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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쉐어링의 그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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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0-12 00:04:12

본문

자동차 업계의 미래 수익원으로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카쉐어링이다. 사실 카쉐어링은 현재 혹은 미래의 주요 비즈니스로 대두되는 ‘공유 경제’의 하나일 뿐이지만, 여기서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카쉐어링에 되도록 집중해서 설명할 예정이다. 이 업계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우버’를 통해 유명한 카쉐어링은 흔히 ‘렌터카’하고 그 의미가 혼동되는 면도 있으나, 업체에서 준비한 자동차의 공유만이 아닌 개인 자동차의 공유 중계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있으니 렌터카와는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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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잇달아 발표되긴 했지만 사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그 이전부터 카쉐어링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인수 합병을 단행하거나, 또는 직접 카쉐어링 업체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카쉐어링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에도 카쉐어링 업체들이 존재하며, 업체에서 자동차를 준비했던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의 개인 자동차를 공유 중계까지 하는 진정한 카쉐어링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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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쉐어링은 정말 미래의 진정한 수익원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다른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닌가? 어쩌면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근간을 흔들 수도 있고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킬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쉐어링의 밝은 면과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는 이 때, 기자는 어두운 면과 성장하지 못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쩌면 어두운 면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토론함으로써 해결책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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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쉐어링을 이야기하기 전에 공유경제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공유경제는 인적, 물적 자산의 공유를 토대로 만들어진 지속가능한 경제 체제를 가리키며, 서로 다른 개인과 조직이 재화와 용역을 공동으로 창조, 생산, 분배, 거래, 소비하는 행위를 수반한다. 이를 카쉐어링에 대입하면 개인이나 조직이 자동차를 공동으로 생산, 분배, 거래, 소비하는 행위가 되는데, 개인의 자동차 생산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생산은 자동차 제조사가 전담하고 분배, 거래, 소비하는 행위를 개인 또는 조직이나 기업이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 전에 탄생했지만, 당시에는 ‘수익 공유’라는 의미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와 비슷한 형태의 공유경제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정도 전으로, 당시 리눅스가 등장하면서 컴퓨터 OS 시장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부터이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의 로렌스 레식 교수가 ‘비금전적 요인’을 공유경제 안에 포함시키면서 구체적인 정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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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가 활성화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인터넷 기술의 발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활성화다. 예전에는 자동차를 예약하기 위해 전화기를 들고 상담원과 한참을 통화한 후에 승인이 활성화되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으며, 체계 구축을 위해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동차를 예약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의 앱을 활성화시키고 터치 몇 번을 진행하면 서비스 가입부터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이루어진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대용량 서버와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간단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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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잇달아 디지털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3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졌다면, 이제 디지털 기술과 물리학, 생물학 등 현실 기술이 조합되면서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다. 이런 와중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카쉐어링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될 커넥티드 자동차(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와 맞물려 더욱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와 자본가들이 이와 같은 카쉐어링 시장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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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쉐어링이란 기본적으로 자동차의 휴식시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전 BMW 디자이너였던 ‘크리스 뱅글’이 언급한 대로 자동차는 생애 80% 가량은 주차장이나 집에서 정지된 상태로 보낸다. 이와 같이 사용하지 않고 서 있는 시간에 자동차가 꼭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차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약간의 돈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카쉐어링의 기본이다. 사실 돈을 받는 경우에도 큰 대가를 바라기 보다는 자동차 관리에 필요한 비용에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소정의 사례 정도를 더하는 것이 진정한 카쉐어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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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누구나 자동차가 필요한 시간이 겹친다면 어떻게 될까? 학교를 졸업한 성인이라면 대부분 직장에서 일하게 될 것이고, 자동차를 주로 사용하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이 될 것이다.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를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 회사의 출근시간은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이며, 그 중에서도 오전 9시가 가장 많다.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인원들이 대거 몰리고 자동차 수량은 적다면, 카쉐어링은 당연히 실현되지 않는다. 이는 퇴근 시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니 이 시간에 개인 자동차를 카쉐어링에 활용한다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대부분 직장인의 일과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회사 주차장에서 잠자고 있는 자동차들을 카쉐어링에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 수요는 아주 극소수가 될 것이다. 카쉐어링은 주로 도심지에서 이루어지는데 도심은 주거 지구와 상업 지구, 오피스 지구가 구획별로 분리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자동차가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 주거 지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을텐데, 카쉐어링을 위해 상업 지구나 오피스 지구까지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수정합니다 : 영국 카플러스의 2015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 최대의 카쉐어링 시장인 영국 런던의 경우 현재 50% 이상의 사용자가 걸어서 5분 내에 카쉐어링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불편은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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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기술에 기반한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이와 같은 불편함을 약간 줄일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등장해도 자동차가 순간이동을 하지는 않는다. 주거지구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짧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주거지구가 30km 이상 떨어져있다면 이동하는 동안 소모되는 시간과 연료 또는 전기, 각종 소모성 부속의 단가도 만만치 않다. 카쉐어링을 진행한 자동차가 빌리는 도중 차주의 긴급한 용무로 인해 중간에 돌아가야 한다면? 커넥티드 기술이 있으니 이 경우엔 잠자고 있던 다른 차가 출발하기는 하겠지만, 그만큼 시간이 또 지체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차주에게 ‘내가 먼저 예약했으니 차주는 다른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해주세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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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인간의 원초적인 면에 더불어 자본주의의 가장 커다란 동력원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자본주의의 기본은 소비이다. 그리고 그 소비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 중 하나인 ‘욕심’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니까 자동차를 구입하는 큰 이유중의 하나가 ‘소유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자동차, 비싼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어한다. 주택 다음으로 가장 비싼 재산이 자동차라고 하니 그 의미가 충분히 이해된다.

