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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자동차 표준화, 한 단계 도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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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16-06-17 05:17:27

본문

KS 마크 도입을 통한 산업 표준화는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을 크게 향상 시켰다. 1960년대 산업 태동기에 시작된 산업 표준화는 제품 품질 경쟁력 향상과 수출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자동차 산업의 표준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짧은 역사를 고려하더라도 다른 분야에 비해서 매우 늦게 진행되었다. 자동차 산업은 1990년대 이전에는 소규모 내수중심의 양상을 띄어오다 96년 이후에 자동차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어 내수기반이 구축되고, 수출이 급격히 신장하였으나, 표준화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서울대학교 김응서 교수님은 현 국가기술표준원의 전신인 공업진흥청에서부터 수송분야 표준화 활동을 하신 표준화 관련 선구자이시다. 필자는 김응서 교수님을 도와서 표준화 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 공업진흥청에서도 국가의 중추적인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대한 표준화는 소극적으로 대응만 할 뿐이었다. 당장 산업의 육성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은 이어졌으나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지원하기에는 국내의 여러 여건이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타 산업 분야에서 표준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면서 불모지였던 자동차 분야도 세계 자동차생산국의 위상에 발맞추어 표준에 대한 국제적인 요구에 부합하도록 저변을 넓히기 시작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학회에서는 필자를 중심으로 2006년에 국가표준 정책에의 제안, 국제표준화기구와의 유대관계 형성, 국내 업계의 국제표준화 활동 지원 등을 담당하는 자동차표준화 부문위원회를 국내 학회로는 최초로 설립하여 활동하였다. 우리학회는 업계, 학계,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학회에 비해서 표준 개발 및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동차 표준화의 길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길이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당시 수송분야의 표준을 담당하고 있었던 국가기술표준원 이경희 연구관의 부단한 노력과 지원을 통해서, 국내에서도 자동차 분야의 표준화를 진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고, 이로 인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2008년 정부에서는 국가표준이 급증함에 따라 표준을 담당하는 인력이 부족하게 되고 표준화 패러다임의 변화로 민간주도의 표준을 개발하는 선진국형 표준행정을 채택하여 그동안 정부가 수행해오던 표준 개발을 민간에 이양하고, 표준정책 및 국제표준화 활동을 강화하기 위하여 “표준개발협력기관(COSD)”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학회에서도 2008년부터 표준화에 대한 역할이 증가하여 자동차표준화 부문위원회를 보다 상위 개념인 “표준화 위원회”로 승격하여 운영하였고, 2009년 1월에 자동차 분야의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 지정신청을 하였으나 최종 평가에서 탈락하였다. 이후 우리학회는 표준화 전담 직원을 채용하고, 사무국의 직제를 개편하여 표준화팀을 신설하는 등 협력기관의 요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여, 2009년 7월 31일(기술표준원 공고 제2009-0236호), 국내 학회로는 최초로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자동차 분야의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서 명실 공히 자동차 표준의 중심기관으로 그 역할과 위상이 한층 높아진 우리학회는 2010년에는 기 지정받은 분야 이외에 도로 차량 전 분야와 내연기관 분야(ISO/TC70)를 추가로 지정받아 총855종의 국가표준을 관리하게 되었다. 우리학회는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 지정 받은 이후 국제무대에서 국내의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고, 국내에서는 표준화의 저변을 확산하기 위한 활동과 국가기술표준원의 정책에 따라 국가표준을 지속적으로 정비하여 현재 ISO/TC22(Road vehicles), ISO/TC70(Internal combustion engines), IEC/TC23/SC23H(Plugs, Socket-outlets and couplers for industrial and similar applications, and for electric vehicles), IEC/TC69(Electric road vehicles and Electric industrial trucks) 분야의 KS 619종을 관리하고 있으며, 우리학회는 자동차 표준화 분야의 국내 중심기관으로서의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여 “수송분야 COSD 협의체”의 대표협력기관, “전기자동차 표준화 추진협의회” 및 “스마트카 표준화 추진협의회”의 운영사무국으로 활동하여 국내는 물론 국제표준화 활동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9년에는 자동차 에어컨의 대체냉매에 대한 단체표준 ‘KSAE 0001, R-134a 자동차 에어컨의 안전 요구사항’ 등 4종을 산업계 주도로 개발하여 학회 최초로 제정하였고 특히, 2013년에는 전기자동차 충전을 위한 커플러 형상을 다룬 SAE J1772를 부합화하여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에 일조하는 등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의 요구사항 등을 단체표준으로 제정하여 현재 총 201종의 단체표준을 보유하고 있다.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ISO와 IEC에서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의 상태로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표준화(Standardization)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로런스 부시 교수는 ‘표준, 현실을 만드는 레시피’라는 책에서 “모든 사람이 합리적 선택을 하고, 정확한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고, 내 머리에서 나온 판단이 모든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판단과 정확히 일치하는 그런 완벽한 세계에서는 우리는 표준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하면서 표준은 세상을 유지시키고 동시에 변화시키는 권력이라고 표현하였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고 국제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세계가 하나의 표준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표준(Global standard) 시대에 돌입한 지금 표준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ISO의 롭 스틸 사무총장은 “표준화 참여를 강조하는 것은 엔지니어링 측면뿐만 아니라 사업전략상으로 매우 중요한 것으로서 표준화에는 참여자들의 혁신이 반영되기 때문에 절대 중립적이지 않고,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혁신기술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역사적으로 표준화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엘리 휘트니는 17세기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부품 표준화를 이루어냈고 제품만이 아니라 제조공정에도 표준화가 적용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한 사람이 자동차 왕으로 불리우는 헨리 포드임을 볼 때 자동차 분야에서의 표준화를 왜 해야만 하는지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자동차 산업을 이룬지 반세기가 지났다. 수많은 연구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의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짧은 시간에 이루어 낸 이러한 성과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룬바 없는 위대한 업적이다. 이제 우리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우리의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고,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미래의 시장을 내어다 볼 때가 되었다. 그러나 쉽지 많은 않다. 자동차 분야에서의 표준화에 대한 부족한 인식, 업계의 참여도 저조, 아직까지 정부의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국내의 여러 상황들은 표준화를 수행하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고오고 있다.

그렇다고 피하거나 외면할 수는 없다. 자동차로 매일 지나가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보이지 않았던 것, 지나치고 잊어버린 일상이 다시 보이게 되는 것처럼 당장의 성과보다는 조금은 느리게 가더라도 표준화의 인식과 저변을 보다 확대하고, 이전보다는 좋아진 국내외 주변 환경에 대응하여 체제를 정비하는 등 자동차 표준화를 활성화하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앞에서 오는 화살을 피할 수 있으면 운명이지만, 뒤에서 오는 것이라면 피할 수 없으니 이는 숙명이라고 했다. 필자에게는 어쩌면 숙명 같았던 표준이, 표준화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자동차 표준화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우리학회 표준화 위원회와 많은 전문위원회 및 관련 과제에서 노력을 해 오신 연구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자동차 표준과 산업의 발전을 이끌면서 좋은 결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글 / 정태용 (국민대학교)

출처 / 오토저널 15년 12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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