어섰다.

 

기술개발보다는 투자에 더 비중을 두었던 20세기 말 배부른 미국 업체들이 빼았겼던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 2018 CES와 2018디트로이트오토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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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유’를 내 세워 자동차산업을 부흥시켰던 20세기와 달리 자율주행차는 ‘안전과 사회적 자본의 효율적인 이용’이 핵심이다. 사용자들의 사고도 그렇게 바뀌겠지만 ‘상당 기간’이 지나야 할 것이다. 거기에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자동차회사들과 반도체 및 IT, 소프트웨어회사들의 딜레마가 있다. 때문에 지금은 연합이라는 형태로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그 공동 보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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