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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카타나, 전설의 모터사이클이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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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0-13 12: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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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1980~90년대만 해도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정보를 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였다. 대림혼다(현 대림오토바이)와 효성스즈키(현 KR모터스)가 대부분이었던 시절, 모터사이클 관련 잡지는 그나마 구하기 쉬웠던 일본의 잡지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안에서는 당시 일본에서 인기가 있었던 스즈키 ‘카타나(カタナ)’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대를 앞서간 것 같은 매력적인 디자인은 오랜 수명을 갖고 있었고, 많은 라이더들을 매료시켰다.

 

카타나에 반한 국내의 라이더들 중에는 직접 중고 또는 신품 모터사이클을 수입하는 데 앞장선 사람들도 있었다. 1981년 양산차가 등장한 이후(일본은 1982년) 배기량을 달리하며, 때로는 튜닝을 가한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며 그 생명을 이어오던 카타나는 그 디자인만큼 많은 이야기를 남겼고, 2000년 파이널 에디션을 마지막으로 그 긴 수명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카타나가 올해 10월 2일, 다시 한 번 더 모습을 드러냈다. 최신형 모터사이클답게 많은 부분이 현대적으로 다듬어졌지만, 그 매력적인 디자인은 시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카타나는 전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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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말, 스즈키는 GS750과 GS1000으로 모터사이클 부문에서 약간의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로는 만족하지 못했고, 그 뒤를 이를 모터사이클을 만들고자 했다. 먼저 기존 엔진의 배기량을 조금 더 늘리고 새로운 4밸브 유닛을 적용했으며, 연소실 내의 와류를 조정해 연소 속도를 높였다. 고출력과 경제적인 연비를 목표로 엔진이 다듬어졌고, 최고출력 105마력을 달성하면서 고성능 모터사이클의 이미지는 잡혀가고 있었다.

 

문제는 디자인이었다. 아무리 내부에서 디자인을 다듬어도 만족스러운 형태가 나오지 않았고, 스즈키는 결국 외주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 때 디자인을 맡았던 것이 ‘한스 무트’였는데, 그는 BMW 모터라드 R nine T의 오마주 모델이 된 R90S의 디자이너였다. 당시 BMW 모터라드를 막 떠났던 그는 ‘타겟 디자인’이라는 회사를 세웠는데, 우연치 않게 스즈키의 외주를 받게 된 것이다.

 

그는 카타나와 무사도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제안했고, 스즈키는 이것을 받아들였다. 베이스 모델은 이미 만들어져 있었기에 디자인을 씌우는 작업은 매우 빠르게 진척되었고 1980년, 카타나의 프로토타입 모델이 무대에 등장했다. 노즈부터 연료탱크까지 일체형처럼 다듬어진 것은 카타나의 날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그 외에도 차체와 일체형으로 다듬어진 시트 등 그 동안 다른 모터사이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형태에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라이더들이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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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나라고 하면 일본에서 유명한 것이 ‘카타나 사냥’이다. 당시 수출용으로 판매되던 카나타와 일본 내수용 카타나가 디자인이 달랐기 때문인데, 수출용은 핸들바 양 손잡이가 분리되어 있는 형태의 ‘세퍼레이트 핸들바’를 적용했다. 그러나 일본 내수용은 당시 법규 문제로 인해 일체형의 핸들바를 적용했는데, 수출용에 비하면 그 형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자동차로 말하자면 스포츠카에 알칸타라를 적용한 지름이 작은 형태의 D컷 스티어링을 적용하는 대신 우레탄을 적용한 지름이 큰 평범한 형태의 원형 스티어링을 적용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카타나 오너들은 이에 반발했고, 그들 중에서는 수출용의 세퍼레이트 핸들바 부품을 구해 장착하는 라이더들도 있었다. 그 수가 상당히 많아지자, 일본 경시청에서는 아예 카타나를 집중적으로 단속했으며, 이 때 ‘카타나 사냥’이라는 말이 생겼다. 이후 일본의 법규가 바뀌면서 일본 내수용도 동일하게 세퍼레이트 핸들바를 적용했고 그 뒤로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전설적인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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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는 그 외에도 카타나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다. 아버지가 운전했던 카타나를 아들이 대를 이어 관리하면서 운전하기도 하고, 카타나 중에서도 전설적인 모델이었던 ‘카타나 1135R 요시무라’를 판매할 때 작문 심사를 보는 등 다양한 일이 있다. 카타나만을 전문적으로 수리하거나 튜닝하는 모터사이클 수리점도 있을 정도이다. 일본에서 제작한 영화나 만화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이니 카타나가 일본 내에서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카타나, 그 디자인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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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나’를 일본의 사무라이들이 전쟁 시 사용했던 무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카타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일본의 ‘전국시대’에도 카타나보다는 활과 화승총이 무기로 더 많이 사용됐다. 전국시대가 끝난 후 에도시대가 왔고, 그 때도 카타나는 전장에서 무기로 사용되기 보다는 자신을 보호하는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부터 카타나는 무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다듬어지는 일이 많았고, 그 중에서는 ‘소슈덴(相州伝)’ 소속의 도검 장인이었던 ‘소슈 마사무네(相州正宗)’가 만든 카타나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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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과 마찬가지로 신형 카타나 역시 그러한 예술작품의 경지에 오른 카타나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다. 현대적이면서 좀 더 공기역학을 고려한 형태로 다듬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날카로운 형태의 카타나의 칼날 끝부분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프론트 카울을 갖고 있다. 헤드램프 역시 2단으로 다듬어지고 과거와는 달리 LED를 적용했지만, 사각형의 형태로 과거를 오마주하고 있다. 프론트 카울부터 연료탱크로 이어지는 라인 그리고 탱크의 형상 역시 카타나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시트 역시 구형 카타나와 마찬가지로 라이더 시트와 텐덤 시트의 영역 구분이 거의 없는 일체형으로 다듬어졌다. 변한 부분은 방향지시등과 번호판의 부착 위치인데, 깔끔한 리어의 형상을 만들기 위해 시트 부분에는 브레이크 램프만을 남겨두었다. 번호판과 방향지시등을 포함한 리어 펜더를 스윙암에 적용하고 있는데, 스즈키의 모터사이클들 중 이런 형식을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계기반은 과거와는 달리 LCD 방식이지만, 회전계에 과거 카타나를 떠올리게 하는 반원 형상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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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구형 카타나에서 호평을 받았던 ‘세퍼레이트 핸들바’는 신형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연료탱크의 형상과 시트 포지션 등으로 인해 세퍼레이트 핸들바를 적용하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한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최근 모터사이클의 대세는 허리를 되도록 세워서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업라이트 포지션’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서 디자인과 핸들바도 변했다고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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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카타나는 ‘네오 클래식’ 모델이다. 외형은 과거에서 영감을 받고 이에 가깝게 제작되었지만, 그 내부에는 신형 엔진과 프레임, 최신 전자제어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스즈키의 모터사이클을 잘 아는 라이더라면 신형 카타나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GSX-S1000에서 프레임과 엔진 등 대부분의 기술을 빌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카타나는 그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모델이고 소소한 차이만으로도 주행 성능이 상당히 달라지는 것이 모터사이클인만큼 카타나에 별도의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을 것이다. 오랜만에 라이더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모터사이클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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