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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엔진의 미래 동력원으로서 가능성 재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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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0-09-01 17:52:04

본문

최근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되고 있는 말이 “Latte is horse”라는 표현이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나 때는 말이야”이며,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순간 꼰대로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다. 나는 절대 이 표현을 쓰지 말아야지라고 항상 조심하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버릇처럼 자주 입에서 튀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어쩔 수 없는 꼰대인 세대인 것 같다. “나 때는 말이야 자동차의 꽃은 역시 엔진이지”, “나 때는 말이야 엔진 전공자가 제일 잘 나갔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제일 인기가 좋아서 엔진 연구실 들어오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지” 등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요즘 들어 부쩍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 많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필자가 해외에서의 유학과 직장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였을 당시인 1993년은 우리나라에 순수 국내 자본의 자동차 회사가 5개(현대, 기아, 대우, 삼성, 쌍용자동차)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당시 국내의 자체기술로 엔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하나도 없었고, 현대는 미쯔비시, 기아는 마쯔다, 대우는 GM. 삼성은 NISSAN, 쌍용은 벤츠에서 엔진을 공급받아 탑재를 하는 수준이었다. 외국에 많은 로열티를 지불하였고, 자체 기술 개발에 대한 견제도 심했던 시절이었지만, G7국가 수준의 엔진기술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G7 자동차기술개발 과제라는 국책과제를 통하여 산학연이 하나로 어우러져서 단 시간 내에 자체 엔진 기술을 개발하는 등 외국에서도 놀랄 만한 정도의 성과를 얻었다. 이 때의 성과를 바탕으로 엔진을 수입하던 회사인 미쯔비시 자동차에 현재는 엔진을 역으로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고,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엔진 외에도 변속기와 엔진 핵심 부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었고, 이러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였던 연구 인력들이 현재의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역이 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Latte 얘기를 계속하는 걸 보니 나 자신이 꼰대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작년에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산업 전반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였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생산과 수출을 계속하여 국가 경제에 견인차 역할을 한 부품이 엔진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효자 상품을 칭찬해 주기는커녕 퇴출대상으로 몰아가는 현재의 상황이 아쉬워서 언론이나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하여 내연기관 자동차의 중요성을 어필해 보기도 하였으나, 자동차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나 역시 향후 10년 이후는 초연결성과 공유 및 자율주행 그리고 친환경성이 자동차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사실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금부터라도 선진국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 분야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많은 전문가들이 열심히 추진하고 있으므로 그 분들께 맡겨 두고, 필자는 40년 가까이 한 우물만 파온 엔진의 미래 동력원으로서의 가능성에 대하여 재정립해 보고자 한다. 

