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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90. 중국,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되풀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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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8-22 17:28:35

본문

일본은 GDP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237% 달하는 비정상적인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이 105%, 한국이 40%, OECD 평균 110%인 것과 비교하면 일본이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일본은 1985년 미국 주도의 플라자합의로 인해 기가 꺾인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20년, 30년으로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로만 보면 일본은 분명 세계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강하다. 2018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약 9,580만대 가운데 일본산은 972만대다. 하지만 그것은 생산지 위주의 통계이고 해외 생산 거점까지 합하면 약 2,800만대가 일본제 자동차다.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 대국인 중국의 생산대수가 2,780만대인 것과 비교하면 일본 자동차산업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있지만 일본이라는 국가는 부채 더미에 앉아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 전쟁이 있다. 지금은 중국을 대상으로 싸움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침체를 다른 각도에서 조망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일본 최초의 자동차회사는 1923년 닛산, 1933년 도요타방직기제작소의 자동차연구실이 그 시작이다. 하지만 2차 대전 전까지는 그다지 뚜렷한 실적을 올리지 못했고 그마저 전쟁으로 망신창이가 됐다. 그것을 살려 낸 것은 당시 미 군정이 일본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6.25전쟁터에 군수용차와 군수용품을 납품하게 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우리에게는 최악의 전쟁이 일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그때부터가 일본 자동차산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80% 이상이 미국산이었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일본이 급부상했고 급기야 198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자동차 생산대국의 자리에 올랐다. 일본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하고 자동차왕국 자리에서 밀려난 미국에게는 충격이었고 미국은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의 기세를 꺾었다. 물론 그 배경에는 거침없이 성장하던 일본 내의 금융 거품의 붕괴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거품은 호경기 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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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통상마찰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경제는 물론이고 그 힘이 되는 제조업의 힘을 빼앗고자 한 것이었다. 그러자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생산 시설을 아예 미국 등 판매되는 곳으로 옮기는 전략을 시행하며 자동차산업의 세계화를 주도했다. 그 역시 성공을 거두어 1993년 미국이 다시 세계 자동차 생산 대국의 자리를 탈환하는데 미국산 일본차가 기여했다.

 

그러나 자동차산업과 달리 일본 경제는 하락세가 계속됐다. 1992년 일본 내수시장 자동차 판매대수 777만대를 정점으로 판매가 크게 하락하며 지금은 530만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역사는 반복이라고 했던가. 미국은 중국과 힘을 합해 일본을 경제대국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대신 중국을 WTO에 가입시켰는데 지금은 다시 중국과 패권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이 WTO가입하면 그만큼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어 미국에 이익이 된다는 논리를 내 세웠다. 그렇게 해서 2001년 중국은 WTO에 가입했다. 그때부터가 중국 자동차산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시장 17년만에 200만대에서 2,880만대로 성장

중국에 자동차회사가 처음 설립된 것은 1953년으로 제일자동차가 그 시작이었다. 중국의 자동차생산은 1992년 100만대로 인구에 비하면 보잘 것이 없었다. 8년이 지난 2000년에야 200만대를 돌파했다.

 

2001년 WTO가입을 계기로 중국은 시장을 개방했다. 시장을 내 주고 기술을 얻는다는 명분으로 50 : 50 합작회사 설립을 허가했고 이후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02년에 300만대를 돌파했고 2003년에는 444만대로 늘어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에는 570만대로 늘었는데 이때까지는 승용차가 276만대, 상용차는 트럭과 버스를 포함해 293만대로 상용차가 더 많았다.

 

2007년에 879만대에 달했을 때 골드만삭스는 중국 자동차산업이 공급과잉과 시장포화로 1,600~1,800만대에서 성장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2008년 베이징오토쇼를 취재한 기자는 2,000만대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 칼럼을 썼다.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와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 그리고 자본주의 색깔이 강해진 사회적인 변화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도 한 몫을 했다. 중국인들의 시각을 바꾸는데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는 큰 역할을 했고 그 해 중국에서는 할부금융이 도입되며 자동차 판매의 도화선이 됐다. 20세기 초 미국자동차시장의 급 성장도 1920년 도입된 할부금융의 역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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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의 폭발력을 본 포르쉐와 아우디는 파나메라와 Q5를 2009상하이 오토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금도 당시 상하이오토쇼 전야제로 열렸던 포르쉐 파마메라 발표회의 기억이 생생하다. 포르쉐는 상하이 국제 금융센터 101층 빌딩의 94층에 전 세계 기자들을 불러 모아 세계 최초로 파나메라를 공개했다.

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도 했지만 미국 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흔들릴 때였다. 그 여파로 미국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2007년 1,754만대를 정점으로 2009년 980만대로 폭락했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같은 기간 7,000만대에서 5,900만대로 곤두박질을 쳤다. 그나마도 중국이2009년 1,364만대로 성장하면서 그 정도(?)에 그쳤다.

