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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칵테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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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1-27 16:08:02

본문

낮게 깔리는 조명,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특별한 장식이 없는 의자가 배치된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앉는다.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은 바텐더는 손님의 주문에 따라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화려한 손놀림으로 핸드 쉐이커를 흔든다. 어느샌가 무대에 조명이 켜지고, 잔잔한 재즈 음악과 함께 여가수의 고혹적인 목소리가 가게 안에 퍼져나간다. 먼저 온 손님의 칵테일을 만든 바텐더는 기자의 주문을 받기 위해 앞에 선다.

 

“벤틀리 한 잔.”
“네? 저희 가게에 벤틀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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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받은 바텐더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처음에 마시려고 했던 칵테일은 벤틀리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는데, 습관적으로 말이 나온 것 같다. 방금 전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 때 사용했던 칼바도스(프랑스에서 만드는 증류주로 사과를 원료로 한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원래 생각하고 있었던 진 피즈를 한 잔 시키고 흐르는 음악에 따라 잠시 옛 이야기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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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에 따르면 1920년대에 영국에는 벤틀리 보이즈(Bentley Boys)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부자였고 재즈를 사랑했으며, 자동차를 사랑하는 영국 출신의 플레이보이 레이서들이었다. 그들이 1924년에 르망 24시 경주에서 우승한 후 이 칵테일을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1차 세계대전 영웅이자 올림픽 펜싱 선수였던 존 더프(John Duff), 영국인 벤틀리 테스트 드라이버, 벤틀리 3리터 수퍼스포츠 오너인 프랭크 클레멘트(Frank Clement)는 프랑스인들과 독일인들이 점령한 르망 24시 내에서 유일한 영국 팀을 구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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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벤틀리라고 해도 당시 자동차 제작 기술은 그리 좋지 않았고, 경기 중 쇼크 업쇼버가 부서지고 변속기에 기능 장애가 생기는 건 예사였다. 심지어는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하거나 차체에 구멍이 나기도 했다. 힘겨운 상황들을 이겨내고 우승을 거둔 후 그들은 런던 메이페어 지역에 있는 클럽에서 축하 파티를 벌였는데, 당시 클럽에는 칼바도스와 듀보네(달콤한 향을 첨가한 와인)만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이 두 술을 섞고 여기에 비터즈(bitters) 등을 첨가해 칵테일을 만들었고 이것이 훗날 벤틀리 칵테일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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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다른 바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 바의 바텐더는 기자의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갸웃거리고서는 도시전설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대답했다. 당시 파티 장소라는 클럽에 칼바도스와 듀보네가 그렇게 많이 갖춰져 있을 리도 없고, 무엇보다 파티를 진행하는데 기본이 되는 위스키, 진, 샴페인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칵테일이 만들어졌다면 그동안 많은 바텐더들이 재현을 시도했을 텐데,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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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 달 후에 그 바텐더가 기자에게 연락을 했다. 1930년대에 발간된 칵테일 가이드에서 벤틀리 칵테일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칵테일 중 한 종류인 스타 칵테일(Star Cocktail)의 변형인데, 그 중 하나에 벤틀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애플 브랜디와 베르무트를 섞는 형태의 스타 칵테일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니 시기적으로도 맞아 떨어지고, 벤틀리 칵테일은 스타 칵테일에서 베르무트 대신 듀보네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둘 다 와인 종류인 만큼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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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와는 다르게 지금은 벤틀리 칵테일이 정식으로 존재한다. 2016년 10월에 개최된 런던 칵테일 위크(London Cocktail Week)에서 새 벤틀리 칵테일을 발표했다. 유명한 바텐더인 아고스티노 페론(Agostino Perrone)이 과거처럼 칼바도스와 듀보네를 섞는 것이 아니라 달모어 싱글몰트 위스키와 슬로 진, 레몬 주스 등을 이용한 새로운 벤틀리 칵테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술을 마시지 못한다면 벤틀리 목테일(무알콜 칵테일)도 준비되어 있으니 벤틀리의 맛을 즐기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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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취향은 어떤가? 벤틀리의 과거를 즐기고 싶다면 애플 브랜디와 베르무트를 섞은 과거의 벤틀리 칵테일, 벤틀리의 현재를 즐기고 싶다면 위스키와 슬로 진을 섞은 현재의 벤틀리 칵테일을 즐기면 된다. 과거의 벤틀리 칵테일은 레시피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맛을 재현하기가 힘들겠지만, 현재의 벤틀리 칵테일은 레시피가 확실히 존재하니 재현하기도 쉽다. 현대적인 벤틀리 칵테일과 목테일의 레시피를 공개하니, 혹시 바텐더가 벤틀리 칵테일을 모른다면 레시피를 보여주면서 주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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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칵테일
50 ml Dalmore Connaught Cask (달무어 코냑)
2 ml handmade ginseng & bergamot bitter (인삼 & 베르가못 향유)
15 ml Sipsmith Sloe Gin (슬로 진)
20 ml fresh lemon juice (레몬 주스)
10 ml sugar syrup (설탕 시럽)
10 ml egg white (for an extra silky texture) (부드러움을 위해 추가하는 달걀 흰자)
10 ml 30-year-old Palo Cortado Sherry (팔로 코타도)
Green mandarin essence (그린 만다린 에센스)
Lemon peel to garnish (레몬 조각)
Hand-cut ice (얼음)

 

팔로 코타도를 제외하고 모두 칵테일 세이커에 넣은 후 잘 흔든 후 위스키 잔에 붓는다. 그 위에 팔라 코타도를 부은 후 레몬 조각과 그린 만다린 에센스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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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목테일
60 ml organic Somerset cloudy apple juice (사과 주스)
30 ml rhubarb & red fruit cordial (대황 & 붉은 과일 감로주)
Pink grapefruit soda (핑크 포도 소다)
Apple blossom flowers to garnish (장식용 사과 꽃)
Hand-cut ice (얼음)

 

모든 재료를 하이볼 글라스에 붓는다. 핑크 포도 소다를 채우고 장식용 사과 꽃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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