최근 EU에서는 2030년에 2020년보다 CO2를 37.5% 저감하는 엄격한 CO2 규제(59g/km)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이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의 비중이 증가되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10년 후의 세계자동차를 전부 전기자동차와 수소전지 자동차로 전환을 하면 쉽게 달성되겠지만, 10억대가 넘는 자동차들을 충전하기 위한 전기 인프라 투자비용은 에너지 싱크탱크의 계산에 의하면 약 100조 달러정도로 상상을 초월한 금액이 된다. 또한,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발전 이외의 경우는 잘 아는 바와 같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CO2가 배출되므로 국가 총 CO2 배출 규제의 대응방안으로 전기자동차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용 동력원의 적절한 분배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근래 들어 많은 연구기관들에서 Well-to-Wheel 분석을 통한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의 CO2 비교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 1>은 Well-to-Wheel 분석을 통한 CO2 배출량을 비교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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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과 석유 발전의 경우는 전기자동차보다 오히려 내연기관의 CO2 배출이 더 적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LNG의 경우는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보다 CO2 배출이 적지만, 송배전 손실과 충방전 손실 등을 고려하면 실제 전기자동차의 CO2 배출은 조금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현재의 내연기관 효율을 10% 정도 개선하면 평균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 수준이 가능하며, 25% 정도 개선하면 LNG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한 전기자동차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내연기관의 열효율이 50%를 초과한다면 원전 비율이 줄어들고 석탄과 LNG 발전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발전비율로 보아 내연기관 자동차도 충분히 전기자동차와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 과연 내연기관의 열효율을 50% 이상 달성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미 여러 연구기관들에서 열효율 50% 달성을 위한 핵심기술과 로드맵 등은 <그림 2>와 같이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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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렇게 알고 있는 해결책을 얼마나 열심히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하는 지가 중요한 인자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각 나라의 발전원이나 자국 자동차 회사 유무 및 엔진 기술력 등과 같은 각 국의 사정에 따라 내연기관의 퇴출선언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연기관의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나라들은 여전히 국가적인 R&D지원 아래 향후에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한동안 하이브리드 엔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순수 내연기관 기술이 유럽에 비하여 뒤떨어진다는 인식이 연간 예산 200억 원에 달하는 SIP(Strategic Innovation Promotion) 혁신적 내연기관 연소기술 프로젝트를 발족시켰다. 사실 SIP는 일본정부가 1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 동력 분야를 육성하는 프로젝트인데, 여기에 내연기관 연구를, 그것도 필두과제로 내세운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내연기관의 고 효율화를 통하여 일본자동차 메이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향후 일본경제의 사활을 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 수행 결과 열효율이 50%를 초과한 초희박 연소 엔진(Ultra lean burn engine)이라고 불리는 가솔린 엔진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엔진의 연소온도는 이론 공연비로 작동되는 일반 엔진의 2600K보다 낮은 2,000K 정도이며, 공기과잉율 λ=2.2정도의 초희박 연소가 가능하다. 따라서 냉각손실과 펌프손실이 줄어들고, 비열비가 증가되어서 열효율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NOX도 현저하게 줄어들어 연비와 배기 모두 양립할 수 있는 최적한 엔진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의 실현을 위하여 <그림 3>과 같은 해결방안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과학적인 지식(Science)을 가진 대학과 공학적인 적용 기술(Technology)을 가진 기업이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얻어낸 성과라고 자랑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유기적인 관계는 각자 자기 전문분야의 연구만 하는 우리나라의 연구 환경과는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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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들은 연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자동차 회사에서 적용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곧 시판을 앞둔 Mazda자동차에서 개발한 SPCCI(Spark Controlled Compression Ignition)엔진이다. 이 외에도 Toyota자동차에서도 λ=2.5에 가까운 린번 엔진을 개발중이며, Honda에서도 부실식(Pre chamber) 린번 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SIP에서 개발한 열효율 50%를 넘는 초희박 연소 엔진 기술은 일본의 자동차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미래 가솔린 엔진의 핵심 기술로 자리 매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또 다른 자동차 선진국인 유럽에서는 일본과 달리 린번 연소보다는 기존의 이론공연비 연소를 개선함으로써 열효율 향상을 모색하는 추세이다. 전통적으로 유럽은 디젤 엔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디젤 게이트와 미세먼지 문제로 인하여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 향상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열효율 50%를 달성하기 위하여 실린더 벽으로부터의 열손실 저감, 배기열 회수, 실린더 내 물 분사, 냉각계의 개선, 연료분사 시기와 분사회수 및 분사압력 최적화, 48V 시스템을 이용한 전동화 등 다양한 기술들을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 중 물 분사는 이미 BMW가 실용화하고 있다. 고속 고부하 영역에서 물의 기화 잠열에 의하여 실린더 내의 냉각효과를 증대시켜 노킹을 억제하기 위한 기술이며, EGR보다 비열이 증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AVL에서는 가솔린 엔진의 가장 큰 문제인 노킹을 해결하기 위한 Knock Free 엔진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초고압 인젝션을 이용하여 연소실 내에 순식간에 혼합기를 형성시켜 점화함으로써 노킹이 일어날 여유가 없이 순간적으로 연소를 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위한 중요한 기술 요소로는 고압 인젝터와 고 압축비이다. 현 시점에서는 압축비가 14:1이고, 1,000bar의 분사압력으로 λ=1의 이론 공연비로 운전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조합하면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에 가까운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에서는 가솔린 엔진보다 열효율이 높은 디젤 엔진에 대하여도 여전히 연구는 진행중이며, 보쉬(Bosch)는 디젤 엔진의 질소 산화물(NOx)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한 예로 메르세데스 벤츠 C220d에 탑재된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은 NOx배출량이 0~1g/km로 거의 측정할 수 없는 수치까지 낮추어졌다. 더불어 수천 km를 주행한 차량의 평균 배출량도 실도로 주행 조건(RDE)의 배출량이 20~30g/km에 불과하여 유로 6d RDE규제 조건인 120g/km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이 의미가 크다. 미세먼지의 2차 생성 인자인 NOx의 배출만 줄일 수 있으면 CO2면 에서 디젤 엔진이 유리하므로 여전히 소비자들의 선택치 중 하나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외에도 BMW에서는 48V시스템을 장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채용을 넓혀 유로 6d 배기규제에 적극 대응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기술은 브레이크 에너지 회수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서 연료 소비를 줄이고 추가 출력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국은 트럼프 정부 들어 CO2 규제 자체를 완화하여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입지를 강화하였다. 내연기관의 신기술 개발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석유 이 외의 친환경성 연료인 폐식용유와 메탄올 및 에탄올 등과 같은 대체연료를 적용하는 연구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 자동차 회사들이 합심하여 대체연료를 이용한 연료소비와 유해 배출물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경쟁상대국인 일본과 유럽 및 미국에서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전지자동차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여전히 내연기관에 대한 연구는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몇 년간 정부 차원의 내연기관 관련 신규 R&D 예산이 거의 없는 수준이며, 주요 대학들의 내연기관 연구실들은 우수 인력 유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내연기관 전공자들의 취업률은 다른 분야에 비하여 높은 편이지만, 요즘 젊은 학생들은 현재 보다는 미래의 비전을 보고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곧 퇴출 대상이라고 하는 엔진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퇴출이란 표현으로 그 나마 자동차 엔진이 좋아서 해보겠다는 젊은 인재들의 의지만이라도 꺾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지금부터 5년 정도가 향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Golden Time이 될 것이다. 아직은 국내의 엔진 기술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 주도 하에 대학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 엔진 기술에 대한 청사진을 하루 빨리 결정하여 총력을 집중할 때인 것 같다. 그 나마 현재는 국내 대학의 엔진 연구실이 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몇 년이라도 늦어지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벌어져서 더 이상 추격하기가 어려워 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제정한 2030년 친환경자동차 보급 목표대로 달성이 되더라도 전기와 연료전지 자동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비율이 30%이고, 나머지 70%는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을 것이다. 이 자동차들의 엔진이 외국기술에 의존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지혜를 모아 대비를 하여야 할 시기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글 / 이기형 (한양대학교)
출처 / 오토저널 2020년 3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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