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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자동차 산업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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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1-12 21: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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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아직 대통령 직을 수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발언은 이미 대통령에 준하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트럼프는 모습을 비친 적이 없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의 CEO들과 중역들은 그의 심기를 의식한 듯한 내용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트럼프 역시 이와 같은 결정들에 대해 트위터로 화답하고 있어 일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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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인 포드와 FCA 그룹은 지금까지 트럼프의 맹 비난을 받아왔다. 포드는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는 데 16억 달러를 투자하고, 포커스와 C 맥스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트럼프의 공격을 받았고, 포드의 CEO인 마크 필즈는 CNN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자국에 소홀할 일은 절대로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이 때문인지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포드는 멕시코 공장 계획을 취소하고 자국 내 공장에서 전동화 자동차의 생산을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브롱코를 부활시키고 레인저를 미국 내에서 생산,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트럼프의 노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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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FCA 그룹도 마찬가지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미국 내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랭글러 픽업 등 새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는 램 트럭도 미국 워렌의 트럭 조립 공장으로 생산지를 옮길 예정이고, 이를 위해 생산 라인 업그레이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포드와 FCA 그룹의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메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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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회사는 미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자국의 정치 상황과 실업률을 낮추는 등의 정책, 사회 복지와 관련된 이권에 매여 있다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트럼프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미국 투자, 생산을 강조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잇달아 내보냈다. 만약 미국이 규모가 작은 시장이라면 트럼프의 정책에 반발해 철수를 결정하겠지만, 아쉽게도 미국 시장은 아직도 규모가 크고 의미 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결국 트럼프가 집권하는 동안은 트럼프에게 맞춰줄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제조사라면 모두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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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조사인 혼다는 이번에 신형 오딧세이를 발표하면서 ‘미국인을 위한 밴’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오딧세이는 2세대 모델부터 북미형 모델과 일본 내수용 모델이 갈라졌고, 북미형 모델에는 슬라이딩 도어 등을 적용하며 미국인들이 원하는 설계와 옵션을 넣었다. 이름만 혼다 오딧세이일 뿐, 미국인들이 디자인하고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차인 것이다. 이와 같은 오딧세이의 정체성은 3세대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3세대도 미국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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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발표회장에서 미국 생산 현황 지도를 공개하며 그동안 170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과 올해로 혼다가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한 지 40년이 됐다는 이야기까지 언급했다. 사실 혼다가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한 것은 1979년으로, 당시 오하이오 주 메리스빌(Marysville)의 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것도 모터사이클이니 40주년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혼다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미국 친화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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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분위기는 토요타 캠리 발표회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캠리가 미국인을 위해 제작됐으며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전시장에는 성조기의 색상을 응용해 빨간색, 흰색, 파란색으로 랩핑한 캠리도 전시했다. 게다가 토요타가 이미 미국에서 광범위한 제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과 함께 향후 5년 동안 미국에 1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것임을 공표했다. 또한 미국의 대표 모터스포츠인 나스카(NASCAR)에 참전하는 새 캠리를 공개했다. 캠리가 일본차가 아니라 미국차임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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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들은 발표회장에서 멕시코의 ‘멕’자 조차도 꺼내지 않았다. 폭스바겐 경영진들은 기자들과의 별도 모임에서 미국 시장을 위한 자동차를 멕시코에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폭스바겐 북미 지사의 수장인 웹켄(Woebcken)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차량 중 몇 대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미국 공장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디젤게이트로 인해 망가진 폭스바겐의 이미지를 더 망칠 수 없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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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표회장에서 특별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새로 발표한 스팅어(K8)를 전시하면서 빨간색, 흰색, 파란색의 모델을 나란히 전시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성조기라고 할 수도 있고 태극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절묘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기아자동차는 트럼프의 정책에 따라서 멕시코 공장의 가동을 줄이고 조지아 공장의 투자를 늘려야 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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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모터쇼 발표회장에서 벌어진 자동차 제조사들의 계획 발표는 사실 예정되어 있던 계획이 아닌 것들이 대다수일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에 따라 도출된 결론들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과 대만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면서 오바마의 공장 이전 제안에도 꼼짝하지 않던 애플이 미국 생산을 검토할 정도이니 트럼프의 힘, 정확히는 미국 산업의 규모와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사실 ‘규모의 경제’가 산업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이론이 아닌 실전으로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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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들의 미국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만약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고 미국에서 다른 대통령이 등장한다고 해도 트럼프의 정책이 유지된다면 미국 투자는 계속될 것이다. 수출로 판매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다면 이제는 더 이상 인건비와 생산 단가가 저렴한 나라만을 골라 공장을 건설하는 일은 못하게 될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따라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자동차 제조사에는 상당히 어려운 숙제가 던져졌다. 과연 제조사들은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지, 어떤 제조사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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