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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가솔린 엔진 연소현상의 매력과 신비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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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17-09-25 17:24:19

본문

필자가 TV에서 우연히 자동차 경주대회를 보고 자동차 의 매력에 빠져서 자동차 엔진과 인연을 맺은 지가 어느덧 35년에 접어드는 것 같다. 무엇이 이토록 자동차 엔진에 매력을 느끼게 하였으며, 아직까지 그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자동차 엔진이 발명된 지가 이미 100여년이 지났고, 엔진을 만들 수 있는 나라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자본을 자랑하는 선진국들이다. 다시 말하면 자동차 엔진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가장 우수한 기술과 막대한 투자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엔진 보다 효율이 나쁜 기계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낮은 효율(25% 정도)을 가지고 있는 기계이다. 이는 그 만큼 엔진의 연소현상을 규명하고 최적화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얼마나 복잡한 현상인지 가솔린 엔진의 연소현상을 살펴보기로 하자. 점화플러그에서 화염 핵이 형성되어 연소실 내로 전파가 끝나는 시기 즉 연소기간이 크랭크 각도로 60도 정도이므로, 엔진의 중속인 3000rpm의 경우를 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3ms라는 매우 짧은 시간이 된다. 만약 2000cc 4기통 엔진의 경우 압축비가 10이라면 연소가 일어나는 연소실 체적은 약 55cc 정도이다. 이처럼 작은 공간 내에서 3ms라는 눈 깜짝할 사이보다 수백 배가 빠른 시간 내에 연소실 내의 온도는 대기 온도에서 순간적으로 2000도 부근까지 변화하고, 압력도 대기압에서 수십 기압까지 변화할 뿐만 아니라 액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상변화도 수반하는 복잡한 현상이 발생된다. 아마 이 세상의 어떤 현상보다도 빠르고 복잡한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작은 공간에서 3ms라는 빠른 시간 내에 연료소모는 최소화하여야 하고, 출력은 극대화하여야 하며, 유해 배출물은 거의 배출하지 말아야 하니 이 요구 조건들을 만족하는 자체가 불가능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자체가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여기에 매달려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소현상을 규명하여 보다 나은 효율을 얻기 위한 연구에 앞으로도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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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복잡한 엔진의 연소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부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계측기술이 선행되어야 한다. 의료기술의 발달사를 보더라도 처음에는 청진기만 가지고 사람의 건강상태를 판단하였다. 청진기의 경우 건강의 이상 여부는 알 수 있겠지만, 소화기의 문제인지 아니면 호흡기의 문제인지 등에 관한 정확한 진단은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최근에는 CT와 MRI, 및 내시경 등 직접 신체의 부위를 눈으로 보면서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면 훨씬 더 치료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한 사실이다. 엔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림 1>과 같이 엔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유동장과 혼합기 분포 및 화염전파 과정 등 연소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을 명백하게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연소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보다 효율이 높은 엔진 연소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필자가 귀국하여 대학에서 연구를 시작한 시기인 1993년에는 우리나라에 자동차 완성차 업체가 5개(현대, 기아, 대우, 삼성, 쌍용자동차)나 있었고, 정부에서도 G7과제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 국책과제가 많이 있어서 우수한 인력 양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특히 엔진 연소에 관련된 광 계측 연구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덕분에 국내의 많은 연구소와 대학들에도 레이저를 이용한 광 계측 연구 그룹들이 등장을 하였으며, 자동차 회사의 연구소에도 레이저를 이용한 엔진 연소 개선 기술 개발이 시도되었고, 학연산이 상호 협력 하에 많은 연구 성과를 얻기도 하였다. 그러나 IMF라는 국가 경제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국내의 자동차 회사 수가 줄어들고, 국가 연구과제 등도 축소되어 비용이 많이 드는 광 계측을 대학에서 계속하여 수행하기가 어려워지게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자동차 관련 연구과제들이 다시 증가하였으나, 기초연구 보다는 응용연구 쪽에 많은 투자가 집중되어 엔진 연소 현상 규명 등과 같은 원천기술에 관련된 연구들은 점점 기회가 줄어들게 되었다. 레이저를 이용한 연소 계측과 같은 기초연구에 지원을 해 주는 연구비를 찾기가 어려웠고, 학생들도 장래의 취직에 도움이 되는 엔진 성능 실험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오랜 기간 동안 국내에서는 광 계측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 지속되었다.


 이와 같은 기초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발전을 거듭하였고, 국내의 자동차 엔진 기술도 세계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엄격한 연비와 배기 규제의 대응책으로 친환경 자동차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다가 오면서 엔진의 장래가 존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듯하여 30여 년간 엔진연구만 해 온 필자로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지금이라도 기초로 돌아가서 복잡하지만 매력적인 엔진 연소현상을 제대로 규명하여 초 희박 연소(Ultra Lean Burn)나 자착화 연소(Controlled Auto Ignition) 등과 같은 새로운 연소 개념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전기와 연료전지로 대별되는 친환경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과 자동차 관련 연구소 및 대학들은 이미 엔진 연소를 규명할 수 있는 광 계측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신 연소 기술을 개발하여 시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광 계측 장비를 구축하여 우리만의 독자 기술을 개발할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어떻게 이러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계측기술마다 전문적인 Knowhow가 필요한 광 계측 장비를 한 기관에서 모두 갖추고 실험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동차 회사에서는 비용 면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가 담당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자동차 회사와 정부가 투자를 하여 각 계측기술 별로 담당할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정한 후, 여러 기관이 모여서 함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공동 실험실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는 모르겠지만, 더 늦어지기 전에 엔진 연소현상을 진단할 수 있는 계측시스템이 하루 빨리 구축되기를 바란다. 필자를 포함한 광 계측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들이 지금까지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엔진 연소 현상을 규명할 수 있는 레이저 광 계측기술 보급에 함께 동참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글 / 이기형 (한양대학교)
출처 / 오토저널 17년 5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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