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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자동차 산업에서 여성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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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2-07-12 15: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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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는 단어를 놓고 성을 구분하자면 여성보다는 남성이 먼저 떠오른다. 최초의 자동차 벤츠를 존재할 수 있게 한 것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바퀴 세 개 달린 기계인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 3’을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벤츠’의 설립자이자 ‘자동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카를 벤츠가 발명하였으며, 1888년에 이 자동차를 직접 운전 한 사람이 그의 아내 베르타 벤츠였다. 베르타 벤츠는 삼륜차로도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세계 최초의 장거리 운전자’이자 ‘세계 최초의 여성 운전자’가 되었다. 베르타 벤츠의 주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카를 벤츠는 페이던트 모터바겐 3의 생산 판매를 개시하였고 자동차 대중화는 이렇게 베르타 벤츠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자동차 역사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들이 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주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향지시등을 개발한 사람도 여성이었다. 최초의 헐리우드 스타이기도 한 플로렌스 로렌스는 “나처럼 우아한 배우가 팔 아프게 수신호로 방향을 가리켜야 해?”라는 생각을 하다가 1914년, ‘기계식 방향지시봉’을 개발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향지시등의 시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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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없어서는 안 될 히터를 개발한 사람은 마가렛 윌콕스였다. 초기 자동차들은 방열이 완벽하지 않아 추운 겨울이 되면 두꺼운 옷을 입고 불편하게 운전해야 했는데, 마가렛 윌콕스는 엔진의 열을 자동차 안으로 보내주는 히터를 개발해 겨울에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있게 만들었다.

비나 눈이 오는 날, 우리의 시야를 밝혀주는 와이퍼는 미국의 매리 앤더슨이 개발했다. 1903년 뉴욕을 여행하던 그녀는 서리가 잔뜩 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자동차를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빗자루에서 아이디어에 착안해 ‘창문닦기’라는 기구를 만들었다. 아쉽게도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여성 과학자 샬롯 브릿지우드가 엔진의 힘으로 고무롤러를 이용해 유리를 닦는 전동식 와이퍼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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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코란도와 렉스턴 등을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던 쌍용자동차는 신차 개발을 시작했다. 이때 쌍용자동차가 주목한 것은 바로 ‘여성’이었다. 당시 시장 분석 결과 차종을 막론하고 연 10만 대 이상 팔리는 SUV는 구매 고객 중 30%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여성은 더 이상 자동차 시장의 마이너 고객이 아니었다. 여성과 2030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기 위해 쌍용자동차는 20~30대 젊은 직원들로 이루어진 사내 평가단을 조직했고, 프로젝트 담당 실무도 상품기획팀원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20대 사원에게 맡겼다. 위험한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신차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품평회 역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내부 품평회에서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고,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실시한 소비자 품평회에도 20대 평사원부터 50대 부사장까지 참여해 소비자들의 생생한 의견을 들었고, 다각도의 마켓 리서치 작업을 통해 새로운 SUV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2015년에 출시된 “티볼리”이다. 콤팩트한 차체 크기는 여성과 초보 운전자들이 운전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며, 준중형 세단에 비해 높은 차체가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었고, 특히 티볼리의 디자인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티볼리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보닛과 루프에 데칼을 넣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루프의 색상과 엠블럼까지 교체가 가능하였다. 특히 2019년형부터 추가된 오렌지 팝컬러는 독특한 색상으로 출시와 동시에 인기 컬러가 되었다.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과 더불어 티볼리의 사양 역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소형차를 구매하고 싶어도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고민된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티볼리는 고장력 강판을 전체의 70% 이상 사용하게 되었고, 동급 유일의 7 에어백을 장착하기도 했다. 운전을 어려워하는 여성들을 위해 ADAS 등 첨단 주행 시스템도 탑재되었다. 또한, ‘나만의 공간’을 원하는 20~30대를 위해 몸에 딱 붙는 세미버킷 시트를 비롯 기분에 따라 바꿀 수 있는 클러스터 컬러, 레이디 패키지 등 운전자의 감성을 고려한 요소도 적용되었다. 그 결과 티볼리의 여성고객은 출시된 해 42%에서 3년 뒤인 2018년에는 70%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및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 결과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성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차로 뽑히기도 했다(출처 :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이외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자동차 역사와 함께하였다는 사실과, 현재의 마케팅 전략에도 여성의 참여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동차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강하게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인력의 사회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 분야에서도 여성엔지니어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인식률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기 위하여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도 여성위원회를 발족하여 활동을 이어온지 8년이 지났다. 2013년 8월 26일 발족하였으며, 자동차 산업 분야의 기술 트렌드의 변화도 다양성과 유연성, 포용성이 결합된 산업으로 변화되고 있다. 기계 및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서 전기, 전자,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자동차 산업에서도 여성의 손길이 필요 한 듯 여성엔지니어들이 확대 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자동차공학회 여성위원회 구성은 현재 자동차업계 여성 CEO 및 대학교수, 연구원 등으로 총 1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성위원회의 목적은 자동차분야 여성 엔지니어의 네트워크 구축 및 여성 연구인의 역량 강화, 자동차분야의 젠더 혁신 등의 목적으로 여대학생들의 멘토링,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위한 활동들을 꾸준히 진행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 일선에선 고질적 인력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여성인력 활용도는 여전히 떨어진다고 한다. 기술을 익혔더라도 결혼, 임신, 육아를 여성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해온 관행은 여성 기술인재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실제로 2018년말 기준 여성 산업기술인력은 22만 5000명으로 남성 143만 6000명에 크게 못미쳤다.

