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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신소재 개발 혁신을 현실화 하는 버추얼 소재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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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3-03-21 09:51:12

본문

최근 모빌리티의 화두는 ‘전동화’이다. ‘전동화’라는 기술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초경량 금속, 탄소섬유 복합재, 차세대 배터리, 전기모터 등 미래 모빌리티 소재 기술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기존 신소재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신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신소재 개발은 연구자가 실험을 통해 다양한 소재들의 물성을 하나 하나 파악하는, ‘시행착오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세대 배터리 전해질의 경우, 수 많은 종류의 유기물과 첨가물을 혼합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데, 유기물과 첨가물의 종류가 늘어 날수록 실험을 해야 하는 조합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수 없이 많은 시행 착오를 반복해야 어느 정도 성능이 확보된 조합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행 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경험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기존 지식의 범위를 벗어난 소재나 조합을 이용한 혁신적 물질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험을 돕는 시뮬레이션
개발 과정에서 예상되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그 중,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공학적인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행하는 ICME (Integrated Computational Materials Engineering)은, 가장 체계적이면서 혁신적인 방법으로, 최근 들어 신소재 개발에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재 개발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한다는 게 낯설지 않은가?

시뮬레이션 기술은 모빌리티를 개발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오래 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로 충돌 시뮬레이션이 있는데, 충돌 시 차량 구조, 안전 장치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안전한 모빌리티 디바이스를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역할을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도 적용하도록 체계화한 과정을 ICME라고 할 수 있다. 실험 이전에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단계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소재를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ICME를 이용한 소재 설계를,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소재 개발 과정이란 뜻을 가지는 ‘버추얼 소재 설계’라고도 한다. 이번 원고에서는 ICME를 이용한 소재 개발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ICME(Integrated Computational Materials Engineering)이란?
스틸, 플라스틱과 같은 전통적인 소재를 비롯해서 배터리 전극, 연료전지 촉매와 같은 전동화 소재에 이르기까지, 모빌리티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소재는 각각 요구되는 강도, 탄성, 내구성 등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소재의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우리가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단위의 미세 조직(Microstructure)이라고 할 수 있다. ICME 기술을 이용하면 소재의 성능을 좌우하는 미세 조직을 원자/분자 단위에서부터 시뮬레이션하여, 가상 공간에서 고유 특성과 상호 작용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특정한 제조 공정으로 발현된 소재 미세 조직의 영향을 평가하여 소재의 성능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공정을 통해 미세 조직을 예측하고 미세 조직을 통해 성능을 예측하는 과정이 충실하게 구현되면, 반대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를 미세 조직으로부터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모빌리티에서 요구되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소재의 미세 조직을 설계하고 이러한 미세 조직을 구현할 수 있는 제조 공정을 탐색함으로서, 모빌리티 소재를 ICME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하는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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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는 버추얼 소재 설계로 도출된 후보 소재를 실험을 통해 검증함으로써, 기존 시험에만 의존하던 과정 대비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결과물의 완성도 역시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은 1990년대 후반에 출현하여, 슈퍼 컴퓨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200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자동차, 반도체, 소재·화학, 제약·바이오 등 글로벌 기업은 ICME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인프라와 인력을 매우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소재를 위한 ICME 기술
ICME를 이용한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은 크게 <모델 생성>, <특성 계산>, <원리 분석>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연구자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대신, 가상 공간에서 모델(분자 구조, 미세 조직)을 간단하게 생성하여 다양한 종류의 구조에 대해 계산하고 분석한다. 물론 이러한 모델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재료를 다양한 스케일에서 정밀하게 분석한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기존 분석 데이터와 새로운 시뮬레이션 결과를 학습하여 더욱 풍부하게 모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은 차세대 전동화 모빌리티 소재 뿐 아니라, 전통적인 모빌리티 소재를 개발하는데도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을 전동화 모빌리티 소재인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전통적인 소재인 합금을 개발하는 과정에 적용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비해서 주행 거리를 대폭 늘이기 위해, 획기적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음극/양극 및 전해질 신규 소재 발굴은 물론, 효율적인 배터리 셀 구조를 도출하는 연구가 필수이다. 이를 위해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원자/분자 단위(~10-9m)에서, 셀 단위(~10-3m)에 걸친 다양한 스케일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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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금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합금 소재에 연구자의 경험과 기존 연구 사례를 참조하여 다양한 원소를 첨가하여 실험을 통해 성능이 개선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로 수행하면, 첨가되는 원소의 성질을 원자/분자 단위에서 정의하고, 합금화된 원소가 구성하는 미세 조직의 형태와 특성을 예측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다양한 미세 조직을 3차원적으로 혼합된 복잡한 구조로 구성하여, 미세 조직 사이의 상호 작용을 포함한 소재의 물성을 예측하게 된다. <그림 2>에서는 이와 같은 길이 단위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나타내고 있으며, 단위 별 시뮬레이션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원자/분자 단위 시뮬레이션
모든 소재의 기본 구성 단위인 원자/분자 단위의 시뮬레이션의 경우, 양자 화학 시뮬레이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등이 있다. 양자 화학 시뮬레이션에서는 양자 화학 이론에 기반하여 원자의 결합을 전자 궤도의 분포로 표현한다. 이는 양자 역학 이론에 기반하므로, 경험적인 요소가 포함되지 않아 예측 정확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분자 구조의 안정성, 분자 간 상호 작용, 열화 반응 등을 예측할 수 있으며,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질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합금 설계를 위해 혼합되는 원소 간의 상호 작용을 계산하여 실제 합금화가 되는 다양한 조합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여 미세 조직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활용한다.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은 원자의 상호 작용을 미리 계산하여 정의한 포텐셜 함수를 이용하여, 분자 구조를 이루는 수 많은 원자 간에 가장 안정한 상태를 반복적으로 계산하여 탐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재의 다양한 물성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마이크로 단위 시뮬레이션
원자/분자 단위 시뮬레이션은 매우 정확한 소재의 물성을 예측할 수 있지만, 계산 부하가 너무 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시뮬레이션 가능한 원자 수가 수백개 이하에 그친다. 따라서 배터리 전극 열화 원인 중 하나인 덴드라이트(dendrite) 성장과 같이 원자 수가 수백만개 이상에 달하는 미세 조직 수준(~10-6m)의 특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세 조직 단위의 페이즈 필드 시뮬레이터(phase field simulator)를 활용하여, 덴드라이트의 성장 특성을 예측하고 있다. 합금 설계를 위해서는 원자/분자 단위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미세 조직의 종류와 특성을 예측한다. 

