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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 퇴출 결의의 이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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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2-08 03:52:33

본문

지난 주, 멕시코시티에서 제 6차 C40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C40의 본래 명칭은 ‘C40 기후리더십그룹’으로 세계 대도시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구성한 협의체다. 지구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를 80% 이상 배출하고 있다는 주장 아래 이에 대응한다는 취지를 2005년 켄 리빙스톤(Ken Livingstone) 전 런던시장이 제안해 영국 런던에서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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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명칭은 C20이었지만 2007년에 C40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2006년 7월에는 서울도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현재의 의장은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가 맡고 있으며, 43개의 정회원도시와 22개 협력도시 및 4개 옵저버 도시로 구성되어 있다. 베를린, 런던, 서울을 포함한 10개의 운영위원회 도시가 분기당 1번 영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2년에 한번 시장들을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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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의 회의에서도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충격이 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파리, 멕시코시티, 마드리드, 아테네의 시장들이 2025년까지 디젤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와 트럭의 시내 운행을 전면 차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UN의 기후 및 청정 공기 연합의 수장인 헬레나 몰린 발데스(Helena Molin Valdés)는 “디젤 엔진이 배출하는 가스는 건강 악화 및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각 도시에서 활동하는 환경 운동가들은 이와 같은 발표를 환영하고 있다. 이들은 디젤 엔진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대도시를 청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비정부 기구(NGO)인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의 담당 변호사인 알란 앤드류(Alan Andrews)는 “전 세계의 정치인들이 디젤 엔진의 심각성과 인체에 끼치는 피해에 대해 눈을 뜨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영국 정부와 법정 다툼 끝에 대기오염 대처 계획을 다시 세우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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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환경 운동가들의 활동은 수도 없이 많지만 디젤 엔진에 대해서는 유해하다는 목소리로 뭉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주장하는 근거도 동일하다. 디젤 엔진이 생성하는 이산화질소, 유해 가스 및 인체의 폐에 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를 생성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물질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또 다른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환경을 위해서는 당장 디젤 엔진의 적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과격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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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애호가들에게는 아쉬운 이야기지만, 디젤 엔진이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디젤 엔진의 효율과도 직결되는 이야기인데, 이상적인 완전연소가 발생할수록 이산화질소 생성량은 많아진다. 디젤 엔진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 장착하는 EGR은 배기가스의 일부를 흡기로 되돌리는 장치인데,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완전연소를 막는 것이다. 그래야 이산화질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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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산화질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끝이 아니다. 완전연소가 발생하지 않으면 디젤 엔진의 연비를 상승시킬 수 없고, 불완전연소 상태에서는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하나의 문제를 없앤다고 끝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를 없애기 위해 푸조가 DPF를 개발했고, 현재 출고되고 있는 대부분의 디젤 엔진에 탑재되어 미세먼지를 막아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연소 효율을 높이면서도 이산화질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도 개발됐다. 연소를 통해 줄이는 LNT 방식과 요소수를 통해 줄이는 SCR 방식이 개발됐는데, 현재는 SCR 방식이 효율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디젤 엔진은 DPF와 SCR이 혼합 적용되어 오염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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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에는 장점도 있다. 먼저 환경운동가들이 이야기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 CO2의 배출량이 가솔린 엔진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또한 연료 소모량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기름을 수입하거나 토양 오염을 일으키면서 넉넉하게 추출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증류 후 후처리 과정도 휘발유에 비해 간단하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적다. 무조건 환경을 배척하는 엔진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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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DPF나 SCR 개발 전에 제작된 디젤 엔진이 오염 물질을 많이 내뿜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각 국가, 또는 도시에서는 노후된 디젤 엔진에 대한 대대적인 검수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DPF 장착비 지원과 연 1회 세척비용 제공 등을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1997년 이전에 생산된 디젤 엔진 자동차에 대해서는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사회적인 합의로도 이해 가능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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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 디젤 엔진을 영원히 차단한다는 것이다. 만약 4개 도시가 이대로 법안을 추진해 간다면, 자동차 제조사가 인간이 숨 쉴 때 내뿜는 정도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하는 디젤 엔진을 개발한다 해도 2025년 이후엔 디젤 엔진을 판매하지 못하게 된다. 아마도 환경운동가들은 과학자들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제아무리 과학자라도 그게 가능하겠냐는 자신감 또는 오만일 것이다. 아니면 실체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입지를 위해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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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출가스가 없다고 전기 자동차가 친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와 다르지 않다. 발전 방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을 통해 발생하는 대량의 대기오염물질은 어떡할 것인가? 한 번에 모아서 처리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염물질이 처리 용량 내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용량을 넘기는 경우 발생되는 대기 오염은 자동차들이 내뿜는 오염과는 비교도 안 될 것이다.

