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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만들었는지가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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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7-27 01: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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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방영된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인 김주원(현빈)은 자신이 입고 있는 특별한 트레이닝복을 자랑하며 "이탈리아에서 40년 동안 옷만 만든 장인이 한땀 한땀 바느질로 만든 옷”이라고 말한다. 이 대사 하나만으로도 그가 명품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데, 사실 김주원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인들도 명품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유럽 태생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점은 사실 자동차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소위 ‘명차’라고 부르는 자동차에 열광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사항이기는 하지만, 근 20년이 넘는 불경기(?)에 허덕이면서도 독일 고급차 브랜드들을 비롯해 갈수록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들을 보고 있으면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명품 또는 명차 브랜드에 대한 갈망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긴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수 만은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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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또는 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도 정확한 분석을 내놓을 자신은 없지만, ‘오랜 기간 하나의 물품만을 만들어 온 장인 또는 장인들이 물품을 구입하는 자신만을 위하여 밤낮으로 정성을 다해 제작한’ 물품을 사용한다는 특별함을 느끼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 존재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창립자 또는 수석 디자이너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고, 장인들의 존재 또는 숙련도의 여부를 일반인들은 알 수 없으니 최후의 판단 수단으로 남은 것이 ‘원산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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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중국에서 생산한 S90을 수입한다고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발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오랜 기간 숙련된 스웨덴 고텐버그 공장의 장인(?)들이 아닌 중국의 노동자들이 제작한다는 것에 대한 반발 그리고 그 동안 수 많은 중국산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축적된 불신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볼보가 국내에서 ‘스웨덴의 명품 자동차 브랜드’라고 자신들을 추켜세웠던 것이 이 사태에 한 몫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미 ‘장인이 특별히 자신만을 위하여 정성을 다해 제작하는’ 시대는 거의 끝났다. 사실 이는 처음부터 끝났다고 할 수도 있는데, 명품을 내세웠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손이 아니라 공장을 세우고 자신들의 이름을 딴 명품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끝났다고 하는 것이 맞다. 아무리 숙련된 장인이라고 해도 하루에 제작할 수 있는 제품의 개수는 한정되어 있고 한 명이 모두 담당하는 것보다는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숙련된 사람들이 모여서 제작하는 것이 더 완성도가 좋아진 만큼 이런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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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장 시대가 되면 완성도에 대한 기준도 변한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만큼 제조 공정에서의 오차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제조공차의 기준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는가가 명품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명품에서 정하는 ‘엄격한 제조공차’를 정확히 맞출 수 있다면 그 명품을 제조하는 나라 또는 공장의 위치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당연하다. 명품에 대한 패러다임은 이미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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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 그런데 자동차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즉, 제조사에서 정하는 제조공차를 맞출 수 있다면 그 자동차가 굳이 브랜드가 태어난 곳에서 생산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점은 모터사이클 부문에서는 오래 전에 해결되었는데, 혼다의 경우 저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을 일본이 아닌 태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품질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완성도도 높다. 이에 고무된 트라이엄프 등 다른 모터사이클 제조사들도 태국에 공장을 세웠으며, 원산지 또는 품질에 대한 논란은 이미 잦아든 상태이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Made In’이 이제 큰 효력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명품으로 알려져 있는 루이비통은 이탈리아에서 신발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신발의 대부분은 루마니아에 있는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공장에서는 밑창만을 제조해 결합한다. 만약 자동차에서도 원산지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 자동차의 대부분을 완성시킨 뒤 브랜드의 원산지로 이동해 바퀴 등 나머지 부품을 결합하고 원산지 생산을 붙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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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이제는 브랜드가 있는 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인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을 만들고 독일 브랜드인 아디다스는 베트남에서 신발을 생산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브랜드가 제조 공장의 문제로 심각한 품질 이슈를 일으켰냐고 한다면, 그것은 아니며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제품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다른 공장의 제품들이 자동차 부문으로 옮겨왔을 뿐이다. 볼보만 해도 품질은 유지되면서 판매 가격이 오히려 낮아졌으니,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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