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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밥 루츠가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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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3-14 09:25:33

본문

쉐보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볼트가 단종됐다. 올해 2월의 어느 날, 디트로이트에 있는 GM의 공장에서 마지막 볼트가 생산 라인을 빠져나오며 조촐한 기념 행사를 가졌고 이후 라인은 문을 닫았다. 한 해 평균 판매량은 2만대 이하로, 생산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물량이 아니었다. 그러나 볼트를 실패한 모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볼트는 출시 때부터 의도했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고, 결과적으로는 쉐보레 아니 GM의 전동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볼트 등장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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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2003년에 배터리 전기차였던 EV1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석유회사가 개입했다는 음모론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EV1의 배터리가 사실 자동차에서 동력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1세대 모델에 사용했던 연축전지, 2세대 모델에 사용했던 니켈망간전지 모두 문제를 일으켰고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GM이 과감하게 폐기를 결정한 것이었다.

 

당시 GM의 부사장으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었던 밥 루츠도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그는 스포츠카 등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동차를 기획하는데도 능했지만, 앞으로 다가오게 될 자동차의 전동화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진정한 ‘카가이’ 였다. EV1의 실패를 보면서 다른 배터리를 탑재할 필요성은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배터리의 가격이었고, 자동차에 적합하다고 여겨졌던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상당히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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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주행을 위해서 배터리를 많이 탑재하면 자동차의 가격이 비싸지고 가격을 맞추기 위해 배터리를 적게 탑재하면 단거리 주행밖에 할 수 없었다. 주행 거리를 맞추기 위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가솔린 엔진을 보조수단으로 탑재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개념이 GM 내에서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던 것이 2000년대 초이다. GM은 당시 가솔린을 낭비한다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이와 함께 연료전지 플랫폼 컨셉트도 공개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 무대에서 GM은 볼트의 컨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물밑 작업도 진행됐다. 배터리 제조사는 여러 곳이 있었지만, GM은 최종적으로 LG 화학을 선택했다. LG 화학 내에서 배터리 개발팀이 꾸려졌고, 이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GM과 함께 볼트에 적용할 만한 배터리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10년, 볼트의 첫 번째 양산 모델이 공장에서 롤아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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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는 최초의 전동화 자동차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행 거리의 불안감을 극복한 자동차였다. 당시에도 배터리를 많이 탑재해 주행거리의 약점을 극복한 EV 테슬라 모델 S가 있었지만, 이 차는 10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많은 이들이 선택하지 못했다. 그래서 볼트가 좀 더 많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게다가 볼트는 판매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자동차였다. 당시 한 대당 약 49,000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은 볼트의 판매를 밀어붙였다. 아니 정확히는 밥 루츠가 그것을 고수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는 당장 발생하는 손해보다 좀 더 앞을 보고 있었다. 판매와 개발, 투자를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좀 더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배터리를 제작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볼트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어 본격적인 EV 시대로 순항하기 위한 디딤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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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생각은 궁극적으로 옳았다. 볼트를 통해 GM은 투자를 했고 LG 화학은 지속적으로 배터리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그 결과 볼트를 기반으로 볼트 EV가 등장했고, 이제는 1회 충전으로 383km라는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전기차를 한 대 판매할 때마다 발생하는 손해도 궁극적으로는 1만 달러 이하로 크게 줄어들었다. 좀 더 발전하면 이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볼트 EV가 등장한 지금도 일반 볼트를 원하는 사람들은 있다. 지금은 그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미국의 몇몇 주는 배터리 전기차를 위한 충전소를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 한국의 상황에서는 특히 더한데, 최근에 완공하거나 새로 짓고 있는 혹은 재건축을 진행하는 아파트 외에는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마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주차장에 시설을 마련하려 해도 수 많은 난관이 기다리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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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는 주로 출퇴근에 자동차를 사용하는 직장인에게도 효율적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출퇴근 거리는 하루에 약 70km 정도이다. 집 또는 직장에서 충전을 진행할 수 있다면, 주중에는 엔진을 가동시키는 일 없이 배터리 전기차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주말에는 전기를 충전한 후 부족한 거리는 휘발유를 사용하면 된다. 국내에서 만약 보조금의 제약이 없었다면, 볼트는 그만큼 더 판매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두 번째 볼트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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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사실 이 볼트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 배터리 전기차에 관심을 두었다가 주행거리 부족으로 고민하는 운전자들 중에서 이 차의 존재를 우연히 아는 사람들만이 구매했다. 어느 정도만 판매하면 되었고 궁극적으로는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인데, 실용성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EV 모델에만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는 현실 그리고 배터리 발전으로 인한 EV 모델의 발전도 볼트의 앞을 막았다.

 

본래 GM은 두 번째 볼트를 매끄러운 디자인을 갖춘 미래지향적인 5인승 모델로 만들려고 했었다. 여기에 배터리 용량을 조금 더 늘리고 새로 제작한 3기통 엔진을 탑재해 실용성을 챙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리먼 사태를 겪고 당시 판매량 부진도 같이 겪고 있었던 GM은 두 번째 볼트 제작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축소했고, 그 결과는 쉐보레 크루즈의 디자인을 수정한 버전에 4인승 모델이 된 평범한 볼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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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GM은 지금 엄청난 자금 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중이다. SUV와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여전하기에 이 모델들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고 뉴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그 외의 자금은 대부분 동결 중이다. 이를 통해서 GM이 노리고 있는 것은 배터리 파워를 기반으로 하는 EV 모델의 대량 확대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기반하는 무인택시 서비스 등이다. 여기에 대량의 현금이 들어가고 있으므로 볼트에까지 자금을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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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는 그 의도대로 배터리의 발전 그리고 단가 인하를 갖고 왔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한 EV에 의해 자연스럽게 떠나게 되었다. 마지막 배웅길이 초라했지만, 사실 이 차의 마지막은 이렇게 초라해서는 안 됐다. 좀 더 화려한 배웅길이 필요했다. 이제는 볼트를 놓아주며 볼트 EV 그리고 GM에서 앞으로 캐딜락 그리고 쉐보레 브랜드를 통해 등장할 EV 모델들을 기대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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