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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89. 사상 최악의 경제 공황 예상 속 자동차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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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8-04 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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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흐름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20세기 말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전 세계로 세를 확대했고 2001년 중국의 WTO가입으로 시장이 개방되면서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그런데 중국시장이 28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하던 미국시장도 판매가 다시 줄고 있다. 미 연준은 그것을 반영하듯이 기준 금리를 내렸다. 또 다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거품을 만들고 그 거품은 언젠가는 터져 보통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했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미국시장보다 위력이 더 큰 중국의 자동차시장 하락세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글로벌 경제 위기의 전조가 되고 있다. 지금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양상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18년 10월, 기자는 ‘중국시장 신차 판매 급락, 글로벌 경제위기의 시작일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당시의 중국 신차 판매대수 추이는 5월 5.9% 증가, 6월 2.3% 증가, 7월 5.3% 감소로 워낙에 급작스러운 변화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중국 상무부는 한 두 달 약세가 있겠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당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P2P금융 부실에 더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판매감소까지 겹쳐 중국시장은 성장세를 멈추었고 결국은 2018년 연간 판매 실적이 28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P2P금융이란 현금이 풍부한 개인과 부족한 소비자 사이에서 온라인으로 소비자대출을 행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당연히 부실이 이어졌고 그로 인해 이루어졌던 자동차 판매가 급락했다.

 

그리고 2019년 7월 중국 신차 판매는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암울하다. 올해 중국 자동차 생산과 관련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이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사기관이 한자리수의 감소세를 전망하는 것에 반해, 자동차 부품사들은 두 자리수의 감소세를 예상하고 있다.

 

시장 조사 회사인 IHS 마킷은 중국의 올해 자동차 생산이 6.9 % 감소한 2,476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중국자동차제조자협회(CAAM)은 4.7% 하락한 2,668만대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자동차회사와 부품사는 두 자릿수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FCA그룹은 지난 7월 31일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전망치를 당초보다 4%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 부품사인 앱티브는 중국의 생산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인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중국 자동차 생산이 3분기에 15% 감소, 올해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그워너는 중국의 올해 생산이 10~14% 감소 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비스티온 또한 중국의 올해 생산 예측을 4% 감소에서 10%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시트 전문업체인 리어 코포레이션은 20%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지금 중국 자동차시장의 부진은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래의 불안과 배출가스 규제 강화, 그리고 중국 경제 성장률의 하락이다. 일본이 우리에게 촉발한 무역 도발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무역분쟁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중 무역 전쟁과 한일 무역분쟁은 정치인들의 욕심이 만들어 낸 결과다. 과거에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내국 경제나 정치에 영향을 미쳤다면 오늘날은 내국 정치와 경제 상황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국 우선주의를 주장하게 한다는 점이 과거와는 다르다. 물론 최악의 경제 상황에 처한 아베가 그 책임회피를 위해 외부로 칼을 겨눈다는 점에서는 역사의 반복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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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국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1년 앞 당겨 2019년 7월 1일부터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를 시행했다는 점도 판매 하락에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럽의 기준을 참고로 2001년부터 배기가스 규제를 시행해 오고 있다. 우선은 상하이시와 쓰촨성 등 15개 성 및 직할시부터 국6(State6)로 강화됐다. 이는 유해 배출가스를 2023년까지 40~50%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유로6보다 엄격하다. 관제시장인 중국에서 환경을 이유로 규제에 미치지 못하는 차량을 판매 또는 운행을 금지하게 될 것을 우려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 판매의 하락은 사회주의 정치 체제하에서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 들여 성장한 결과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이 종교인 중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러서는 결코 그것이 공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정리하는데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기자는 몇 차례 중국이 수업료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수업료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 특히 그동안 돈의 흐름에 대해 밝았던 투자자들의 이야기이다.

 

 

포퓰리즘과 주주 자본주의가 만든 혼란

20세기 말에는 서비스산업에 미래가 달려있다는 구호를 앞세워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옮겨갔다. 당시의 경제학자들은 그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서비스업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래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과 동남아 등 제3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겼고 그로 인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3차 산업혁명이니 4차 산업혁명이니 하는 구호가 등장하며 장미빛 청사진들이 난무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제조업 부흥을 부르짖으며 자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그러면서 등장한 것이 보호무역주의다. 확대 전략을 펼쳤던 과거에도 그랬고 보호무역을 외치는 지금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과 주주 자본주의가 결탁한 것이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그들에게 이론적인 배경을 제공하는 학자들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로 인해 WTO를 기점으로 국제 분업을 추구해왔고 그로 인해 많은 수익을 올렸던 기업들이 지금은 다시 리쇼어링이 대세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당연히 글로벌 기업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인 투자가로 알려진 짐 로저스는 최근 한국의 미래를 담은 그의 저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2019년, 살림 刊)’에서 곧 사상 최악의 경제공황이 온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근거없이 돈을 찍어 경기 부양을 해 온 시스템과 미중 무역전쟁이 더해져 상상을 초월한 거품 붕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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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일본의 경제도 금융 거품 붕괴였고 20세기말 아시아지역 경제위기도 금융 거품 붕괴였다. 닷컴 버블도, 2008년 리먼 쇼크로 알려진 미국 발 경제위기도 금융 거품 붕괴였다. 그것을 탈피하는 방법도 근본적인 개혁보다는 돈을 마구 찍어내서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본은 부채가 GDP 대비 두 배나 되고 2008년 이후 10년만에 미국의 부채는 500%나 늘었다. 그 어느때보다 심한 거품이다.

