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오토저널] Moore’s Law와 자동차 반도체

페이지 정보

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2-08-16 09:40:45

본문

지난 겨울 반도체 기술을 이해하고 공부하려는, 전자 공학과 재료, 화학, 기계, 물리 등 다양한 전공을 갖는 3, 4학년의 학생들과 8주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Moore’s Law란 주제로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1947년 처음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실증을 덩어리 반도체 소자를 이어 붙여서 진공관을 대체하는 기능을 실증한 후,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나가는 기술의 현 수준과 당면과제를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마이크로미터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절을 훌쩍 뛰어넘어, 제조 기술로는 원자를 한층씩 깎아내고, 쌓아 올리는 수준으로 발전하여, 수 nm 급의 반도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연산기 구조는 하나의 CPU가 빠르게 계산을 하던 시대에서, 여러 개로 나뉜 수많은 프로세서가 협력하여 계산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그간 기술 변화를 말하며 지속적으로 나오던 단어들은, Many Core, Network on a Chip, Globally Asynchronous Locally-synchronous, Heterogeneous Computing, 3차원 반도체, ChipLet 같은 것들인데, 단일 Big Core에서 나뉘고 작아지며, 수를 늘림으로써 성능이 높아지는 현상들은 사람의 두뇌가 생긴 것과 유사한 형태로 닮아 간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이런 키워드들이 나오고 얼마 지나면 현실의 제품이 되는 것을 반복하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정밀한 계산에 집중하는 것에 더해서, 개별적으로는 낮은 정밀도라도 다량의 연산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도 넓게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인 Moore’s Law를 ‘Moore’s Law’라고 부르자고 하신 분이 있는데, 반도체 직접회로의 선구자 중의 한 분인 Caltech의 Carver Mead 교수이다. 1960년대 Mead 교수는 Gordon Moore와 함께 전자 Tunneling 효과에 의한 Transistor 소형화 한계에 관해 같이 고민했고, 반도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면밀히 연구하여 0.15um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 나노미터 수준의 Transistor가 만들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보자면 Lower Bound 예측이 틀린 것 같지만, 당시 상황은 1um 이하도 어렵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1um 이하로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은 사람들에게 더 작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고, 2000년이 되면서 Sub-micron 반도체는 제품으로 현실이 되었다. 

74de2249a2b49d5f1ac8dbcbe3767992_1660610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기들에도 Carver Mead 교수의 기술이 들어가 있다. 노트북의 Track Ball Mouse를 없애고 얇아질 수 있도록 한 Touch Pad, 스마트폰에서 두 손가락을 이용한 Zoom-in, Zoom-out, 회전 등 사용자 Interface 혁신을 가져온 Multi-touch 기능이다. 이들은 Mead 교수가 창업한 Synaptics사의 기술인데, 그다지 많지 않은 터치 센서들을 가지고도 터치 위치를 정교하게 파악하고, 두개의 터치 신호를 동시에 계속 추적하는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Mead 교수가 ‘Winner-Takes-All’이라는 회로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로는 사람의 신경계가 신호 처리하는 방식을 모사한 것이다. 

Mead 교수는 1980년대 이미 VLSI를 대표하는 학자로 명성이 높았다. 새로운 기술 방향을 찾아 실험적인 과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생물의 신경계를 닮은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사람의 뇌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를, 생물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Max Delbruck 교수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신경의 신호파형을 트랜지스터의 특성으로 모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그림 1>. 그의 연구팀은 시신경, 청각신경, 신경네트워크 등을 회로로 만들기 시작했다. 긴 시간이 지난 현재, Event Based Cochlea, Dynamic Vision Sensor, Neuromorphic Processor 등 신경계를 모방한 저전력 고속 반도체 프로세서로 형태가 갖추어져 쓸 수 있는 기술로 발전했다. 이를 연구하던 연구자들은 1995년 말 Institute of Neuroinformatics라는 ETH Zurich와 Zurich 대학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소로 이전하여 많은 연구자를 배출해오고 있다. 미래 혁신이 될 수 있는 연구 방향을 알아보고 긴 호흡으로 자원을 지원하는 스위스의 연구 투자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사람의 신경을 관심있게 보고 반도체로 만드는 이유는 저전력으로 동작하면서도 매우 높은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생체 신경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도 효율적이지만, 수많은 신경들이 모여 정보를 처리하는 체계가 매우 적은 에너지로도 동작할 수 있는 것, 사람이 만든 그 어떤 기계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한번 알게 되면 여기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매력도 있다.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알기에는 너무 복잡해서 이야기하기 어렵고,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신경 하나가 펄스신호 하나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사람이 만든 회로와 비교하는 정도가 아닌가 한다. 

