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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반켈로타리엔진과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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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1-06-03 11: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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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본 마즈다에서 생산된 RX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억은 “반켈로타리엔진(이하 반켈엔진)”이 장착된 가장 성공한 자동차 모델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내연기관은 피스톤의 수직 운동을 통해 구동력을 얻는 피스톤 왕복엔진(Reciprocating Engine)과 회전 운동을 통해 구동력을 얻는 로타리엔진(Rotary Engine)으로 구분된다. 비록 정규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회전방향으로 힘을 전달하는 방식의 엔진에 관한 끈질긴 집념으로 1934년에 펠릭스 반켈(Felix Wankel)은 로타리 방식의 연소실을 갖는 초기 아이디어로 특허 등록을 하였다. 2차대전이 끝난 후 독일의 작은 오토바이 회사였던 NSU가 반켈이 고안한 로타리 방식의 엔진에 관심을 가지면서 1959년에 최초로 상용화된 로타리 엔진을 발표하였는데 이러한 로타리 엔진을 보통 반켈엔진(Wankel Engine)이라고 부른다. 

반켈엔진은 삼각형의 로터가 엔진내부의 에피트로코이드(Epitrochoid) 곡선을 돌면서 회전하게 되며 삼각형의 각 면이 실린더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왕복엔진과는 달리 엔진 축의 회전방향과 힘의 전달방향이 동일하기 때문에 진동이 작고 고속회전에 유리하며, 구조적으로 간단하여 부품수가 적은 장점으로 인해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꿈의 엔진으로 여겨졌다. 당시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자동차 엔진이 반켈엔진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을 하기도 했다.

천재발명가 펠릭스 반켈에 의해 고안된 반켈엔진의 특허는 유럽은 물론 미국에 까지 알려져서 많은 기업에서 특허권을 사게 된다. 유럽에서는 NSU에서 반켈엔진을 탑재한 최초의 승용차 스파이더(Spider)를 1964년에 양산하였다. 반켈엔진의 명성이 전 세계로 알려지며 GM, 다임러벤츠, 롤스로이스, 마즈다, 커티스 라이트(Curtiss-Wright)를 포함하는 많은 승용차, 이륜차, 트럭, 항공기 엔진 제작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게 된다. 사실 반켈엔진의 아이디어 자체는 획기적이었지만 실제 구현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마즈다에서 반켈엔진은 꽃을 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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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가 하우징의 한쪽 편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열응력의 불균형으로 인한 냉각·윤활의 문제, 실링면의 각도가 계속해서 변하는 상황에서 높은 연소실 압력의 기밀성을 유지해야하는 문제 등 고난도의 기계 및 소재기술은 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했다. 그럼에도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마즈다에서는 반켈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의 양산에 성공하는데 그 뒤에는 특유의 끈질김과 장인정신을 갖춘 켄이치 야마모토(Kenichi Yamamoto)라는 뛰어난 엔지니어가 있었다. 현재도 그렇지만 마즈다는 계속적인 도전과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답게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켈엔진의 성능개선과 내구성향상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였고 1967년에 반켈엔진을 탑재한 승용차 코스모(Cosmo)를 양산하여 시장 출시에 성공한다. 이후 RX-7 모델이 미국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얻으며 반켈엔진의 기술적 진보와 동시에 상업적 성공도 이루게 된다. 마즈다는 오랜 도전 끝에 1991년에 르망24시 레이스에서 반켈엔진을 탑재한 레이싱카(787B)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르망24시 대회의 우승은 그 대회가 상징하는 바와 같이 기존 왕복엔진 수준의 우수한 내구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반켈엔진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마즈다의 반켈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는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등 초기에는 화려한 성과를 보였으나 계속되는 환경규제의 강화로 점점 더 설자리를 잃게 된다. 반켈엔진은 특성상 좁고 긴 연소실 구조로 인하여 유해 배기가스의 배출이 왕복엔진보다 많다. 또한, 연비도 떨어지기 때문에 오일쇼크로 인한 판매량의 감소로 인해 시장에서 크게 고전하게 된다. 마즈다는 1967년 이후 로타리엔진을 탑재한 다양한 모델의 자동차를 시장에 선보였으나 2012년 RX-8이 후속 차종 없이 단종되었다. 2015년 도쿄모터쇼에서 SKYACTIV-R 로타리엔진이 탑재된 RX-Vision을 공개하였으나 아직까지 양산판매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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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켈엔진의 기본 특허는 이미 오래전에 만료가 되어 현재는 여러회사에서 반켈엔진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마즈다는 성공적으로 반켈엔진을 실용화 했지만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는 자동차보다는 소형 드론, 군용 무인기의 추진기관으로 생산되어 탑재되고 있다. 반켈엔진은 비출력(엔진중량 대비 출력)이 높기 때문에 항공용으로 매우 적합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일부 산업용, 군수용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는데 간혹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낮은 제품이 도입되어 유지보수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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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켈엔진은 기구학적 독창성으로 인해 약간은 신비주의적 면이 없지 않다. 특허나 자료를 검색하다보면 유사하거나 파생된 다양한 형태의 반켈엔진을 발견할 수가 있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힘들거나 효과가 없을 것 같은 변형이 과대하게 포장된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기있는 엔진이다. 저자가 반켈엔진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던 중 한때 기업에서 반켈엔진 개발을 검토하셨던 교수님 한 분께 자문을 구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 말씀이 반켈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 세계 많은 기업이 영세하거나 믿음이 안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오랜기간 반켈엔진의 기술특허권이 전 세계로 퍼졌고, 라이센스 이전을 받은 기업의 흥망이 거듭되면서 생긴 현상인 것으로 생각된다.

반켈엔진의 장점은 현재도 산업의 여러분야에서 동력기관으로서의 독특한 위치를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앞에서도 언급한 높은 비출력과 단순한 구조는 파워팩이나 항공기 추진동력으로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비출력이 높은 반면 가스터어빈보다 연비가 우수하고 운전시간이 길어 전기모터/배터리가 안고 있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반켈엔진이지만 이러한 장점을 살려서 앞으로 변화해나갈 모빌리티 사회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 오승묵 (한국기계연구원)

출처 / 오토저널 2021년 3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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