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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전기자동차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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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18-06-04 09:43:44

본문

내연기관은 지난 140년 동안 배기량 당 출력이 약 1,000배 가량 상승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으나 최근 석유 생산량의 정체에 이어서 폭스바겐사의 디젤게이트 사건이 터지는 등 새로운 문제들이 들어나고 있다. 요즘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전기자동차인데 과연 이러한 문제들을 전기자동차가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짚어보기로 한다.

 

전기자동차의 역사
볼타가 배터리의 원리를 발견한 것은 1794년이었고 요즘 가장 흔히 쓰이는 납산 배터리가 발명된 것은 1859년이었다. 그 이후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기술의 진보는 1990년 일본 파나소닉의 리튬 배터리 양산 성공인데, 납산 배터리의 발명 이후 약 150년만에 비로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약 3배 증가하여 휴대용 전자 기기의 보급을 넓히는데 혁혁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한편 전기자동차가 처음 출현한 것은 1834년으로 내연기관의 발명(1877년)을 40년 이상 앞서고 있다. 40여년에 걸친 기술의 진보로 당시에도 전기자동차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으며 1800년대 말에는 최고 속도 106km/h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의 1충전 주행거리 제한은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였는데, 이의 해결책으로 1900년 전후에는 가솔린 엔진 병렬 형태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제작되기도 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인간이 만든 기계의 주행 성능이 쉬지 않고 한번에 갈 수 있는 주행거리 측면에서 말의 성능을 처음으로 앞서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내연기관의 급속한 성능 향상과 1908년 포드 Model-T의 대중화로 1920년경에는 내연기관 이외의 모든 형태의 자동차는 일반 도로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전기자동차와 환경 문제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매연 하면 디젤 차량에서 내뿜는 시꺼먼 배기 가스를 떠올리게 된다. 마침 폭스바겐 사에서 디젤 자동차의 매연 저감장치 작동 프로그램을 조작한 소위 디젤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디젤 차량은 도시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런데 요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가솔린 직분사엔진의 경우 미세먼지 배출량이 신형 디젤엔진 대비 수십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으며, 천연가스 엔진의 경우도 유로5 기준이 적용된 최근 출시 디젤엔진에 비해서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경우 빌딩 내에서 발생하는 생활먼지가 전체 먼지의 약 3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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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굳이 자동차로 국한하면 타이어의 마모 및 이와 관련된 이차 비산 먼지의 양이 디젤엔진 배출구를 통해서 나오는 먼지의 약 20배에 달한다는 수도권 대기환경청 자료도 공개되어 있다. 브레이크 마모로 인한 미세먼지의 양 또한 타이어 마모 미세먼지와 규모 면에서 매우 흡사하다. 그런데 타이어나 브레이크의 마모도는 차량의 무게와 거의 비례하므로 동일 설계 기준 하에 무게가 훨씬 무거운 전기자동차는 어떤 형태의 내연기관 자동차 보다 도심 환경에 있어서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전기를 발생원 별로 분류하면 소위 청정에너지라고 주장되는 풍력이나 태양광의 비율은 5% 미만이고 화석연료가 약 68%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석탄이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전기는 사실상 가장 더러운 에너지원이라고 하겠다. 즉 환경을 위해서 디젤자동차를 퇴출시켜야 한다면 전기자동차를 포함해서 모든 자동차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참고로 석유를 정제하면 가솔린과 경유가 보통 1:2 정도의 비율로 생산되는데, 생산된 경유를 가장 깨끗하게 그리고 가장 법률적으로 규제하기 쉽게 태우는 현실적인 방법은 디젤엔진을 통한 연소이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문제
전통적인 생산 방식의 석유 즉 비교적 생산 원가가 낮은 석유의 생산은 이미 10여년 전에 정점을 지났고 현재는 쉐일 오일 등 생산 원가가 높은 비전통적인 방식의 석유가 그 빈 틈을 채우고 있다. 즉 넘쳐나던 저가의 석유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재와 미래의 상황이므로 에너지의 다변화는 선택 여부의 사항이 아닌 듯하다. 이미 전기의 생산을 위해서는 <그림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매우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 원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자동차에 있어서도 전기의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대응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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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풍력과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전기 생산의 5% 미만이고 전체 에너지로 영역을 넓히면 겨우 2% 미만인데, 특히 이것이 과거 오일 쇼크 이후 무려 40여년간 기울인 노력의 결과라는 사실은 분명히 주지할 필요가 있다. 전기자동차에 청정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시점은 전기 생산에서 풍력이나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에 육박하고 넘치게 생산되는 전기를 어떻게 소비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혹시라도 도달한다면 그 이후로 늦추는 편이 합당하다. 오히려 현재는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직접 쓸 수 없는 석탄이나 우라늄을 간접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에서 전기자동차의 장점을 찾는 편이 더 타당이다.