여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중이 하락하는 ‘L커브 현상’이 뚜렷했다. 경력단절 이후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표이다. 2015년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R&D 인력 비율은 17.7%로 핀란드는 32.3%, 독일은 26.8%, 프랑스는 25.6%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았다. 특히 코로나19는 남성보다 여성 일자리에 더 가혹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여성인력 활용이 단순한 양적 경제회복을 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비대면, 연결, 융합 등이 강조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있어 감성·소통·창의력 등 상대적으로 여성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가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57.4%(2015년 기준)인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6.8%로 높일 경우 잠재성장률 하락을 20년에 걸쳐 연평균 0.3~0.4%포인트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위미노믹스(Womenomics) 5.0’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과 같은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면 국내총생산(GDP)이 2017년 대비 14.4%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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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성 인력의 체계적 양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경력단절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급 연구자로 키우는 ‘성장 사다리’를 놓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실제로 경력이 늘어날수록 여성인력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이공계 자연계열 대학생 중 여성은 49%, 공학계열 대학생 중 여성은 21.7%다. 하지만, 재직자 신규채용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8.9%로 줄어든다. 승진자 중 여성의 비율은 17.4%로 더욱 줄어든다. 경력단계별로 보면 성장사다리가 부러진 것이 더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공계 대학 전임강사의 경력단계별 현황을 보면 채용단계에서 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22.4%지만 비정규직은 33.6%로 늘어난다. 승진에서도 조교수 승진 중 여성 비율은 26.5%, 부교수에선 27.1%지만 정교수에선 14.4%로 떨어진다. 보직에서도 학과장을 맡는 비중은 17%, 부속기관장은 15.5%, 학장이나 대학원장을 맡는 경우는 11.9%, 실장이나 처장을 맡는 비중은 10%로 점점 줄어든다. 공공연구기관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비슷하게 일어난다. 채용단계 정규직 중 여성 비중은 31.9%, 비정규직 중 비율은 43%다. 직급별로 보면 연구원급 중 여성 비율은 36.7%, 선임연구원급은 20.6%, 책임연구원은 7.7%로 급격하게 줄어든다. 팀장급 중간관리자는 11.2%에 불과하고 임원급 이상 최상급관리자는 8.6%에 머무른다. 김 교수는 “민간연구기관도 공공연구기관과 비슷하다”며 “많은 여성이 이공계에서 졸업하지만 실제로 가는 직장에서 보면 직급이 부족해질수록 여성이 부족해지는 통계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 일선의 이 같은 변화에서 보듯이 자동차분야에서도 똑 같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인력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경력단절문제와 리더급 연구자 인력 부족에 대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여성 인력 활용 및 확대에 대해서 정책 및 현업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개인 및 단체의 의식 변화가 아닌 사회 전반의 공동의 관점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한국자동차공학회 여성위원회에서도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야 하며,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글 / 신외경 (한국자동차연구원)

출처 / 오토저널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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