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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국내 전기자동차 표준화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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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16-06-07 10:53:07

본문

2009년 9월 예년과 같이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열렸다. 당사 모터쇼 담당직원으로부터 갑작스런 요청을 받아 현대 i10을 전기차로 개조하여 출품하면서 모터쇼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거의 모든 메이커가 갑자기 전기차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00년초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개발을 포기한 전기차가 다시 부활하는 모습이었다. 그 후 미국, 독일, 일본 심지어 중국까지 전기차에 대한 국가적인 로드맵이 만들어 지면서 각국 정부는 전기차 개발, 보급에 앞장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당시 대통령이 직접 주관하는 전기차 국내 개발, 보급관련 회의가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개최되었다.

이후 당사는 정부의 정책에 부응코자 1년만에 블루온 전기차를 개발하여 먼저 50대를 정부기관 시범운행에 투입하였다. 이와 동시에 충전기들도 개발 보급되어야 했으므로 이를 위한 국내 표준화가 시급하였다. 해서 제대로 검토할 겨를도 없이 일본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국내 충전인프라 관련 표준이 급하게 제정되었다. 그러나 결국은 급하게 제정된 국내 표준은 국제 표준이 제 모습을 갖추면서 문제점이 나타났다. 국제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국내 표준은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또한 국내 표준이 안전성에 다소 문제가 될 요소가 있어 대대적인 표준 개정작업과 더불어 이미 출시된 블루온 전기차와 충전기 전량을 새로 개정된 표준에 맞추어 수정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러한 아픔은 반복되어서는 안되므로 여기서 그 과정을 되돌아 보고 향후 전기차 표준 방향에 대하여 모든 분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국내 전기차 표준화 과정
전기자동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차량에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시장에 선을 보이는 모든 전기자동차는 설치되어 있는 모든 충전장치에서 충전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차량과 외부 충전장치에 대한 표준화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내에서의 충전인프라 표준 제정 노력은 2009년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을 위해 긴급하게 시작되었다. 정부와 현대자동차는 2010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시범보급하기로 합의하고 전기자동차와 충전기 개발에 착수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내 표준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충전인프라 표준화 작업은 기술표준원 주관으로 진행되었으며, 국내 완성차업체, 충전스탠드 제작업체 및 연구소 및 대학의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산업현황을 고려하여 제정 작업이 진행되었다. 충전방식은 일반 가정에서 수시간 동안 천천히 충전하는 완속 충전방식과 주유소와 같은 개념의 충전소에서 수십 분안에 충전하는 급속 충전방식이 있는데, 이 두가지 방식 모두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완속 충전방식 표준은 커플러를 체결하여 충전하는 방식인 전도성 충전시스템의 표준으로 제정되었다(KS C 9900, 2011년 6월). 차량측 인렛은 5pin 단상을 사용하는 Type 1을 채택하였으며 충전기측 소켓아울렛은 Type 1과 같은 형상으로 독자 기준을 만들어 제정하였다. 국제표준 동향은 Type 1 의 경우에는 충전기측은 케이블이 고정되어 있는 방식만 표준이 존재하여 케이블 손상 우려와 르노 전기차와 같이 차량측에 7pin Type 2 인렛을 갖는 차량의 충전편의를 돕고자 Type 1의 형상을 가진 충전기측 소켓아울렛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운영해 본 결과 충전기측에 소켓아울렛을 설치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 중론이라 향후에는 국제표준과 같이 충전기측에 케이블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문제가 되는 Type 2 차량측 인렛을 갖는 차량은 단상 내부충전기가 일반화되고 있어 자연 도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방향전환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급속 충전방식 표준은 당시 국제적으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스마트그리드협회 단체표준으로만 진행되었다. 당시 우리보다 먼저 전기자동차를 개발, 보급하고 있던 일본은 전세계에 차데모타입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있었던 반면, 미국, 유럽 등의 콤보타입은 표준화 논의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당장 긴급하게 쓸 수 있는 차데모타입의 급속충전 방식을 도입하고 이를 국내실정에 맞게 변경하여 스마트그리드 단체표준으로 2011년 11월에 제정하였다. 이후 2014년 닛산 리프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국내표준은 차데모와 호환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전기차의 국내표준화 과정은 이와 같이 짧은 기간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러한 국내 표준 변경으로 인하여 여러차례 기 보급된 충전기와 출시된 차량 모두를 변경된 표준에 맞추어 부품과 해당 소프트웨어를 교체해야 했다. 또한 작년에는 BMW i3 전기차와 GM 스파크 전기차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참여하면서 콤보타입의 급속충전기를 요구함에 따라 환경부는 궁여지책으로 마치 문어발과 같이 3개의 케이블을 갖는 급속충전기를 국내에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충전기 업체들은 비용증가로 인한 비효율을 주장했지만 BMW와 GM의 적극적인 국내 전기차 시장 참여 의지에 따른 환경부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전기차 보급에 대한 당위성이 있었다지만 향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콤보타입 표준은 일본의 차데모 방식에 대항하여 미국과 유럽이 합작한 충전 방식이다. 이 방식은 차량측에 완속과 급속이 모두 포함된 한 개의 인렛을 갖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한 이 방식에서 채택된 PLC 통신 방식은 별도의 통신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차량과 충전기 둘 다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표준에서 기본으로 하는 PLC는 HPGP(HomePlug Green PHY) 인데 국내에는 이미 AMI 사업을 통하여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전력계량기에 또 다른 고속 PLC 통신이 사용되고 있어 국내에 HPGP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 양자간의 충돌을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표준 충돌로 국내에서는 회피 방법에 대하여 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 검증시험을 통하여 DC 급속충전의 경우에는 회피가 가능하나 AC 완속충전의 경우에는 회피가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기술표준원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각계의 도움으로 국제표준화기구에는 국내의 특수성을 이해시켜 국제표준에 예외조항을 삽입시켜 국내 PLC 방식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였다.

