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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 변화가 아닌 진화하는 해치백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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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9-08 02:56:44

본문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인 i30이 3세대로 변화를 단행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오랫동안 준중형 해치백의 왕자로 군림하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에 대항하기 위해 피터 슈라이어의 지휘 아래 디자인을 일신하고 오랫동안 유지하던 ‘헥사고날 그릴’도 자연스럽게 하강하는 곡면을 강조한 ‘캐스캐이딩 그릴’로 변경했다. 그동안 현대차가 줄곧 고집해오던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좀 더 대중적으로 다듬어진 느낌이다.

 

신형 i30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하면서 기자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동안 시승기를 통해 몇 번 밝히기도 했지만 해치백을 좋아하기도 하고 비록 구형 모델이지만 i30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폭스바겐 골프, 그 중에서도 고성능 모델인 GTI를 보유하고 있기에 현대차가 i30에 대한 티저 이미지와 티저 비디오, 고성능 모델인 N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내놓을 때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멋과 성능, 실용성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해치백을 현대차가 과연 어떻게 해석하고 다듬을 것인지가 최우선 관심 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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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모습을 공개한 i30은 현대차가 완성도 높은 해치백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파워트레인의 선정과 안전도를 높이는 다양한 전자장비 등 매력적인 자동차가 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다. 비록 기대했던 i30 N이 등장하지는 못했지만 현재 출시된 라인업으로도 핫해치의 명성을 즐기기에는 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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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은 처음 등장한 1세대 모델부터 현대차만의 독특한 디자인 언어인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계속 적용해 왔으며, 2세대 모델에는 직선을 기조로 날카롭게 다듬어진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을 적용했다. 독창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경쟁 모델들과도 닮지 않은 i30만의 고유함을 담았다고 할 수 있었다.

 

신형 i30도 ‘캐스케이딩 그릴’과 독특한 형상의 헤드램프로 독창성을 강조하고 있다. 용광로에서 흐르는 쇳물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캐스케이딩 그릴은 기존 2세대 모델의 헥사고날 그릴에 우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곡선을 적용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리고 곡선을 강조하기 위해 상단보다 하단의 길이를 늘리면서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프론트 마스크를 완성했다. 기존 헥사고날 그릴의 정체성을 이어가면서도 자연스러운 진화를 단행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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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원을 품은 헤드램프도 프론트 마스크에 우아함을 보탠다. 앞으로 뛰쳐나가는 역동적인 형상을 취하면서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로로 긴 날카로운 형태의 테일램프는 3세대에 접어들면서 날카로움을 줄이고 시인성을 높이는 형태로 진화했으며, 각도가 좀 더 세워진 해치 라인은 후면에 독특한 주름을 부여해 엑센트를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리어 범퍼 하단에 있던 반사판이 상단으로 이동했는데 그 모습이 어색하지 않으며, 트렁크를 손쉽게 열기 위해 해치 하단에 위치한 손잡이가 자연스러운 형태로 자취를 감추는 효과도 있다. 역시 해치백의 아름다움은 뒷모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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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디자인 면에서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측면을 살펴보면 이 점이 좀 더 도드라지는데,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형태의 루프 라인과 벨트 라인을 지니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측면의 차별화가 크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그나마 i30을 경쟁 모델들과 손쉽게 구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라인이 캐릭터라인인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존재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이 점에 있어서는 독특한 캐릭터라인을 가졌던 2세대 모델이 더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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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하나는 정체성이다. 경쟁 모델인 골프의 경우 현재 7세대까지 진화를 거듭해 오면서 독특한 C필러와 해치의 라인만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뒷모습만 봐도 골프임을 정확히 알 수 있으며, 골프의 해리티지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제조사의 경쟁 모델도 해치 라인에 정체성을 담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는 제조사의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역사를 잇는 충성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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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i30은 이 점에 있어서는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나는데, 1세대에서 2세대로 변화할 때도 기존 모델을 연상시키는 리어 라인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바꿨으며 3세대로 변화하면서 2세대의 리어 라인이 거의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갑자기 두꺼워진 C필러와 각을 세운 해치 라인을 보고 있으면 i30의 이름을 잇는 후속 모델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만다. 만약 신형 i30이 디자인의 완성형이라면, 이제 이 아름다운 리어 라인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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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의 실내 디자인은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두 개의 층으로 나눈 대시보드는 좌우의 송풍구를 돌출시켜 강조하는 형태를 띄고 있이며, 아이오닉에서 차용한 스티어링 휠도 디자인과 그립감을 모두 만족시킨다.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네비게이션은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시인성 향상과 조작의 편의성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공조장치 스위치들도 단정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다.

 

변속기 주변에 버튼을 배치해 센터페시아에서 버튼 수를 줄이면서도 빠른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 점은 칭찬해 줄만 하지만, 운전 모드 변경 버튼만큼은 따로 배치하는 것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버튼들과 같이 배치되어 있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를 적용해 센터터널에서 돌출 부위를 하나 줄인 것은 칭찬해 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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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착좌감이 우수하고, 1열 시트는 버킷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체 측면을 제법 잘 잡아준다. 2열의 경우도 성인이 목을 완전히 편 채로 등받이에 편히 기대어 앉을 수 있어 실용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열 도어에도 음료수를 보관할 수 있는 포켓이 마련되어 있다. 적어도 실내 디자인에서 불편이 나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보인다. 해리티지를 잇는 모델들도 실내의 경우에는 풀체인지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으니 디자인의 변경이 흠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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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장력 강판과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사실 직접 느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아직 시승을 진행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완성도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아니지만, 차체 비틀림 강성을 향상시키고 승차감과 접지력을 향상시키면서도 쇼크 업쇼버에 봉입되는 오일까지 신경을 쓸 정도이니 기존 모델보다 코너링 성능이 개선됐으리라 본다. 무엇보다 BMW에서 오랜 기간동안 근무했던 알버트 비어만이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i30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모델인 i30 N의 출시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일정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엔진의 경우 국내 판매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의 1.4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204마력의 1.6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136마력의 1.6L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전 모델에 DCT가 기본 적용된다. 유럽 판매 모델은 약간 라인업이 다르며, 최고출력 100마력의 1.4L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120마력의 1.0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 1.4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출력을 3단계로 나눈 1.6L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 기본이며 옵션으로 DCT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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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약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데, i30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역동적인 운전을 즐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내 모델에 수동변속기 라인업을 구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성능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의 DCT는 프로 레이서가 변속하는 시간보다 더 빠른 변속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동적인 차는 성능이 전부가 아니라 변속을 직접 진행하고 운전자가 자동차를 적극적으로 제어한다는 감성이 더 중요하다. 아반떼 스포츠에 수동변속기를 마련하였기에 i30에서도 이와 같은 변화를 기대했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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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든 부분을 일신한 신형 i30에 대해 나름대로 살펴봤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i30은 정말 잘 만들어진 해치백이고 현대차는 나날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정말 아쉬운 것은 i30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과거를 부정하고 ‘변화’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동차 제작에 있어 변화는 필요하지만, 그 변화가 극단적이고 과거를 부정하면 할수록 정체성을 잃어간다는 것이 최근 자동차 업계의 흐름이기도 하다.

 

이제는 변화가 아니라 과거를 받아들이고 더욱 개선해 나가는 ‘진화’가 필요하다. 여기즈음에서 현대차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상기시켜 주고 싶다. 자랑스럽지 않은 과거를 잊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그런 과거가 없다면 현재의 현대차도 없다는 것, 자연스럽게 과거를 받아들이고 더욱 나아지기 위해 잊지 않고 새기는 것, 신형 i30은 이러한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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