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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여성 CEO 리더십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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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17-05-18 01: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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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공학회 여성위원회에서 매년 개최하는 자동차 업계 CEO 간담회는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이다. 왜냐하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현업에서 일궈낸 자랑스러운 선배들의 리더십과 진솔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9월 26일에 네오오토 김선현 회장님과 젠더혁신연구센터의 이혜숙 교수님 총 두 분의 여성 CEO를 모시고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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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를 실현한 여성 CEO, 네오오토 김선현 회장

 

네오오토는 올 2분기 매출만 390억으로 전년대비 25%나 상승하는 놀라운 혁신을 이뤄냈다. 그 뒤에는 놀랍게도 회사를 창립하고 20년간 이끌어 온 여성 CEO인 김선현 회장의 노력이 숨어있다. 김선현 회장은 자동변속기 부품 전문 기업의 CEO로서 회사를 창립하였으며 20년 넘게 리더의 자리를 이끌어 오고 있다. 2004년에 모범여성기업인 대통령 표창도 수상한 그녀는 자동차 전공이 아닌 화학 공학을 전공하였고, 12년간 시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년 전 해외 은행의 국내 철수로 일을 잠시 쉬고 있을 무렵, IMF를 겪으며 부도난 제조업체를 인수하게 되면서 그녀의 기업가에 대한 꿈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녀는 CEO의 길이 이토록 험난한 줄 알았더라면 이 길에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란 말로 좌중을 집중시켰다.

 

김선현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너무도 생소한 사원이 주인이 되는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사례를 찾아보고자 하였으나, 적합한 제도는 찾을 수 없었던 그녀는 사원들 한 명 한 명을 설득하여 독자적으로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를 실현하게 된다.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 사원이 주인이라는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 개념만으로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했다. 하지만 김선현 회장에게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계기와 의지는 분명했다. 20년전 초기에 공장을 인수하고 현장에 직접 가서 본 공장의 모습은 아이러니했다. 24시간, 주말에도 가동되고는 있으나 생산성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현장의 생산성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 주인의식 없이 수동적으로 수당을 위해 잔업, 특근을 하는 직원들에게 그녀는 획기적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제안했다. 주말 특근을 없애는 대신에 생산량을 확보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던 직원들도 그녀의 설득과 눈에 보이는 인센티브 제공 그리고 주말이 있는 삶에 점점 설득되어 갔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 조직에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큰 생산성과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김선현 회장은 근로자가 주인이 되어 의사결정하고, 각 전문분야를 책임지는 경영의 주체가 되어 조직으로 분사시키는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 를 제안했다.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는 업무 단위 별로 회사를 만들어서 구성원이 지분을 갖고 그 안에서 자체적으로 대표를 선임하여 별도의 전문조직으로 분사하는 개념이다. 현재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를 통해 베스트웍스, 네오디프 등 11개의 회사가 설립되었다. 네오오토와 사내협력사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에 주력하여 최대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개발/영업 업무 등은 네오오토에서 담당하고, 사내협력사는 각각의 생산성과 품질향상, 원가절감에 매진한다. 그로 인해 사내협력사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네오오토는 이익에 따른 성과를 사내협력사의 생산품에 적정이익률이 반영된 계약금액을 통해 보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어난 생산성은 사내협력사의 공동의 이익으로 귀속되었다. 이는 종업원들의 주인의식 향상으로 이루어낸 결과일 것이다.

 

시가총액 600억에 가까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발돋움한 네오오토의 김선현 회장은 아직도 직원들과 직접 소통을 하며, 현장경영을 하고 있다. “그 동안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함 없이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라고 답하면서, 그녀는 이 회사가 투명하고 당당하게 우리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유산이라고 했다. 직원들이 소모품인 면장갑 하나라도 원가의식을 가지고 아끼며 내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 노력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여성 CEO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뿌리깊은 유교문화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이 리더가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싸움이다.”라고 말하며, “리더십을 얻고, 유지하는 것에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선현 회장은 “여성 CEO로서 리더십을 얻는 것과 유지하는 것 두 가지 모두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지금도 그 고정관념을 깨는 도전이 현재진행형이다.”라는 말로 큰 여운을 남겼다.