 

미국은 1980년 생산 대국의 자리를 일본에게 내준데 이어 2009년에는 시장 1위 자리를 중국에게 내주었다. 그 사이 중국에는 자동차회사가 난립했다. 2017년 기준 공식적으로 135개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들여다 보면 전체 생산의 70%가 합작회사들에 의한 것이고 10대 업체의 점유율로 보면 80%에 달한다. 그러니까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자동차산업에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것이다. 이것을 단계적으로 5~6개로 통합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정책이다.

 

어쨌던 중국은 2011년과 2012년 약간 주춤하다가 2013년 2,187만대가 팔리며 2,000만대 벽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7년에는 2,880만대를 돌파하며 세계 자동차 판매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번에도 미국은 그런 중국의 성장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다. 지적 재산권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무역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사실 지적 재산권 문제는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과학기술의 원천은 15세기 포르투갈이었다. 그것을 스페인이 배꼈고 네델란드로 넘어갔으며 영국은 그 카피한 기술을 바탕으로 1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미국이 배꼈고 일본과 한국이 카피했다. 지금은 중국이 카피캣 경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미국의 견제 등으로 인해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01년 이후 28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년만에 200만대가 2,880만대로 늘었던 것이 2018년에 2,808만대로 줄어든 것이다. 2019년에도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2018년 7월 이후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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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촉발은 2018년 상반기 중국 내 P2P금융 부실이었다. 플랫폼을 통한 개인간의 금융거래로 돈이 없는 사람들도 자동차를 살 수 있었는데 그것이 부실로 흔들리며 정부 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섰고 결국은 자동차 판매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경기 불안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미국으로의 수출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를 무기로 내 세우며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겉으로는 그렇지만 속내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주다. 미국의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또 하나는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19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배출가스 규제 기준도 소비를 줄이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로 6보다 엄격한 국6가 중국 내 절반에 달하는 15개의 성과 시에 시행되면서 소비자들은 전시장에 있는 국5의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국6를 기다리면서 판매가 줄어 들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중국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한 1,232만대에 그쳤다. 중국시장의 하락세는 전 세계 경제 침체를 동반하고 있다. 미국도 2018년 1,730만대에서 올 해에는 1,650만대로 80만대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유럽시장도 2018년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올해에는 10% 가까이 감소해 240만대 가량이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9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신차 판매가 곤두박질쳤지만 지금은 금융 거품이 붕괴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유럽에만 연간 약 650만대의 판매가 줄어들 판이다. 2020년은 올 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경제에는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상황이 중국에서도 발생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부진은 전 세계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그 파급력이 인구 3억의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지금 제조강국 2025라는 프로젝트 하에 자동차 기술 자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성장 7대 산업에 배터리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를 포함시켜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신에너지차는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 전기차 등을 포함하는데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배터리 전기차다. 중국의 입장에서 내연기관 기술로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어 새로운 영역에서의 기술로 거대시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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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09년부터 시행했던 배터리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올 들어서 1분기 110% 증가했던 신에너지차 판매가 4월 58%, 5월 8%, 6월 1.8% 증가해 그치더니 7월에는 5%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보조금은 2020년을 끝으로 중단된다. 벌써 이 정도라면 내년 이후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배터리 전기차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한 신에너지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그로 인해 CATL이라는 중소업체가 파나소닉과 LG화학, 삼성 SDI를 제치고 몇 년 만에 세계 최대 배터리셀 생산 업체로 부상했다. 시장의 힘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보조금 중단으로 인한 판매 감소를 줄이기 위해 중국은 올해부터 미국의 ZEV규제와 비슷한 신에너지차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신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신에너지차를 팔든지, 크레딧을 사든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그 요구를 만족시키는 회사는 BYD밖에 없다.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중국에 진출해 합작회사를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중국시장에 대한 시각은 업체에 따라 다르다. 일본 스즈키는 철수하고 미국 업체들은 공장 폐쇄하고 현대기아차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반면 토요타 등 일본 업체들은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BMW는 합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돈의 흐름에 밝은 투자자들은 답은 시장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와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천재지변이 없는 한 중국시장이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 크기를 알기 쉽게 보여 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빼빼로 데이라고 하는 광군제의 하루 온라인 매출액 34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백화점의 1년 매출액 29조원과 비교하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논리가 있다. 지금 중국자동차시장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의 경제 흐름을 좌우 할 정도의 위치에 있다.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얽히고 설킨 세계 경제의 상황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20년, 30년과는 다른 차원의 중국 자동차 판매 하락을 비롯한 경제의 침체는 전 세계 경제의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설득력있게 들리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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