 

그러면서 실물 경제는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신차 판매대수가 2018년 1,730만대까지 올라갔다가 2019년에는 1,65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1,530만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1세기 미국시장 신차 판매는 2007년 1,750만대가 정점이었고 2009년 980만대가 최저였다.

 

여기에 세계 최대 시장 중국까지 가세했다. 중국시장은 WTO가입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며 세계 경제를 지탱해 왔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도 결국은 중국시장으로 인해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중국이 2017년 2,880만대를 정점으로 2018년 2,808만대로 줄었고 올 해에도 상반기 12.4% 감소한 1,232만대로 줄었다. 중국시장의 12% 하락은 미국시장과도 다르고 연간 판매 180만대 가량인 한국시장의 그것과는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그런 중국시장의 신차 판매가 큰 폭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과거 미국 중심의 시장에서 발생했던 경제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경제 공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구조조정? 100년만의 대 전환?

자동차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지배한다. 소품종 다량 생산을 통해 원가절감을 하고 그만큼을 수익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원칙을 바탕으로 만인을 위한 차를 만들어 온 폭스바겐과 토요타, GM 등은 연간 생산대수 1,000만대를 넘겼다. 물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WTO가입 이후 시장을 개방한 중국이었다. 여기에는 르노닛산그룹과 현대기아차 그룹, 포드자동차도 포함된다.

 

그런데 GM은 이미 그 규모의 경제에 역행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오펠과 복스홀을 PSA그룹에 매각하며 유럽 사업부를 축소했다. 2018년 말에는 전 세계에서 15%의 인원을 감축하고 7개 생산 공장을 폐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 GM의 판매대수는 381만대로 연간 판매대수 750만대 규모의 회사로 축소됐지만 순이익은 1.2% 증가했다. 과거의 구조조정과 다른 점은 판매 감소로 인한 것이 아니라 흑자기조 속에서 다른 미래의 개척을 위한 것이었다.

 

포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포드는 영국 엔진 공장 등 다섯 곳을 2020년 말까지 폐쇄하며 1만 2,000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이는 5만 1,000명인 유럽 전체의 1/4에 해당한다. 포드 유럽사업부는 그동안 포드의 수익성에 중요한 입지를 구축해왔었으나 최근 수년 동안 사업의 부진으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엔진공장과 프랑스의 변속기 공장, 러시아의 조립 공장 등은 폐쇄하며 슬로바키아의 변속기 공장은 매각한다. 이로써 기존 24개의 공장이 18개로 줄어든다.

 

닛산도 최근 2022년까지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만 2,500명을 감원한다. 닛산의 생산능력은 2018년 720 만대에서 2022 년 660 만대로 감소해, 구조 조정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2018년 69%에서 2022년 86%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조조정은 스페인과 인도네시아 생산 라인 등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2019년도에 8개 거점에서 6400명, 2020년~2022년도에 6개 거점에서 6100명 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다. 제품 라인업도 2022 년까지 10% 이상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그룹도 800만대선을 넘었다가 2018년에는 740만대선으로 하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이나 방향전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무엇보다 진정한 현지화가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의 관건인데 그것이 완전하지가 않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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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반면 100년만의 대 전환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토요타는 규모의 축소보다는 중국시장 투자 확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들과는 결이 다르다. 중국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에도 일본차의 판매는 증가하고 있고 점유율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렉서스의 판매는 27% 증가한 7만 6,000대에 달했다. 토요타의 무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한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다.

 

합작사인 둥펑 혼다는 6만 7,844대로 전년 동월 대비 40.9% 판매가 증가했다. 시빅과 CR-V, XR-V는 모두 1만대 이상 판매됐다. 또 다른 합작사인 둥펑 닛산의 X-TRAIL은 5월 1만 8365대가 판매되어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캐시카이는 1만 3839대가 판매되어 20.5% 증가했다. 토요타의 합작사인 일기토요타와 광기토요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 1% 증가의 실적을 기록했다.

 

20세기 말 미국차의 나태한 전략으로 일본차가 부상했고 21세기 초 미국차가 라인업 혼란에 허덕일 때 독일차가 득세했다. 911로 촉발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유가가 폭락했을 때는 한국차가 기회를 잡았었다. 일본차와 독일차, 한국차는 미국시장을 배경으로 존재감을 확보했고 지금은 중국시장을 무대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성장일로에 있었던 중국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그 규모가 워낙에 방대해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2009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은 연간 7,000만대에서 5,900만대로 곤두박질쳤다. 올 해에는 금융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그 절반 정도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일부는 공유경제와 자율주행차 등으로 인한 수요감소라고 하는데 잘못된 분석이다. 미국은 라이드 헤일링 등으로 차량 소유가 더 늘고 교통체증은 더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분명 큰 틀에서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짐 로저스 외에도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가 도래할지 확언할 수는 없다. 만약에 최악의 금융위기가 온다면 많은 고통을 강요할 것이다. 과거에 그랬듯이 구조조정의 칼날이 난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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