그러나 환경부는 급속충전의 경우에는 상호간섭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결론을 토대로 HPGP PLC가 탑재된 GM 전기차와 BMW i3 전기차를 보급하면서 충전기에도 HPGP PLC를 탑재하여 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궁극적으로 한전이 이미 보급한 스마트미터기 전량을 HPGP 방식으로 교체하지 않는 한 전기차와 충전기 모두 국내 PLC 방식(HSPLC)으로 통일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급속만 HPGP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한 차량에 두 가지의 PLC 통신 모듈을 동시에 탑재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국내 PLC 통신으로 통일해야 한다면 지금 보급되고 있는 급속충전기와 GM과 BMW 전기차는 어떡하나? 결국 전기차 표준화에 적절치 못한 대처가 고비용 지출로 귀결될 것이다. 이미 보급된 것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당분간은 모든 방식을 수용하는 비싸고 복잡한 충전기를 보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표준으로 점차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즉, 국내는 점진적으로 국내 PLC 통신을 사용하는 Type 1 콤보 방식으로 통일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정부과제로 국내 PLC 통신방식의 차량용 칩과 모뎀이 개발되고 있어 정부가 결단하는 경우 통신 방식을 통일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이 국내 표준화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표준에 대한 선행 투자를 하지 않고, 국제 표준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범 국가적으로 경제적, 비경제적인 손실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전기차 표준화 향후 전망
전기차 관련 국제 표준화 작업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금까지 국내는 유선 충전에 대해서만 표준이 제정되었지만 국제적으로는 무선충전 표준화 작업이 한창이다. 무선충전은 자율주행 차량 기술과 함께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충전인프라는 그리드와 뗄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어 V2G 관련 표준화도 국내에서 충분히 검토되고 준비하여야 한다.

그리고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의 건강 상태에 대한 표준 작업 등 앞으로 전기자동차의 대규모 보급 시필연적으로 필요한 표준들이 국제적으로 진행 중인데 이러한 표준들은 향후 새로운 산업을 창조시킬 수도 있기에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며 기업들로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표준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가와 관련 기업이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즉,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스마트그리드협회, 관련 기업 등 표준화 관련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며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국내 전기차 발전에 튼튼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글 / 김철수 (현대자동차)

출처 / 오토저널 15년 11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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