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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무역전쟁, 그 서막과 진행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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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5-29 0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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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취임 전부터,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후보 시절부터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불만을 가득 품어왔고 당선 이후부터는 자국 내 자동차 산업에 대한 개편의 의지를 계속 피력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인해 201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미국 빅3는 물론 미국 시장을 무대로 하고 있는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들도 미국 내 공장 설립 또는 시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심기를 달랜 적이 있다.

 

그런데 올해에는 그 강도가 조금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2017년 까지만 해도 기존의 투자 계획에서 조금 더 돈을 쓰는 정도로 트럼프를 달랠 수 있었다고 하면, 올해는 그 정도로는 안 되는 거대한 파란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작은 2018년 3월 초, 수입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그 전부터 일관적으로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수입관세를 메기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를 시작으로 수입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행보가 본격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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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은 이러한 자동차의 전쟁에서 한 발 벗어날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최근 한미 FTA를 개정할 때 픽업트럭을 완전히 내 주는 조건으로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들을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면제받도록 합의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고 나왔고, FTA와는 상관없이 관세를 추가로 메길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을 어쩌면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20%가 넘는 높은 관세가 붙으면 사실상 판매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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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실 한국만의 걱정은 아니며, 독일 자동차 업계도 타격을 크게 입을 것이다. 현재 포르쉐가 생산하는 자동차 4대 중 1대는 미국 수출길에 오르고 있는데, 높은 관세가 붙으면 판매량은 분명히 크게 떨어질 것이다. 최근 폭스바겐그룹 CEO 자리에서 물러난 마티아스 뮐러는 “자유 무역이 가능한 시장이 큰 이익을 준다는 믿음으로 수십 년 간 성장했는데, 이 믿음에 일순간 물음표가 찍혔다”고 개탄했다.

 

EU도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과 행동을 그대로 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에 보복관세를 메기겠다고 선언하면서 모터사이클과 청바지, 화장품 등 미국의 주요 수출 제품에 25%의 관세를 메길 예정이다. 실제로 행동에 옮기려면 EU 내 국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그대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 안에서는 같은 보복보다는 양보하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현재 곳곳에서 발생하는 행동들을 보면 보복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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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는 BMW가 그렇다. BMW는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곳에서 X5 등 SUV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2017년에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트럼프를 달랬지만 이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BMW는 극단적으로 X5의 미국 생산을 중단하고 해당 라인을 중국으로 옮기는 것도 검토 중이다. CEO인 해럴드 크루거는 독일 슈피겔 지와의 대화에서 “BMW의 수출이 제한된다면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인내심을 무제한으로 가질 수는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사실 트럼프가 이렇게 무역전쟁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 올해 11월에 미국 내에서 열릴 중간선거를 겨냥한 행동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오하이오 주 등 미국 내 제조업의 중심지였다가 불황으로 인해 낙후된 지역인 ‘러스트벨트’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서 조금 억지를 부려 철강에 관세를 부과했고, 트위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전 세계 국가에게 수탈을 당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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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만을 보면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인 수출과 수입 품목을 보면 트럼프의 생각은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구글과 페이스북 등 디지털 서비스는 무역수지에 처음부터 반영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미국은 분명히 이러한 디지털 서비스 그리고 IT로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이러한 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익이 몇 명에게만 돌아가고 그것을 불공평하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미국 내에서 해결할 문제지 무역전쟁 선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무역전쟁 아래서 중국은 현재까지는 바짝 엎드려 있는 모양새다. 사실 트럼프는 대선 시절에 중국을 ‘세계 역사상 최대 도둑’이라고 칭하면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는데, 그 뒤에 시진핑과 트럼프가 교류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는 합의안을 만들어 낸 모양새다. 올해 2월에는 시진핑의 최측근이 긴장 완화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고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중국 내 수입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감소시키기로 결정했다. 사실 중국의 이런 결정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미국보다는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들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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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미국은 여러 분야에서 무역전쟁을 일으킨 적이 있긴 하지만 그 끝은 거의 손해에 가까웠다. 2002년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수입되는 철강에 대해 최대 30%의 관세를 부여했다가 각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20개월 만에 철회한 전력이 있고,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산 자동차 타이어에 대해 수입세 35%를 도입해 미국 타이어 산업에서 1,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일자리 하나에 약 90만 달러가 소모되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쟁에 본격적인 것 같다. 미국의 무역전쟁에서 온건파에 가까웠던 게리 콘 위원장은 3월에 퇴임했고, 현재 트럼프 주변에서 무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보호무역 옹호자들이 주로 남아있다. 현재 트럼프에게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는 미국 내 철강산업 노조원들도 트럼프의 이런 행보를 부추키고 있다. WTO에서의 중재 역할을 기대해보려고 해도 미국이 WTO를 지속적으로 무기력한 기관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 기대를 크게는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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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미국을 고립시키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만 무역을 진행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다. 자동차를 포함해서 전 세계 수요의 1/4가 미국에서 발생하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렇게만 무역을 한다고 하면 각 기업마다 최소 25%의 판매 감소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말로 미래가 없는 무역전쟁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그것만은 피하고자 하는 위기감이 유럽연합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감돌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앞으로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시장이 어떻게 변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결정을 정확히 정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외교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미리 행동을 정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현재로써는 미국에 행동에 대해 보복관세로 상황을 해결할 수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트럼프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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