 

환경오염을 일으키기는 원자력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사태와 체르노빌 사태로 인해 방사능 누출로 인한 안전의 심각성이 먼저 인식되고 있지만, 냉각수로 사용되는 대량의 바닷물도 조금씩 방사능에 누출되고 있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2007년에 10년 수명연장 지시를 받았는데, 불량 부품 사용으로 인해 2012년 2월 전원 완전상실, 2013년 11월 케이블 접속부 손상으로 원자로 자동정지 등 불안한 상태이다. 게다가 근처 갈천마을의 주민들은 집단 이주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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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두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다. 수력발전은 댐을 세워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물 속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것은 더 언급하지 않겠다. 당장 20조 이상을 들인 4대강 사업의 결과만 봐도 될 테니 말이다. 조력발전 역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친다. 한국 시화호보다 먼저 건설된 프랑스 랭스 조력발전소의 경우 환경이 변하면서 주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감소했다. 친환경이라고 믿었던 방식들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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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은 건설 조건도 까다롭고(바람이 너무 세도 발전이 되지 않는다) 효율도 낮다. 또한 대형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내는 소음과 저주파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새들이 비행하다가 회전하는 프로펠러에 희생당하는 사례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도 마찬가지로 태양광 패널 제조 과정에서 카드뮴 등의 유해물질이 배출되는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패널의 효율저하 문제가 발생한다. 결정적으로 태양광 발전도 효율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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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한다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아무리 전기 자동차라 해도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데, 타이어가 발생시키는 미세먼지의 양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타이어 미세먼지에는 납, 수은, 카드뮴 등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디젤 엔진이 발생시키는 미세먼지는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다. 그래도 전기 자동차가 친환경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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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반박 의견을 의식했는지, 아테네의 시장인 지오고스 카미니스 (Giorgos Kaminis)는 ‘도심에서 모든 차량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성립할 수 없다. 걷기와 자전거, 대중교통만으로 도심 이동을 모두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무엇보다 대량의 물류 이동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디젤 엔진의 금지를 결의한 4개 도시는 물론 다른 도시에도 해당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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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만 없애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한국의 예를 들어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디젤 엔진이 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 때문에 서울 시내의 버스가 경유 대신 천연가스를 사용한 지 15년이 흘렀고 택시에 기름 대신 LPG를 사용한 지 약 40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대기 오염은 파리보다도 심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희생양을 잘못 찾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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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디젤 엔진을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오염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음 희생양은 누구일까? 가솔린 엔진? 내연기관을 다 없앤 뒤에는? 숯불갈비와 고등어의 차례라고 말하지는 않길 바란다. 애초에 지구온난화가 오염으로 인해 발생했는지 조차 의심을 받고 있다.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는 예상보다 낮게 상승했으며, 1998~2012년 평균 온도 상승 속도가 1951~2012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이와 같은 보고서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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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긴 이야기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먼저 디젤 엔진을 없앤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환경운동가들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보급’을 통해 대기 오염을 줄이고 교통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와 같은 대안을 실현하기 위해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데다가 재정적인 보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사회적인 변화, 인간의 행동 양식의 변화 등 깊은 분야까지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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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도 환경운동가들이 주도하는 여론에 너무 휘둘리거나 개인의 야망을 위해 환경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파리 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겨지는 자리이며, 현 파리 시장인 ‘안 이달고’도 대권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적을 쌓아야 하고, 디젤 엔진 퇴출도 업적의 연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도시의 시장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며, 설령 대권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업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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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인 환경 보호를 목표로 한다면, 인간과 사회, 경제 구조 등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하고 이를 제안하기 위해서는 환경운동가들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디젤 엔진, 아니 내연 기관은 대안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어 있다. 특정 단체 또는 개인의 이권 때문에, 혹은 정치적 업적 때문에 디젤 엔진이 희생당해서는 안 된다. 제 6차 C40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를 순수한 시각으로 관찰할 수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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