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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롤렉스 데이토나 24시를 정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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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2-03 01:03:34

본문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데이토나 해변은 모터스포츠 역사 속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자동차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던 1900년대 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력을 자랑하는 자동차들이 이곳에서 잇달아 신기록 수립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중반부터 속력 갱신의 무대는 보네빌 소금사막으로 옮겨갔지만, 데이토나 해변에서는 잇달아 레이스가 열렸다. 레이스 열기에 힘입어 1948년에는 NASCAR가 설립되었고, 매년 2월마다 해변을 무대로 레이스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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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토나 해변에서의 레이스는 한계에 봉착했고, NASCAR의 설립자인 윌리엄 프랑스 시니어는 영구적인 트랙을 건설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1959년, 데이토나 인터네셔널 스피드웨이를 개장한다. 다양한 레이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데이토나 인터네셔널 스피드웨이는 인기를 얻었고, 이에 힘입어 1962년, 데이토나 컨티넨탈 이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내구레이스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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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토나 컨티넨탈은 롤렉스의 후원을 받았고, 우승자에게 트로피 외에 롤렉스 손목시계를 부상으로 수여하는 전통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후 롤렉스는 레이서를 위한 손목시계를 제작하게 되고 모터스포츠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1992년, 롤렉스가 메인 스폰서로 등극하면서 레이스 명칭이 ‘롤렉스 데이토나 24시’로 바뀐다. 이 레이스는 5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고, ‘르망 24시’와 더불어 가혹한 내구레이스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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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캐딜락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고급스러움’이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사실 캐딜락은 모터스포츠의 강자다.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참여한 것은 물론,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롤렉스 데이토나 24시에 참가해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캐딜락은 모터스포츠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데이토나 서킷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됐다. 캐딜락이 떠난 자리는 다른 제조사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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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캐딜락은 본래의 모습을 잊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 날렵한 형태의 레이스카 사진을 공개하며 대중의 이목을 끈 캐딜락은 이 자동차로 롤렉스 데이토나 24시 무대에 참가하겠다고 공언한다. 이 차의 이름은 캐딜락 DPi-V.R. 오직 내구레이스만을 위해 제작됐으며, 캐딜락의 대배기량 엔진 중 하나인 6.2L V8 엔진을 개량해 탑재한 ‘머신’이다. 차체는 이탈리아 달라라에서 제작한 LMP2 클래스 차체를 사용하지만, 캐딜락의 노하우가 담긴 서스펜션 등을 적용해 캐딜락만의 레이스카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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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카와 마찬가지로 드라이버도 중요했다. 롤렉스 데이토나 24시 무대에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드라이버들이 참가한다. 지금은 은퇴한 ‘마크 웨버’도 이 경기에 참가한 적이 있으며, 전 F1 레이서이자 현재 포뮬러 E 레이서인 ‘세바스티앙 부에미’도 참가한다. 캐딜락이 선택한 드라이버는 나스카의 전설 ‘제프 고든(Jeff Gordon)’. 네 번이나 나스카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2015년에 은퇴했지만 캐딜락의 부활을 위해 넘버 10번 코니카 미놀타 캐딜락의 운전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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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에 참가한 캐딜락은 총 3대로 웨인 테일러 레이싱(Wayne Taylor Racing)으로 건너간 넘버 10번의 검은색 코니카 미놀타 캐딜락, 머스탱 샘플링 레이싱(Mustang Sampling Racing)으로 건너간 넘버 5번의 붉은색 캐딜락, 웰렌 엔지니어링 레이싱(Whelen Engineering Racing)으로 건너간 넘버 31번의 흰색 캐딜락이었다. 각자 준비를 마치고 출발선에 선 토요일 오후 14시 30분, 한 남자가 녹색 깃발을 흔들며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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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데이토나 서킷을 주행하는 것만을 고대했던 캐딜락의 레이싱카들은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선두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특히 제프 고든이 드라이버로 참가한 검은색 코니카 미놀타 캐딜락과 붉은색 캐딜락의 선두 싸움이 구경거리를 제공했다.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경기 시작 후 8시간이 지났을 즈음, 넘버 31번의 흰색 캐딜락이 스티어링 문제를 일으키면서 페이스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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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즈음 세찬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경기에 참가한 자동차들은 속력을 줄이고 보조등을 켜기 시작했지만, 폭우 속에서 다른 자동차를 주의하면서 주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롤렉스 데이토나 24시에 참가하는 자동차들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외에도 지붕에 차폭을 감지할 수 있는 녹색 LED 등을 켜고 레이스를 계속했지만, 비가 계속 내리면서 추위가 엄습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운전자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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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두 대의 캐딜락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몰랐다. 데이토나 서킷에 어둠이 깔리고, 경주차들 중에서는 문제를 일으켜 경기를 포기하는 자동차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넘버 10번 검은색 캐딜락과 넘버 5번 붉은색 캐딜락의 질주는 계속됐다. 선두는 붉은색 캐딜락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검은색 캐딜락은 여유가 있었다. 다양한 문제에 시달린 다른 레이싱팀과는 달리 그들이 피트에 진입해서 한 일은 타이어와 운전자 교환, 연료와 오일 보충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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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토나 서킷에 아침이 밝아왔지만 극한의 조건은 계속되었고, 세이프티카가 2시간이나 주행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24시간이나 되는 내구레이스에서는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다. 세이프티카가 복귀하고 레이스카들이 달릴 수 있는 시간은 3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캐딜락이 참가한 프로토타입(P) 클래스의 승자는 결정되지 않았고 랩 차이가 크지 않아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었다. 모두들 마지막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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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이스의 막바지가 다가올 때, 추월이 일어났다. 2등으로 주행하고 있던 넘버 10번 캐딜락이 넘버 5번 캐딜락을 순식간에 추월한 것이다. 레이스 종료 10분을 남겨두고 발생한 오버테이크에 관객들은 환호를 내질렀다. 최종적으로 넘버 10번 캐딜락이 659바퀴를 주행하며 체커기를 받았고, 그 뒤로 5번 캐딜락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두 차의 최종 타임 차이는 불과 0.671초. 24시간동안 얼마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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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의 코니카 미놀타 캐딜락의 최종 우승이 결정되자 무엇보다 기뻐한 사람은 캐딜락의 CEO인 요한 드 닛센이었다. 그는 “롤렉스 데이토나 24시를 재정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는 캐딜락의 엔지니어, 팀, 운전자들이 협업해서 이루어낸 성과다. 캐딜락은 내구 레이스의 복귀를 통해 큰 인상을 남겼고, 기술과 엔지니어링, 고급스러움과 성능의 조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라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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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고든을 비롯한 캐딜락의 드라이버들은 우승을 거두면서 트로피는 물론 특별 제작한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를 부상으로 받았다. 제프 고든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승리에 대해 감정적이 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데이토나 무대는 항상 특별했지만, 이번에는 나를 도와주고 나를 포디움의 1등석으로 보내준 사람들이 있기에 더 특별하다.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라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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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롤렉스 데이토나 24시를 재정복하며 존재감을 발산했고, 자동차의 우수함을 북미 지역을 포함해 레이스를 지켜보는 전 세계에 알렸다. 앞으로 개최될 몇 개의 내구레이스에서도 캐딜락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다. 캐딜락은 이제 단순히 ‘고급스러운 자동차’가 아니라 ‘고급스러움에 막강한 성능을 조화한 머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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