 

최근에는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해당 금액을 자동차로 돌려 비싼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카쉐어링은 이와 같은 인간의 소유욕을 제한해야 한다는 전제를 둬야 하기 때문에 본능과 자연스럽게 충돌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나의 유익’만을 강조하는 소유욕과 ‘나 혹은 너의 유익’을 강조하는 카쉐어링은 애초에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사항이다. 이렇게 되면 카쉐어링 업체는 자체적으로 더 많은 차를 보유해야 하고, 그만큼 부담을 덜기 위해 이용료를 올리게 된다. 렌터카와 카쉐어링의 가격 차이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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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소유욕을 반대로 뒤집어보면, 내가 소유한 자동차가 아닌 카쉐어링 자동차를 내 차처럼 깨끗하게 아껴 쓸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인기가 높은 자동차 프로그램 중 하나인 ‘탑기어’에서는 '렌터카가 세상에서 제일 빠른 차’라는 유머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근거한 말이기도 하다. 자신의 차가 아니니 그만큼 아끼지 않고 험하게 운전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굳이 차를 험하게 운전하지 않더라도, 자동차의 청결 상태에까지 신경쓰는 경우는 그다지 없을 것이다. 이는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며, 유럽의 카쉐어링 업체가 보유한 자동차들도 쓰레기가 가득하거나 먼지로 실내가 덮여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업체가 보유한 자동차도 이런데 개인의 자동차는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만약 개인의 자동차를 카쉐어링으로 공유했는데 자신이 탑승했을 때 먼지와 쓰레기가 가득 찬 실내와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누가 카쉐어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자 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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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를 카쉐어링 업체가 아니라고 하면 반발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정확히 구분하자면 아쉽게도 그렇다. 우버는 설립 초기에는 분명히 차량 공유를 통해 자원의 남용을 방지하고 인간간의 사회적 관계를 나누는 데 목적을 뒀지만, 현재는 수익 극대화가 동력이 되는 O2O 서비스로 변화됐다. 소유한 재산을 나누는 형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재산을 재임대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우버 뿐 아니라 국내에 있는 쏘카와 그린카 등의 카쉐어링 업체 간판을 걸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볼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차량을 대여해 우버의 운전기사로 등록한 후 번 돈으로 차량 렌트비를 지불하는 직업성 기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우버는 이와 같은 운전기사들을 적극적으로 제어하고 있지도 않으며, 이들에게 지불되는 돈까지도 절약하기 위해 우버 소속 자율주행차들까지도 동원하고 있다. 구 제도의 낙후됨을 비판하고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취하고 있는 IT 기업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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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영업의 형태를 카쉐어링 이라는 이름으로 용인해야 할 것인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사실 공유경제라는 것은 탈자본주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카쉐어링이라는 간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저 이해하기 편하도록 카쉐어링이라고 칭하는 것뿐이다. 사실은 ‘시간별 단기렌트’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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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쉐어링은 단순히 ‘자동차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으며 무엇보다 사회적인 제도 개선은 물론 사회 구성원들의 일률적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까지도 필요로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자본가들과 사업가, 자동차를 임대하거나 사용하는 업체 또는 개인의 도덕성이다. 욕심을 버리고 수익을 최소화해 진정한 카쉐어링을 만들 것인지, 모두들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우고 수익을 극대화해 비싼 금액의 시간별 단기렌트를 만들 것인지는 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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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것은 인간 대 인간과의 관계, 즉 유대가 결정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부작용으로 인해 1인가구와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지만, 결국 인간은 인간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사항부터 접근해야 카쉐어링의 그늘을 하나하나씩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카쉐어링 시장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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