전기자동차 시장 현황
현재 전기자동차 시장이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팽창하는 듯 보이나 이것은 과도한 보조금의 지급 등 각 국 정부의 무리한 정책적인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한 예로 홍콩에서는 2017년 4월 이후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삭제하였는데 그 결과 이전 달 약 2,900대 정도의 판매를 보이던 테슬러 전기자동차의 판매가 0으로 급락하기도 하였다. 덴마크 역시 보조금 축소의 결과 2017년 판매가 2016년 대비 70% 감소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차동차 구매 금액의 약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조하고 있는데, 상품 가격의 50%를 보조금으로 주어야 겨우 팔리는 상품을 과연 상품이라고 불러도 좋은지 의문이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상품도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 남기 어렵다. 일종의 마중물 개념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시키기 위해서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나, 기술적인 장점 자체가 의문시 되는 기술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단지 세금의 낭비에 불과하다.


기술보다 정책이 중요한 사례로 베타 방식 비디오테이프 기술이 시장에서 VHS 방식에 완전히 패배한 이야기가 종종 회자된다. 그러나 일단 개발하면 더 이상 에너지가 필요 없는 정보를 다루는 분야와 개발 이후 꾸준히 다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운송과 같은 별개의 분야에 있어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문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 인류가 에너지 원으로 동물과 노예를 다루던 시절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시대로 넘어왔는데, 이제 다시 비록 매우 비싸지만 청정하고 재생이 가능한 동물이나 노예를 보조금을 통해서 사용하게 한다면, 과연 현재 어마어마한 양으로 사용되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지 생각해 보라. 참고로 현재 세계의 1일 석유 소비량인 약 8천500만 배럴을 에너지로 환산하면 성인 약 3천억명의 1일 노동력에 해당한다.


전기자동차의 미래
내연기관의 발명 이후 전기자동차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전동 휠체어나 전동 골프카트와 같이 틈새 시장에서 항상 존재하고 있었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틈새 시장의 크기는 계속 커지고 있으나 배터리는 여전히 석유 대비 에너지 밀도가 약 1/100 정도에 불과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납산에서 리튬 배터리로 진화한 지난 150여년간의 기술 진보 속도로 가늠해 보면 앞으로도 배터리의 진화 속도는 우리의 희망하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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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은 석유의 엄청난 에너지 밀도를 무기로 장거리 고속 주행을 가능케 하여 오늘날의 자동차 시장을 만들었는데, 전기자동차 역시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일한 시장에서 동일한 잣대로 경쟁하려는 듯 열심히 주행거리 늘리기 시합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물리 법칙으로 인한 장애물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오랫동안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확대는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현실적인 한계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마땅하다.


전기자동차는 주행거리 면에서의 치명적인 약점만 제외하면 구조도 간단하고 고장도 없으며 조용한 동시에 제어가 매우 쉬운 점 등 많은 장점도 갖고 있다. 자동차에서 제어 기술의 응용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미래의 추세와도 잘 부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틈새시장 예를 들면 저속 단거리 위주의 도심 카쉐어링 전용 초소형 자동차 시장에서는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래 사진은 비좁은 도심에서의 운행 및 주차 최적화를 목적으로 KAIST에서 설계된 초소형 역3륜 전기자동차의 한 예이다. 전기 구동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전륜 인휠모터와 후륜 조향의 조합으로 안정된 주행과 제자리 선회를 손쉽게 구현케 한 것이 특징이다.

 

정리하면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쟁자가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의 적용이 어려운 별도의 틈새시장을 위한 자동차이다. 현재 전기자동차를 위한 틈새 시장은 그리 넓지 않은 듯 보이나 화석연료 증산의 어려움과 동시에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그 틈새는 점차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부족한 것은 배터리의 용량이 아니라 단지 그 틈새를 채워 줄 우리의 아이디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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