이를 실험을 통해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제 형상과 유사한 혼합 구조를 형성하여 합금의 강성, 강도 등을 예측하고 있다.

●연속체 단위 시뮬레이션
마이크로 단위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된 각 소재의 특성을 종합하여 모빌리티의 성능을 발휘하는 시스템 단위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배터리의 경우 셀 단위에서 열화/성능을 예측하여 최적의 셀 구조를 도출하는 ‘전기화학 모델링’과 같은 독특한 시뮬레이션도 수행하고, 미세 조직의 특성을 이용하여 설계된 합금의 경우, 다양한 시스템에 적용했을 때 요구된 성능을 나타낼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게 된다.

인간이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원자/분자 수준의 모델에서 인간이 이동하는데 이용하는 모빌리티 수준의 모델에 이르기까지, 소재를 구성하는 전체 스케일을 연계한 시뮬레이션을 다중 스케일(multi-scale) 시뮬레이션이라 부른다. 이를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를 비롯해 도요타, GM과 같은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차세대 경량 모빌리티, 전동화 시스템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연구에 다중 스케일 시뮬레이션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양자 컴퓨팅 & 인공지능 활용 소재 자동 설계
ICME 기술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 더 나아가, 한 단계 더 앞서 나가기 위한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로 양자 컴퓨팅을 활용한 차세대 버추얼 소재 설계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양자 컴퓨터를 자유롭게 이용하게 되면 기존 슈퍼 컴퓨터가 지닌 근원적인 한계를 극복하여 인류가 당면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버추얼 소재 설계를 위한 시뮬레이션에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다면, 지금까지는 해결할 수 없었던 대규모 화학 반응이나 실제 크기의 물질에 대한 예측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양자 컴퓨팅을 위한 완벽한 하드웨어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양자 컴퓨팅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양자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물질의 반응을 모사하기 위한 양자 화학 문제를 완벽하게 풀 수 있다는 것을 작은 스케일의 모델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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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통적인 실험을 통해 축적된 수 많은 데이터와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풍부하게 생산되는 원자/분자 단위의 버추얼 모델, 마이크로 스케일 단위의 미세 조직 모델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인공 지능을 이용한 ICME 기술 개발도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소재 설계를 위한 다양한 조합을 생성하는데 인간의 경험을 단순히 대신하는 알고리즘에서부터, 물질의 반응을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기 위한 인공 지능 포텐셜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실험 기반의 연구 방법과 시뮬레이션 기반의 연구 방법을 연계한 새로운 개발 플랫폼에 대한 컨셉이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개발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구성된다. 우선 연구 대상이 되는 소재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여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이를 분석해서 부족한 데이터 포인트를 확인하여 시뮬레이션으로 데이터 베이스를 완벽하게 구축한다. 완벽하게 구축된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하여 소재를 설계하여 다양한 후보군을 도출하고, 도출된 후보군에 대해 인공지능으로 자동화된 랩에서 소재를 합성하고 검증하게 된다.

앞으로의 미래
최근 미국 에너지부 연간 연구 성과 보고회(2022 DOE Annual Merit Review) 에 따르면, 80여 건의 배터리 소재 관련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에서 버추얼 소재 설계를 활용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버추얼 소재 설계는 이미 신소재 개발의 필수 과정이 되고 있다. 아직은 실험 연구자들에게는 시뮬레이션 기반의 연구 과정이 낯설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지고 있다. 실험 연구자가 요구하는 몇 가지 설계 변수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결과를 도출하게 해주는 자동화된 시뮬레이션 프로세스를 도입하거나, 가상 공간에서 실제 소재를 합성하는 것과 같이 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인터페이스 개발과 같은 것이 있다. ICME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소재 설계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소재를 개발하는 미래를 꿈꿔본다.


글 / 경우민 (현대자동차)
출처 / 오토저널 202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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