74de2249a2b49d5f1ac8dbcbe3767992_1660610

반도체로 지능을 발현하는 기본은 신호를 곱하고 합치는 기본 단위인 MAC(Multiply-Accumulate)이고, 사람으로 보면 신경 하나가 신경신호파형을 에너지를 <그림 3>에서 보여준다. MAC 연산은 디지털 방식으로 계산할 수도 있고, 아날로그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날로그적인 방법 중에는 MAC에 최적화된 형태의 소자를 만들어 연산하는 것도 시도되고 있다. 옛 공정으로 만든 디지털 MAC보다는 최근의 것이 더 전력 효율이 좋을 것이고, 아날로그로 회로로 만든 것이 더 좋은 효율을 보인다. 생물 신경이 연산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그 어떤 반도체 회로보다도 적은 에너지로 동작한다는 점이 사람들이 이 분야를 계속 연구하고 모방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이 만든 반도체도 효율을 극도로 높이는 방향으로, 많은 학습된 기억과 소수의 연산자를 필요에 따라 크고 끌 수 있도록 하여 고효율을 이루는 것이다. 사람이 순간순간 한가지에 집중하여, 수 KHz로 동작하는 느린 신경들로도 높은 인지판단이 가능한 것처럼, 자동차처럼 움직이면서 수많은 정보를 받고 처리해야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계산을 선별하여 효율을 높이는 것은, 방대하게 학습된 결과가 메모리에 저장되어,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학습된 경험, 지능을 찾아 쓰는 경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진화를 거듭하는 자동차의 기능 중 큰 부분은 차량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일 것이다. 자동차가 수많은 돌발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더 많은 정보처리 능력을 부여하고, 학습하고 최적화하여 반영하는 과정을 지속해야 할 것이기에 착실히 준비하면 우리의 강점 기술이 될 것이다. 그 과정 중에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어디까지 개발하고 내재화할 것인가 일 것이다. 

과거 반도체가 사용되는 양상은 차량 기능 제어나 편의를 위해 추가되어가는, 상품화 과정 중에 Bottom-up으로 기능이 더 해질 때, 기능성 부품으로 추가되는 부품 정도였다면, 지금은 지능이 운전자에서 자동차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지능을 담기 위해 최근 여러 개의 영상 센서를 포함하여 정보를 주고받는 것에, 기존의 차량통신네트워크가 최고의 효율을 갖기도 어렵다. 자동차 내외부로 오가는 모든 정보와 연산 체계를 Top-down으로 고민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을 몇 번은 하겠다는 각오를 한다면, 자율 주행을 위한 반도체와 시스템 체계가 우리가 의도한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여러 OEM들이 모여 표준화된 제품을 공통으로 사용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지능의 수준을 정의하고, 정보 수집과 처리, 반응하는 체계가 통합되어 처리되는 체계를 기존 표준에서 수용 못하는 기능을, 빠르게 만들고 기회를 선점라는 것이 앞으로의 기술 경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중심에 반도체 설계 능력 내제화가 있고, 이제는 우리나라도 자체 차량용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는 여건도 되었다고 생각된다. 반도체를 바라봐야 할 관점이 자동차의 동력과 같은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CPU나 Memory 등 몇 개의 반도체를 대량으로 만들어지던 것이, 이제는 반도체 Chip 제조가 주력이 아닌 회사도 필요에 따라 직접 설계하고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Fabless 회사도 늘어나고 Foundry의 규모도 커지면서, 회사의 중요 자산이 반도체 기반한다면 필요하면 직접 개발하여 사용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반도체의 탄생과 제조 기술의 진보는 공학을 전공하고 활용하는 분들이라면, 인류가 이루어 내고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과학과 공학적 진보를 한번쯤 깊이 있게 살펴보고 미래 기술과 혁신의 방향을 가늠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반도체와 사람의 지능을 연결하는 것이 커다란 흐름이라는 것도 알아본다면, 미래 기술 경영에 중요한 자산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 미국 Albuquerque Sandia 연구소가 주관한 워크샵에서 저전력 컴퓨팅에 관련된 주제로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때 참석한 한 노교수님의 격려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Paradigm Shift의 상황에서,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변화의 방향이 어디인지 알기 어렵지,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지. 하지만 변화는 시작되었고, 바뀐다는 것은 현실이야. 방향을 점검하면서 계속 전진하길 바라네.” ​

 

글 / 류현석 (서울대학교)

출처 / 오토저널 2022년 4월호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