 

지난 30년간 숨가쁘게 직원이 자랑스럽게 일하는 내 회사로 성장시킨 그녀는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여성 CEO였다. 세계 그 어떤 자산보다 숨겨진 보물 같은 ‘사원주주형 자주경영제도’를 실현한 김선현 회장을 직원들도 모두 존경하고 신뢰하며, 그 어떠한 큰 위기의 순간에도 주주인 직원들이 끄떡없는 버팀목이 되어 함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젠더혁신연구센터의 이혜숙 이화여대 명예교수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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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변 (逢變)을 꿈꾸다.” 젠더혁신연구센터 이혜숙 수석 이화여대 명예교수

 

“우리가 젠더 라고 하면 페미니즘을 떠올리며 거부감을 갖습니다. 혁신이란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역시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변화에 거부감을 갖지요.” 이혜숙 교수님의 첫 마디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봉변이라고 하면 맞이할 ‘봉(逢)’에 변할 ‘변(變)’자를 써서, ‘변화를 맞이한다’ 는 좋은 의미이지만, 흔히들 ‘봉변을 당한다’라며 변화를 꺼립니다.” 좌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저마다 웃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변화에 대해서, 왜 그 변화를 맞이할 수 밖에 없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은발의 교수님이지만 너무도 청아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이혜숙 교수님은 젠더 혁신에 대해 호기심을 더욱더 자아냈다.


우리에게 ‘표준’이란 것은 근대부터 서양 남자를 기준으로 모든 부문에 적용되어 우리 일상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었다. 자동차, 집, 회사, 제품 등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은 서양인 남성을 기준으로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에 그 동안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최근 의약품에 있어 동일한 약품이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이슈가 되고있다. 임상실험에서 여성을 보호하려는 의도 등으로 여성과 암컷을 배제하면서 수컷과 남성만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하여 약을 만들어왔던 것이 밝혀졌다. 이제 의약품에서 국제표준은 임상실험에서 반드시 여성과 암컷을 참여시키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자동차에 있어서도 소아, 여성 더미, 임산부 더미 등 다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운송수단에 남자만 타는 것이 아니며, 신체적 조건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과 아동은 교통사고에 취약하고,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굳이 국제적 표준을 들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 제품은 더 이상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 디자인 강국인 스웨덴의 볼보 자동차는 자체적으로 여성 더미와 임산부 더미를 사용하여 차량을 시험하고 있으며, 여성을 위한 다양한 자동차 편의 장치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체온은 같지만, 여성과 남성이 편안하게 느끼는 온도는 3도가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 동안은 서양남성을 기준으로 표준 온도를 제공하고 춥다고 느끼는 여성이 옷을 더 입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점을 배려한 디자인과 제품이 등장할 때가 왔다. 젠더 혁신은 의외로 가까운 일상 속에서 찾아질 것이며, 다양한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변화를 우리는 곧 맞이하게 될 것이다.

 

두 분의 진솔함과 삶이 담긴 말씀은 아직도 가슴 속에 자랑스러운 뿌듯함으로 뜨거운 울림을 만든다. 여성으로 리더십을 얻는 것과 유지한다는 것은 아마도 큰 도전일 것이다. 38선처럼 확고하고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는 그 벽에 도전하여 편견을 깨고, 생각을 바꾸고, 꿈을 실현하는 그녀들이야말로 진정한 선구자이며, 아름다운 삶의 살아있는 표상이자 후대의 여성에게 바람직한 롤모델일 것이다.

 

글 / 전은숙 (현대자동차)
출처 / 오토저널 16년 11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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